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희' vs '별그대', 외계인에 안부끄러운 정당한 싸움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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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화 기자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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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 법적대리인인 법무법인 한신은 미스터블루라는 만화 웹사이트에서 '별에서 온 그대'를 '설희' 홍보 목적으로 이용했다며 손해배상 청구를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희' 쪽에서 '별그대' 인기를 이용해 홍보로 활용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 '별그대' 제작사 측은 '설희'와 '별그대'가 표절 논란으로 법적인 다툼이 예고된 가운데 돌연 새로운 문제를 꺼내들어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려 했다. 진흙탕으로 만들어 물속에 뭐가 들었는지 확인하지 못하게 하려는 수법이다.


'설희' 강경옥 작가와 '별그대' 박지은 작가의 표절시비는 한국 저작권 문제의 중요한 사건이다. 사안의 본질은 '별그대'가 '설희'의 주요 설정을 차용했는지 여부와 차용하지 않았더라도 비슷한 설정을 갖고 있는 앞선 창작물이 있다면 뒤에 창작물이 비슷한 소재를 다룰 경우 저작권을 위반했는지 여부다.


지적재산권을 기술 특허권처럼 적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행 법은 대부분 창작성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소재의 공유화에 대해서 너그러운 편이다. 대신 이야기와 에피소드, 표현의 유사성을 문제로 삼는다.


강경옥 작가는 여기에 문제를 제기했다. 조선시대에 나타난 UFO를 타고 온 외계인이 불로불사로 400년이 흘러 다시 사랑을 한다는 이야기가 작가가 고유하게 생각한 창작의 영역인지, 비슷한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지, 대중문화계에 화두를 던진 것이다.


강경옥 작가는 조선시대 광해군 일기에 나온 UFO 기록을 소재로 한 작품은 2007년 11월 '설희'(만화), 2009년 1월 '품관일기'(소설) 하권, 2010년 8월 '기찰비록'(드라마), 2013년 6월 '유성의 연인'(소설), 2013년 12월 '별에서 온 그대'(드라마) 총 5개지만 스토리가 유사한 것은 '별에서 온 그대' 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지은 작가는 '설희'를 접한 적이 없다며 2002년 '깜짝스토리랜드'라는 프로그램에서 역사 속 놀랄만한 이야기를 묶어서 내보내는 '역사 속으로'라는 코너를 집필하면서 그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소재라고 반박했다.


강경옥 작가의 문제 제기는 정당하며, 박지은 작가의 반박은 당연하다. 강경옥 작가는 대중문화에서 마이너로 취급받는 만화계를 대표하는 중견작가 중 한 명으로 유사한 사례가 빈발하는 만큼 정확한 선례를 만들고 싶은 바람도 있었을 것이다. 재밌는 이야기로 스타 드라마작가로 떠오른 박지은 작가로선 10여년 동안 품고 있던 소재를 드라마로 만들었는데 돌연 표절시비를 받으니 억울할 것이다.


존중받아 마땅한 두 작가의 의견 충돌은 단순한 감정싸움을 넘어 정확한 지적 재산권 기준 마련이라는 더 높은 곳으로 가야 마땅하다.'설희'와 '별그대' 표절 논란은 이런 문제에 대한 명확한 판단 선례가 없고, 기준이 없고, 지적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불거진 일이다.


영화계에서도 시나리오 표절 시비는 해묵은 골칫거리다. 알려지진 않았지만 최근에도 중견 감독이 자신의 시나리오를 표절했다며 아직 제작 전인 영화의 제작사를 고소한 사례도 있다. 공동창작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할 경우에는 누가 아이디어를 더 냈는지에 대한 시비로도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시나리오를 작성한 뒤에 저작권협회에 등록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시나리오를 극비에 부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설희'와 '별그대' 표절 논란은 지적 재산권 시비에 하나의 선례가 될 만한 싸움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도 쏠려 있다.


하지만 '별그대'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는 존중 받아야 할 논쟁을 단숨에 이전투구로 몰아넣으려 하고 있다. 이런 구태는 도민준이 400년 동안 수없이 봐왔을 치졸한 방법이다.


'설희'와 '별그대' 표절 시비는 구태를 벗어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을지, 부디 외계인에게 부끄럽지 않은 정당한 싸움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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