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방송된 MBC 특집드라마 '누나의 3월'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4.19 민주화 혁명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방송된 특집 드라마가 왜 '4월'이 아니고 '3월'이냐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시청자도 있었을 터. '누나의 3월'은 4.19 혁명의 출발점이 된 마산 3.15의거를 다뤘다. 당시 숨진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발견된 것이 4.19 혁명의 직접적인 시발이 됐다.
지난 18일 방송된 '누나의 3월'은 다방 레지였던 누나 양미(김지현 분)의 성장과 깨달음을 그렸다. 실존인물인 김주열 열사의 어머니도 등장해 눈길을 모았고, 경찰과 대치하는 시민들, 독재의 항거하다 가족과 갈등을 빚는 이들의 모습이 사실성을 더했다. 제작진은 생존자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철저한 역사 고증에 바탕을 두고 이번 작품을 만들었다.
극중 양미는 민주화 운동을 하다 잡혀간 동생을 수소문하다 김주열의 어머니 권여사(오지혜 분)를 만난 뒤 조금씩 바뀌어간다. 김주열의 시신이 떠오르고, 양미는 이어진 4.19 시위에 참가했다 다리를 다친다. 그녀는 "내가 몸이 조금 불편해도 민주투사라는 이름의 지금의 내가 좋지, 다방레지라는 이름에 만족할 여자는 아입니더"라는 말을 남긴다.
시청자들은 각종 게시판을 통해 감동어린 소감을 전했다. "'짖지 않는 개는 돌아보지 않는다'는 대사를 보며 정말 선거를 잘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잘 몰랐던 우리 역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감동적으로 봤다"는 호평이 줄을 이었다.
'누나의 3월'은 지방방송사인 마산MBC가 제작을 맡은 특집 드라마로도 더욱 눈길을 끈다. 조용하지만 꾸준히 의미깊은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지방방송사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평가다. 전국 방송이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서도 손현주, 정찬, 김지현, 김애경, 오지혜 등 쟁쟁한 배우들이 작품의 취지에 공감해 출연을 결정했을 정도다.
제작진은 "4.19혁명의 탯줄, 이념의 출발점은 그에 한 달여 앞서 발발한 마산 3.15의거지만 아직도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넓은 의미의 4.19 혁명에 포함된다며 국가기념을 지정에서 계속 제외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3.15 의거가 국민들에게는 물론 지역민들에게조차 잊혀져 가는 역사가 되고 있다"며 "역사적 재평가, 언론의 재평가, 국민의 재평가로부터 50년 동안 소외 되어 왔다"고 드라마 제작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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