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잠잠해지는 것인가. 여차하면 해를 넘기는 가운데, 2026년도에 FA 계약자가 나올 수도 있을 전망이다.
최근 삼성 라이온즈 불펜 투수 2명의 FA 계약 소식이 나온 뒤 전해진 건 베테랑 내야수 황재균(38)의 은퇴 선언이었다. 심지어 FA 선언을 한 뒤 시장의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은퇴를 택했기에 가히 충격이라 할 만했다.
크리스마스가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1일 기준 FA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는 이제 총 6명으로 줄어들었다. A등급인 KIA 타이거즈의 투수 조상우(31), B등급인 한화 이글스의 투수 김범수(30)와 KT 위즈의 포수 장성우(35),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김상수(37), 그리고 C등급으로는 한화 이글스의 손아섭(37)과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40)가 있다.
이들에 앞서 황재균 역시 FA 미계약자 중 한 명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는 2025년이 끝나기 전에 결국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19일 KT 구단은 "황재균이 20년 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황재균은 KT 구단을 통해 "KT에서 좋은 제안을 주셨는데, 고심 끝에 은퇴 결정을 했다. 생활 내내 큰 부상 없이 꾸준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선수로도 기억되고 싶다. 옆에서 늘 힘이 되어줬던 가족들과 지도자, 동료들, 그리고 그동안 몸담았던 구단들에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황재균의 은퇴. 나머지 FA 미계약자 6명에게 있어 남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김범수와 조상우 정도를 제외하면 나이대도 비슷하다. 아무래도 선뜻 타 구단이 영입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물론 신분은 다르지만, 두산 베어스와 2년 15억원의 옵션 계약을 포기하고 옵트아웃(계약 기간 도중 FA 권리 행사 등으로 인한 계약 파기)을 실행한 홍건희도 아직 계약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경쟁이 전혀 붙지 않을 경우, 유리한 건 선수 쪽이 아닌 구단이라 할 수 있다. 이미 FA 시장 철수를 선언한 구단도 있는 가운데, 선택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A등급인 조상우를 영입하려는 구단은 '보상선수 1명(20인 보호선수 외)과 전년도 연봉 200%(9억원)' 또는 '전년도 연봉 300%(13억 5000만원)'를 원소속팀인 KIA 타이거즈에 지급해야 한다. KIA 관계자는 "계속해서 조상우 측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의 시각차를 좁혀가는 가운데, 결국 이대로라면 잔류하는 그림이 그려질 수밖에 없다.
아시아 쿼터 제도의 도입도 불펜 투수들의 거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당장 KIA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이 모두 투수 영입을 마쳤다. 불펜 자원이 부족했던 팀은 아시아 쿼터로 어느 정도 전력을 강화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시아 쿼터 신규 영입 상한액은 20만 달러로, 한화로는 약 3억원 정도. FA 투수들보다 한껏 저렴한 비용으로 불펜 보강이 가능하니, 기존 FA 불펜 자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명분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 포수 강민호와 장성우, 외야수 손아섭도 향후 드라마틱한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결국 원소속팀에 잔류할 것으로 점쳐진다. 결국 이미 원소속 구단이 제안한 금액 선에서 크게 바뀌지 않은 규모의 계약서에 사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과연 해를 넘기기 전에 몇 명의 추가 FA 계약자가 나올 것인가. 야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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