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부터 의학까지...소재풍년 지상파 맞불

발행:
이경호 기자
[2012 케이블TV결산②]
'응답하라 1997', '제3병원', '인현왕후의 남자', '아이러브 이태리', '유리가면'(좌측 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스타뉴스
'응답하라 1997', '제3병원', '인현왕후의 남자', '아이러브 이태리', '유리가면'(좌측 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스타뉴스


2012년 케이블 드라마는 풍성했다. 9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 드라마, 판타지 로맨스, 한의학과 양의학이 대결을 벌이는 의학 드라마까지 다양한 소재로 지상파 3사(KBS, MBC, SBS)에 맞불을 놓았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지상파 드라마 보다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부족했던 게 케이블 드라마였다. 하지만 2012년 케이블 드라마는 달랐다. 주·조연 캐스팅도 지상파 못지않은 화려함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작품의 완성도를 비롯해 소재, 전개 등도 한층 업그레이드 해 지상파 드라마들과 대결을 벌였다.


현재 케이블계 드라마의 주축은 tvN이 이끌고 있다. tvN은 올해 여심을 사로잡은 '로맨스가 필요해', 90년대 복고 열풍을 일으킨 '응답하라 1997', 복수와 사랑을 그린 '유리가면' 등 지상파 보다 이색적인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었다. 2012년 지상파에 맞선 케이블 드라마를 돌아보자.


여심 집중 공략 드라마! 로맨스, 로맨스, 로맨스!


케이블 드라마는 2012년 로맨스 열풍이었다. 지난 1월 '닥치고 꽃미남 밴드'를 시작으로 '인현왕후의 남자' , '아이러브 이태리', '로맨스가 필요해2012' 등 젊은이들의 로맨스가 드라마 소재였다.


'닥치고 꽃미남 밴드'는 음악과 사랑이 있는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이민기, 성준, 엘, 이현재, 조보아, 김예림, 김정민 등이 출연했다. 젊은 배우들이 풀어낸 청춘 로맨스는 터프하지만 설레는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인현왕후의 남자'는 시대를 초월한 판타지 로맨스다. '인현왕후의 남자'는 조선시대 킹카 선비 김붕도(지현우 분)과 2012년 드라마 '신장희빈'에서 인현왕후 역을 맡은 여배우 최희진(유인나 분)의 사랑을 그린 타임슬립 로맨스 드라마다. 극중 주인공인 지현우와 유인나를 실제 커플로 만든 드라마로 유명하다.


올해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MBC '닥터 진', SBS '옥탑방 왕세자', '신의' 등으로 지상파에서도 다뤘을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사였다. '인현왕후의 남자'는 한 시대에 머무르며 이야기를 펼치는 것과 달리 시공간을 이동해 극적 재미를 더했다.


'아이러브 이태리'는 바디 체인지를 소재로 김기범, 박예진, 양진우, 주비(써니힐) 등이 출연했다. 14살 소년이 하루아침에 25살 성인으로 커버리고, 재벌집 상속녀와 100일간의 러브스토리로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KBS 2TV 월화드라마 '빅'과 같은 맥락으로 꾸며졌지만 순수함을 간직한 남학생의 로맨스를 부각해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로맨스가 필요해2012'는 33살 동갑내기 세 여자의 사랑과 결혼, 일과 우정 등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극중 주인공 주열매 역의 정유미의 털털한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30대의 관심사인 일과 사랑에 집중, 지상파 드라마에서 쉽게 지나칠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지상파에 없던 新복고, 8090세대가 응답했다!


지난 9월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올해 케이블 드라마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드라마 중 하나다. HOT와 젝스키스로 대변된 90년대를 배경으로, 오빠들에 미쳐있던 여고생 성시원(정은지 분)과 다섯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 동안 지상파 안방극장에는 격변의 시대를 보낸 7080세대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tvN은 지상파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8090세대들의 과거를 돌아봤다. '응답하라 1997'은 20대 후반과 30대들의 추억을 자극했다. 90년대를 살아온 30대들에게는 생생한 기억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고등학생 시절 풋풋했던 첫사랑, 친구들과의 우정, 인기 연예인을 둘러싼 친구들과의 갈등 등은 그 시대를 겪은 세대들에게는 가장 큰 공감대였다. 그 동안 안방극장이 부모님 세대를 위한 극장이었다면, '응답하라 1997'은 신세대를 위한 극장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의학 드라마 '제3병원', 두 개의 의술 대결


지난 11월 8일 종영한 tvN 드라마 '제3병원'은 한의학과 양의학을 다룬 의학 드라마다. 의학 드라마는 연출진의 경험, 극 전개의 짜임새가 중요한 만큼 지상파에서도 쉽게 다루지 않는다.


