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말 그대로 훈훈한 남자의 전형이었음을 느꼈다. 배우 박해진(32).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 제작 HB엔터테인먼트, 이하 '별그대')를 통해 다시금 주목을 받은 그는 자신의 인기에 보답하기 위해 자신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인 이래진족에서 취재진과 함께 간담회를 겸한 저녁식사로 '별그대' 종영을 달랬다. 이와 더불어 강남역 인근에서 진행된 '별그대' 종방연에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훌훌 털어버렸다.
저녁 식사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박해진은 자신이 열연한 이휘경과 차기작 '닥터 이방인'에 대한 모든 것들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이후 다소 자유롭게 진행된 식사 자리에서는 보다 더 진지한 박해진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 휘씨눈 휘보살 휘보르기니..휘로호에서 빵 터졌다
'별그대'에서 이휘경의 존재감은 도민준(김수현 분), 천송이(전지현 분) 못지않았다. 물론 도민준, 천송이 커플이 주인공이었기에 상대적으로 시선이 덜 갈 수밖에 없는 위치였다. 그럼에도 팬들은 이휘경에게 여러 가지 수식어를 전해주며 결코 박해진을 소홀히 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줬다.
별명도 참 많았다. 악행을 저지르는 형 이재경(신성록 분)의 사건을 파헤치려 진지하게 노력한다고 붙은 '휘코난'은 이휘경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또한 휘보르기니, 휘라리 등은 재벌 2세다운 재력을 확인케 하는 외제차 브랜드가 결합된 이름이었다.
박해진은 "이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휘씨눈, 휘보살, 휘로호도 있다고 들었고 결국엔 휘코난으로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휘씨눈은 처음에 회사 입사했을 당시 눈치 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따왔고, 휘보살은 항상 인내한다고 해서 붙었고 휘로호는 자꾸 고백하지만 차여서란다. 마치 자꾸 시도하지만 실패했던 국내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처럼 천송이에 시도한 사랑 고백은 실패로 돌아갔다는 데서 딴 별명이라고.
◆ "소시오패스 이재경 역, 아쉬울 따름..짝사랑, 15년은 내게 무리다"
사실 박해진이 '별그대'에서 연기하려 했던 역은 바로 신성록이 맡은 '소시오패스' 이재경. 하마터면 선한 눈빛과 덤덤한 말투 속에 악랄함이 덧입힌 남자를 만날 뻔했다. 박해진은 이재경의 동생 이휘경을 맡아 형의 성격과는 전혀 다른,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순애보가 됐다.
"분명 아쉬워요. 제가 이재경을 연기했다면 달랐을 것이니까요. 하지만 신성록 스타일의 이재경 역시 캐릭터가 완벽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정말로 15년 동안 한 여자만 짝사랑하는 건 아무리 천송이라도 무리였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연기는 가능했지만 말이다. 박해진이 가장 길게 짝사랑했던 기간은 3년이었다.
하지만 극중 전지현을 좋아하는 역할이야 누가 마다할까. 박해진은 "전지현을 직접 보면 눈이 편안해진다. 다양한 미인을 자주 봐왔지만 (전지현의 경우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생각만 하는 모습이 그저 흐뭇해보였다.
◆ "의학드라마, 흥미로운 도전.."'굿닥터''봉달희''하얀거탑'도 섭렵"
'별그대'를 마친 박해진은 이제 의사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신의 선물-14일' 후속으로 방송되는 SBS 드라마 '닥터 이방인'(극본 박진우 연출 진혁 제작 HB엔터테인먼트)에서 천재 외과의사 한재준 역을 맡게 됐다.
그는 "아직 의학용어가 입에 잘 붙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그간 연습한 대사를 막힘없이 내뱉었다. 최근엔 심장 판막 수술 등 의사들이 실제로 집도하는 장면을 바라보는 등 역할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했다. "의사가 환자를 다루는 손길이 예사롭지 않다"고 느낀 그다.
"개인적으로 영화 '쏘우'에서의 여러 장면들이 기억난다"고 할 정도로 박해진에게 의학드라마는 흥미로운 도전이 될 것 같다. KBS 2TV '굿 닥터', SBS '외과의사 봉달희', MBC '하얀거탑', '메디컬 탑팀' 등 국내 주요 의학 소재 드라마도 틈틈이 섭렵했다.
"실제로는 실리콘을 소재로 한 소품들이어서 직접 인간의 장기를 만지지는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집에서 매듭짓는 연습도 꾸준히 하려고 하고요."
'의사' 박해진의 모습은 또 어떠할지 궁금해진다.
윤상근 기자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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