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드라마, 이런 민폐 캐릭터 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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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란 기자
(왼쪽부터)'추노' 언년이(이다해 분), '공주의 남자' 이세령(문채원 분), '천일의 약속' 박지형(김래원 분)
(왼쪽부터)'추노' 언년이(이다해 분), '공주의 남자' 이세령(문채원 분), '천일의 약속' 박지형(김래원 분)


"너 때문에 되는 일이 없어!"


인기드라마에는 하는 일마다 남에게 폐를 끼치는 주인공이 있다. 이들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들과 관계된 인물들에게 화를 가져온다. 본인들은 정작 순진한 얼굴을 하고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아 얄밉기까지 하다. 심지어 자신이 남에게 피해를 줬다는 사실을 모르기도.


그러나 이들의 캐릭터는 극중의 사건 사고를 끊이지 않게 함으로써 드라마가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천일의 약속' 김래원이 두 여자 사이의 관계를 분명히 했다면, 수애의 알츠하이머는 그토록 처연해 보이지 않았을 것이며 정유미는 '오빠바보'라는 별칭을 얻지 못했다.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긴 드라마 내용 자체도 진행이 되기 어렵다. 바꿔 생각하면 민폐 캐릭터가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는 요소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보면서 뒷목을 잡을 수밖에 없게 하는 고혈압 유발자, 민폐 캐릭터들의 죄목을 따져 봤다.


◆ '천일의 약속' 박지형 - 우유부단한 죄


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극본 김수현·연출 정을영)에서 박지형(김래원 분)은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모두를 파국으로 몰고 있다. 최근 전파를 탄 6회에서는 지형이 마침내 약혼녀 향기(정유미 분)에게 파혼을 선언해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이끌었다.


그럴 거면 좀 더 일찍 말할 것을 질질 끌다가 결혼을 불과 이틀 앞두고 통보한 태도는 우유부단도 심하면 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형은 집안끼리 정혼한 향기와 무려 10년이 넘도록 만나온 사이. 지형 하나만 바라 봐온 향기의 인생에는 엄청난 민폐를 끼친 셈이다. 특히 예고편에서 향기의 임신을 암시하면서 시청자들의 혈압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1년 동안 불같은 사랑을 한 남자가 실은 결혼할 여자가 있다는 소리를 들은 이서연(수애 분)은 또 무슨 죄. 엎친데 덮쳐 알츠하이머 진단까지 받은 서연은, 기억을 잃어가는 가운데에도 간간이 지형과의 추억을 떠올려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비련의 주인공 같은 표정으로 민폐를 끼치고 다니는 지형의 행태는 '나쁜남자'의 새 유형을 제시한다. 어찌됐든 이후 수애를 향한 순애보가 예고돼 있으니 평판에 대한 변화를 기대해 볼만도.


◆ '공주의 남자' 이세령 - 혼자서만 순진한 죄


KBS 2TV '공주의 남자'((극본 조정주 김욱·연출 김정민 박현석)에서 비극적인 로맨스의 주인공이어야 할 이세령(문채원 분)은 극 초반 사소한 행동들로 주변 사람들의 목숨까지 위태롭게 만들어 민폐 캐릭터로 급부상했다.


김승유(박시후 분)이 자신의 혼례상대라는 얘기를 들은 세령은 얼굴 한 번 보겠다고 공주로 신분을 위장하는 어마어마한 일을 벌인다.


그로인해 실은 아들을 부마로 보내 왕실에 힘을 실어줬어야 할 김종서(이순재 분)의 계획이 틀어지게 됐다. 공주를 희롱했다는 이유로 김승유는 목숨을 잃은 위기에 처하고, 호시탐탐 왕좌를 노리는 동생 수양대군(김영철 분)은 이를 이용해 왕실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그런가 하면 김승유와 혼인이 틀어지고 원치 않는 결혼으로 사가로 쫓겨나게 된 경혜공주(홍수현 분)에게 축하인사를 하고, 공주 몰래 김승유를 만나는 등의 행동은 안타깝긴 했으나 시청자들의 혀를 차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 세령은 아비의 야심을 알게 된 뒤 궁을 박차고 나오는 결단력, 위험을 무릎 쓰고 신념대로 행동하는 모습 등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미지의 반전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으며, '공주의 남자'가 단순한 비극 로맨스로만 부각되지 않는데 공헌하기도 했다.


◆ '추노' 언년이 - 예쁜 것도 죄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KBS 2TV '추노'(극본 천성일·연출 곽정한)의 언년이(이다해 분)은 민폐 캐릭터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네티즌 사이에서는 드라마 속 모든 화가 언년이로부터 비롯된다는 식의 '민폐언년이 리스트'가 탄생했을 정도.


이대길(장혁 분)의 집안의 계집종이었던 언년이를 마음에 품었고, 이로 인해 언년이는 두들겨 맞고 팔려갈 위기에 처했다. 언년의 오라비 큰놈이(조재완 분)가 동생을 살리기 위해 집에 불을 지르고 도망가면서 대길은 부모와 집을 잃고 추노꾼이 됐다.


이후 언년이는 장사로 돈을 번 오빠 덕에 양인의 신분을 사고, 거간꾼 최사과와 혼례를 치르게 됐다. 그러나 혼례 후 도망을 가고, 그녀를 잡기위해 명나라 자객 윤지(윤지민)와 백호(데니안 분)가 나섰다가 목숨을 잃었다.


마침내 대길과 대면한 큰놈이도 자결하고, 제주에서 세손을 돌봐온 유모 궁녀(사현진 분)도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이들과 합류할 계획이던 송태하(오지호 분)가 언년과 함께 움직이느라 제시간에 당도하지 못하면서 결국 자신들을 쫓던 황철웅(이종혁 분)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


언년이가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아니었으나, 그녀와 관계한 인물들은 하나 같이 피를 봤다. 특히 이같이 상황 속에서도 언년이는 항상 뽀얀 화장과 깨끗한 옷차림으로 등장해, 그녀 때문에 고생하는 인물들과의 격차를 더욱 크게 했다. "예쁜 게 죄"라는 말은 언년이를 두고 한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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