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기술자로 KBO리그에서 존재감을 입증한 손아섭(38)은 첫 자유계약(FA)에서 4년 98억원 잭팟을 터뜨렸다. 4년이 지난 뒤에도 팀을 옮기며 4년 64억원.
한화 이글스의 우승 견인이라는 특명을 안고 트레이드 됐으나 3번째 나선 FA 시장에서 뼈가 시릴 정도로 찬바람을 맞았다. 최악은 피했다. 한화와 계약에 성공했다.
한화는 5일 5일 FA 손아섭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은 1년, 연봉 1억원이다. 지난해 연봉이 5억원에 달했으니 80% 삭감된 셈이다.
손아섭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다. 통산 타율 0.319로 역대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리더십과 야구를 대하는 자세 등 베테랑으로서의 가치만 보더라도 1억원의 가치는 충분히 하는 선수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한화는 강백호를 영입하며 4년 최대 100억원을 지출했고 150억원 이상, 최대 200억원까지 이야기가 나오는 노시환과 비FA 다년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경쟁균형세(샐러리캡)에서 여유가 없었다.
타 팀에서는 더욱 부담스러운 선수였다. 타격이 부족하거나 경험 많은 타자가 없는 팀에선 탐낼 만했지만 지난해 연봉의 150%의 보상금 7억 5000만원을 지출하기엔 너무도 출혈이 컸다.
결국 손아섭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풀어줄 것으로 요구했으나 한화로서도 얻는 것 없이 그의 조건을 들어줄 수는 없었다. 기준을 많이 낮췄지만 선뜻 나서는 팀이 없었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손아섭은 "내 생각과 구단이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 때로는 강제로 은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다행스럽게도 돌파구를 찾았다. 계약기간 1년도, 1억원이라는 금액도 모두 만족스러울 수 없지만 구겨진 자존심을 되살릴 수 있는 명예회복의 기회를 얻게 됐다.
계약을 마친 손아섭은 "다시 저를 선택해주셔서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캠프에 조금 늦게 합류하지만 몸은 잘 만들어 뒀다. 2026시즌에도 한화이글스가 다시 높이 날아오를 수 있도록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손아섭의 풍부한 경험과 우수한 타격 능력이 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손아섭은 1군 캠프가 차려진 호주 멜버른이 아닌 퓨처스 캠프인 일본 고치로 오는 6일 합류할 예정이다.
사실상 2군 전력으로 분류됐다는 걸 암시하는 것일까. 이는 지나친 해석이다. 손아섭의 계약 직후 스타뉴스와 연락이 닿은 손혁 한화 단장은 "이미 계약을 마무리했는데 진행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이고 공격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며 "더불어 성실함을 갖춘 선수이기에 그런 부분을 높이 사서 계약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군 캠프로 향하는 이유에 대해선 "1군 선수들은 캠프 처음부터 몸을 만들어 왔다. 손아섭 선수가 뒤늦게 여기에 합류해 페이스를 따라가다가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위험도 있다"며 "아직 캠프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고치에서 차분히 몸을 만드는 게 훨씬 좋을 것이라고 내부적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협상 과정에서 KBO 통산 최다안타(2618안타)의 주인공인 손아섭이 적지 않게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럼에도 결국 계약을 맺었기에 손혁 단장과 마찬가지로 손아섭 또한 발언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화 구단은 6일 일본 출국을 앞두고 손아섭이 인터뷰를 정중히 고사했다고 사전에 알렸다. 팀이 이미 훈련 중인 가운데 본인에게 관심이 쏠려 팀 분위기에 지장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다.
한화 구단은 "팀 분위기에 누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훈련에 매진한 뒤 시즌 개막에 앞서서는 꼭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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