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드라마가 아시아 시장을 넘어서 세계시장까지 넘보고 있지만 비관론이 없는 건 아니다. 국내 드라마의 해외 선판매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중국드라마가 약진하면서 국내 드라마 시장이 서서히 축소 될 것이라는 게 비관론의 요지다.
18일 한국 드라마의 해외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한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일본 드라마 시장에서의 한국 드라마의 장악력은 점점 퇴보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 수출시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한국드라마가 장악했던 시장을 중화드라마가 점점 파고들고 있다"면서 "화류 드라마인 '장난스런 키스'를 시작으로 일본 시장에서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가 밝힌 한국 드라마 시장의 비관론은 화류드라마가 한국 드라마보다 판권료가 아직까지는 싸다는 점, 희소성을 지녔던 한국드라마가 일본 시장을 장악하며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특히 '장난스런 키스' 등의 드라마는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시청자들에게 높은 호소력을 갖는다. 이외에도 '화양소년소녀' '마멀레이드 보이' '빈궁귀공자' 등 대다수 대만 드라마는 일본 만화가 원작이다.
또한 한국 드라마가 일본의 투자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일본 시청자가 원하는 한국적 멜로가 아닌 일본드라마와 별반 차이 없는 드라마로 바뀌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일본 원작 한국 드라마의 제작 등이 이유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한국드라마의 수출 시장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내 한국 드라마는 사극이 강세다. '대장금', '주몽' 등이 일본에서 크게 인기를 얻었고 최근 '추노' 역시 고가에 선판매됐다. 사극이 대세다. 사극을 제외한 현대극은 한류배우가 출연을 한다 해도 판권료가 30~50%정도 떨어졌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을 물건 제조에 비유하며 현재 한국드라마는 위기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원가를 낮춰야 마진율이 높아지거나 공장을 더 세워 유통구조를 넓혀야 수익금이 더 발생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면서 "하지만 한국드라마 시장은 구조적으로 배우 출연료, 감독료, 작가료 등으로 인해 원가를 낮출 수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구조의 확대 역시 편당 제작비가 일본드라마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일본과 달리 내수시장이 확보되지 않은 국내 드라마는 해외 시장에 매달려야하고 그렇다보면 한국 드라마 끼리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치닫게 되고 자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일본 드라마 수입시장은 서서히 선수입이 아닌 한국에서 시청률이 검증된 작품을 선호하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과거 국내에서는 한 자릿수를 기록하며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일본시장에서는 크게 주목받은 드라마 '마왕'같은 기현상은 앞으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일본 드라마 시장은 DVD시장이 주를 이룬다. 구입하거나(sale) 빌려보는 형식(rental) 더불어 일본의 DVD 신 유통개념 PPT(Pay Per Transaction)로 운영된다.
과거 한국드라마의 DVD 구입률이 7이었지만, 현재는 구입과 렌탈 비중이 5대 5가 됐다. 한국드라마 콘텐츠의 범람으로 인해 렌탈 비율이 높아졌다는 게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관계자는 화류드라마는 판권이 싸기 때문에 구입이 렌탈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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