
올 겨울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로 인해 날씨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가한 가운데, 일기예보를 전해주는 기상캐스터들 사이에 독특한 공통점이 있어 눈길을 끈다.
MBC 배수연과 박은지 기상캐스터를 비롯해 KBS 김혜선 기상캐스터, SBS 오하영 기상캐스터 등 현재 지상파TV 3사의 활약하고 있는 이들은 모두 일본에서 먼저 기상캐스터로 활동했던 이색 이력이 있다. 일본 치바현에 근간을 둔 글로벌 민간기상회사 웨더뉴스에서 선발하는 웨더자키로 일했다.
웨더뉴스는 1986년에 설립해 해외 30여개 지역에 지점을 두고 있는 세계 최대 민간 기상회사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항공·선박·도로 등 법인형 기상서비스를 비롯해 모바일과 웹을 통한 개인고객 서비스를 활발히 진행중이며, 한국·일본·대만 출신의 웨더자키 약 20여명이 24시간 상시 날씨방송을 진행한다. 국내에서도 KT의 SHOW(FIMM), SKT의 T-map과 제휴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웨더자키 출신의 대표적인 인물이 배수연, 박은지 기상캐스터다. 이들은 함께 웨더자키 1기로 활동한 데 이어 2005년 MBC 공채시험에도 나란히 합격했다. 빼어난 미모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개성있는 일기예보 진행으로 팬들을 두루 확보하며 후배 웨더자키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아나운서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최송현도 2기 웨더자키로 당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KBS 32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상상플러스’, ‘과학까페’의 진행 및 각종 오락프로그램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현재는 연기자로 활동중이다.
이 밖에도 입사 6개월 만에 '뉴스9'의 일기예보를 맡아 주목받은KBS 김혜선 기상캐스터와 SBS 오하영 기상캐스터가 5기, MBC ‘세상의 아침’의 강한나 리포터가 7기 웨더자키로 활동한 바 있다. 이쯤 되니 기상캐스터나 리포터 준비생들 사이에서 웨더자키는 꿈을 이루는 발판 내지 전초기지로 통할 정도다.
웨더자키 출신 기상캐스터들의 특징은 리포팅이 정적이지 않고 활기차다는 것이다. 배수연 캐스터는 특유의 발랄함을 살려 연예정보 프로그램 리포터로 활약하기도 했으며, 박은지 캐스터도 시원한 워킹과 몸 동작을 가미한 진행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송현 역시 아나운서 시절부터 입사 2년차에 방송사 간판 예능프로그램 진행자 자리를 꿰차며 남다른 재능을 증명했다.
이는 웨더뉴스 만의 톡톡 튀는 진행방식에 기초한다. 웨더뉴스는 주로 휴대전화 화면을 통해 서비스되기 때문에 보기 편하고 알기 쉬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웨더자키들은 정해진 형식이나 틀에 구애되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방송하며 테마에 걸맞은 대본을 만들고 소품도 직접 준비한다.
이와 관련 웨더뉴스 한국지사의 이진우 글로벌 본부장은 “웨더자키는 기본적으로 방송 원고를 본인이 직접 작성하며 생방송을 제외한 녹화방송의 영상편집, 각 모바일 및 웹사이트로의 업데이트도 직접 담당한다. 일주일에 한번 아이디어회의도 주관한다”며 “기존의 기상캐스터와는 달리 날씨에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가미해 각종 생활정보를 유머스럽게 때로는 신중하게 전하는 방식을 배우게 된다”고 밝혔다.
또 “캐스터의 업무를 포함해 방송스태프들의 업무도 나누어 맡아 방송이 전체적으로 만들어지고 다듬어지는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의사소통과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런 부분은 실제로 웨더자키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 방송사 및 다른 직장에 취업할 때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선배 웨더자키들을 통해 밝혀졌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웨더자키 선발은 지난 2005년 1월 치러진 1기 오디션이 이래 현재 15기까지 모집을 마쳤다. 오디션은 약 4개월에 한번씩 열리며 매회 약 500여명이 지원해 서류전형과 현장오디션을 거친 후 7명의 후보가 본선에 오른다. 한국과 일본의 일반인 대상으로 한 모바일 및 웹 인기투표로 최종 2명이 뽑히게 된다.
선발된 웨더자키들은 곧 일본 본사에서 연수를 거쳐 방송에 투입된다. 국내 휴대폰과 인터넷 방송을 비롯해 일본의 인터넷방송과 케이블TV, BS방송, 전차(JR), 대만의 휴대폰 등에서 제공되는 일기예보의 기상 캐스터로 활약하게 된다.
16기 웨더자키 선발은 오는 2월에 있을 예정이다. 최종 선발자 2명은 3월 하순경 일본으로 출국해 4월 초 첫 방송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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