'제3병원'은 한방 협진병원 내 신경외과에서 벌어지는 천재 신경외과 전문의 김두현(김승우 분)과 천재 한의사 김승현(오지호 분) 형제의 운명적 대결과 양·한방 의사들의 뜨거운 열정과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그렸다.


서로 다른 의술을 펼치는 의사들의 갈등과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사랑은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흥미진진하게 했다. 지상파에서나 볼 수 있다는 편견을 깬 '제3병원'이었다.


지상파만 일일극? 케이블도 할 수 있다!


이유리, 현우성, 윤아정, 정찬, 민지현, 심은진 등이 출연한 tvN 드라마 '노란복수초'(108부작)는 케이블 드라마 최초로 8회 연장했다. 의붓동생에 의해 죄를 뒤집어쓰면서 사랑하는 남자를 빼앗기고 모든 것을 잃은 한 여자의 복수극을 그린 이야기다.


케이블 드라마 최초로 연장 방송을 했을 만큼 시청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시청률 5%(AGB닐슨. 케이블 가구 집계 기준)대를 돌파하며 지상파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인기를 누렸다.


이 여세에 힘입어 후속작 '유리가면' 역시 시청자들의 오전 안방극장을 책임지고 있다. 살인자의 딸로 태어난 한 여자의 생존과 복수담을 그린 드라마로 서우, 이지훈, 박진우, 김윤서, 기주봉, 김희정, 정애리 등이 출연했다.


긴장감 넘치는 극 전개와 등장인물들 간의 끊임없는 갈등 구도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시즌 드라마의 성공담 '막돼먹은 영애씨'


'막돼먹은 영애씨'는 케이블의 대표 시즌 드라마다. 지난 2007년 4월 첫 방송한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은 케이블과 지상파를 통틀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다.


지난 11월 29일 시즌 11로 돌아온 '막돼먹은 영애씨'는 이영애(김현숙 분)의 회사를 중심으로 직장생활에 초점을 맞춘 이 시대 회사원들의 이야기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지난 8월 시즌 10을 종영하고 약 3개월 만에 시즌 11을 시작했다. 이번 시즌은 36살 노쳐녀 이영애(김현숙 분)와 그의 남자친구 김산호(김산호 분)의 결혼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김현숙 특유의 넉살과 털털한 연기는 일상에 지친 회사원들의 안방극장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히어로'(위), '뱀파이어검사' 시즌2(아래)ⓒ스타뉴스


남성 시청자를 위한 영웅물!


tvN이 감성을 자극하는 드라마로 안방극장 여심을 사로잡았다면 케이블 채널 OCN은 남성 시청자들을 위한 히어로물을 만들었다.


OCN은 지난 5월 종영한 '히어로'를 시작으로 '뱀파이어 검사 시즌2'를 방송했다. 양동근, 한채아 주연의 '히어로'는 우연히 초인적인 힘을 얻은 김흑철(양동근 분)이 어두운 도시의 부정부패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일명 꼴통이라 불리는 주인공이 영웅이 되기까지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연정훈 주연의 '뱀파이어 검사' 시즌2는 지난 11월 종영했다. 국내 최초 뱀파이어 범죄 수사극으로 뱀파이어 검사 민태연(연정훈 분)의 정의와 피를 향한 욕망 사이에 갈등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시즌1에 비해 큰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시즌제 드라마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처럼 2012년 케이블 드라마는 복고부터 의학까지 다양한 소재로 지상파 안방극장에 정면도전, 시청자들을 흥미롭게 했다. 또한 김승우, 연정훈, 양동근, 오지호, 정유미 등 스타들과 서인국, 정은지 등 차세대 스타들을 배출했다. 2012년 케이블 드라마는 내외적으로 풍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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