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배우 박진희, 예쁘장한 얼굴에 늘씬한 기럭지를 가지고 있는 이기적인 유전자다. 서른 셋 나이지만 아직도 20대에 비할 바 없는 외모의 소유자다. 거기에 1997년 KBS 드라마 '스타트'로 데뷔해 10년 동안 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 '쩐의 전쟁', 영화 '달콤한 거짓말', '궁녀' 등 필모그래피도 착실히 쌓아왔다.
어느덧 여배우 박진희가 못 맡을 역이 없을 정도로 입지가 탄탄해 졌다. 욕심 많은 그녀답게 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까지 마친데다, 박사 과정까지 밟겠다고 의욕이다. 얼굴에 학벌에 능력에 갖출 것 다 갖췄는데 이런 박진희, 성격까지 털털하단다. 좀 성격이라도 나쁘면 안되나.
그래서 전국의 신영이들은 박진희가 과연 2004년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시즌 2인 2010년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이하 '아결여')의 '완소' 캐릭터 신영을 잘 소화할 지 반신반의했다.
그럼 지금부터 신영이를 소개한다. '아결여' 속 신영이로 말할 것 같으면 서른 넷 노처녀에 지원한 부서에서 밀리고, 젊은 나이 명퇴 압박까지 시달리는 10년 차 방송기자다. 근사한 프러포즈를 받은 날 그 남자가 양다리 사실을 알게 되고, 예전에 내가 찼던 남자는 결혼한다고 청첩장을 떡 하니 주고 가는데, '연애는 내 운명이 아닌가보다. 일적으로 성공할 테다' 외치고 일을 하는데 구안와사까지 오는 비운의 인물이다.
골드 미스가 아니라 '골룸' 미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측은하고 아련한 신영, 그녀를 '엄친딸' 박진희가 연기한다고? 전국의 신영이를 대표하는 기자가 그녀를 만났다. 캠핑카에서.
"우리 좀 솔직한 인터뷰를 하죠?" "언제는 안 솔직했나요? 다 물어보세요."
박진희는 만나자마자 시원하게 웃으며 화통한 면모를 보였다. 그리곤 기자가 묻기도 전에 '아결여' 홍보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 드라마가 시청률 빼고 다 나오는 드라마에요. 내용도 너무 좋고, 팀워크도 좋고, 감독님도 너무 좋고, 여한이 없어요. 시청률은 뭐 운 때를 못 맞춘 것 아닐까요. 오히려 스태프 갈등 있어서 못하는 것보단 낫잖아요."
정말 긍정적이다. 있는 자의 여유라고나 할까. 그런데 그녀가 말을 잇는다. "제가 주요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로서 시청률 낮다고 침체돼 있으면 연기가 제대로 될까요. 제가 재밌고 기쁘게 연기해야 보는 분들도 흥이 나시지 않을까요. 하하."
따라갈 수 없는 성품까지. 다시금 되새기게 하면서 그녀의 넓은 도량이 얄미워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박진희, 앞으로 불쑥 고개를 내밀더니 "'추노'가 이제 더 옷 못 벗을걸요. 헤헤"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경쟁 드라마 KBS '추노'가 추운 날씨에 촬영하면서 훌러덩 훌러덩 벗기는 어렵다며.
그러면서도 우린 잠깐 '추노'의 남자 배우들의 멋진 근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가 인간적으로 보이는 순간이다.
"그래도 범이 씨랑 연기하시니까 주변에서 부러워하죠?" 갑자기 그녀는 심각하게 기자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근데 좀 현실성 있어보이나요? 사람들이 저랑 범이랑 연기하는 것을 보고 진짜라고 생각해야 하는데, 그게 숙제에요"라며.
"진희 씨라면 실제로 그렇게 어린 나이의 남자와 연애할 수 있어요?" "흠. 그때그때 다르겠지만 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범이를 만나면서 느낀 게 내가 22살 때 못했던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생각이 깊고, 그 친구가 그래요. 나는 그 나이 때 시키는 일만 했는데, 의견을 낼 줄도 알고요."
그리고는 김범이 기타리스트로 나오는 자신의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비싼 기타를 자비로 직접 구입해 온 이야기 등 한참을 김범 칭찬이다. 자기 인터뷰하는데 다른 배우 계속. 그렇게 '추노'에서 우리는 '꽃남 김범'으로 이야기가 넘어왔다. (2편에 계속)<차량협찬=투어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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