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우 "'트로트의 연인', 정은지 아니면 안됐을 것"(인터뷰)

발행:
김소연 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 장준현 역 지현우 인터뷰
KBS 2TV '트로트의 연인' 장준현 역의 배우 지현우/사진제공=BS엔터테인먼트
KBS 2TV '트로트의 연인' 장준현 역의 배우 지현우/사진제공=BS엔터테인먼트


배우 지현우(30)에게는 '연하남'이란 말이 어울린다. 지현우라는 이름을 알린 KBS 2TV '올드미스다이어리' 때문만은 아니다. 지현우의 트레이드마크인 소년 같은 미소는 지현우에게 '국민 연하남'이란 타이틀을 30세가 될 때까지 안겼다.


최근 종영한 KBS 2TV '트로트의 연인'(극본 오선형 강윤경·연출 이재상 이은진·제작 제이에스픽쳐스)이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지현우가 이전 연하남의 모습을 선보일 거라 예측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지현우는 까칠하지만 순정파인 뮤지션 장준현으로 분해 진화된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펼쳤다.


2년간의 군 생활이 그에게 성숙함을 안겨줬기 때문일까. 지현우는 군 전역 후 휴식기 없이 곧바로 '트로트의 연인' 촬영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한 모습으로 호평 받았다. 도대체 2년 동안 지현우에겐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


KBS 2TV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 장준현 역 배우 지현우/사진제공=BS엔터테인먼트


◆ "군 생활, 걸그룹 보다는 '정도전'"


지현우는 2012년 8월 입대해 강원도 원주시 육군 제1군수지원사령부에서 21개월간 복무했다. 연예병사가 아닌 일반 병사로 복무하는 것을 택해 지난 5월 만기 전역했다.


조금 늦은 나이지만 지현우는 보통의 대한민국 남자로 돌아가 내무반에서 생활하면서 보통의 군인들과 똑같이 생활했다. TV채널 선택 역시 마찬가지였다. 입대 전엔 걸그룹에 대해 잘 몰랐지만, 군 생활을 하면서 걸그룹을 보고 또 봤다. 그럼에도 '트로트의 연인' 상대역 최춘희로 호흡을 맞춘 정은지가 속한 에이핑크는 잘 몰랐다고 했다.


"군대에서는 확실히 노출이 많은 걸그룹이 인기가 많아요. 에이핑크도 인기가 많긴 했지만, 저희 내무반에선 시크릿이 최고였어요."


지현우가 자신의 취향에 따라 채널을 선택할 수 있게 된 후엔 걸그룹 대신 드라마에 집중했다. 특히 지현우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작품은 KBS 1TV '정도전'이었다. 남자들이 나올 땐 채널을 돌린다는 군대에서 지현우는 후임들의 원성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정도전'을 시청했다.


"후임들이 '진짜 보셔야 겠습니까'라고 하는데 '조용히 해' 하고 봤죠. 하하하. 오랜만에 완전 정극을 본 거 같아서 좋더라고요. 선배들이 진심을 다해 연기를 한다는 게 느껴지고요. 전역하고 나서도 챙겨 봤어요."


KBS 2TV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 장준현 역 배우 지현우, 최춘희 역 에이핑크 정은지/사진제공=제이에스픽쳐스


◆ "'트로트의 연인'으로 자연스러운 모습 보여주고 싶었어요"


'정도전' 속 선 굵은 연기에 열광했던 군인 지현우는 군대 마지막 휴가를 나와 '트로트의 연인' 출연을 결정했다. 2년 만의 공백을 깨는 중요한 복귀작이었다. 지현우는 왜 '트로트의 연인'에 출연하기로 했을까.


"제가 잘하는 연기,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던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었어요. 스스로도 부담을 덜 느끼면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트로트의 연인'은 여기에 다 부합했어요. 여기에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 등장하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죠."


2년 만에 촬영장에 복귀했지만 지현우는 낯선 감정보다는 반가운 마음이 더 컸다. 그동안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연기를 할 수 있었고, 앞서 출연했던 '부자의 탄생' 스태프가 '트로트의 연인'에 대거 참여해 적응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다.


그렇지만 이전엔 느끼지 않았던 부담감은 있었다. 2003년 데뷔한 지현우는 올해로 데뷔 12년차다. 어느덧 촬영장에서는 연하남이 아닌 연장자가 돼 있었다.


"이번엔 제가 받았던 만큼 돌려줘야 하는 게 있었어요. 신인 때 예지원, 최강희 선배 도움을 많이 받았죠. 이제 제가 돕고 배려하는 입장이더라고요. 많이 열어놓고 연기를 했어요. 제가 생각한대로 가는 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서 리액션을 바꿨어요."


KBS 2TV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 장준현 역 배우 지현우, 최춘희 역 에이핑크 정은지/사진제공=제이에스픽쳐스


◆ "'트로트의 연인', 정은지가 아니었다면…"


지현우는 극중 최춘희와 장준현의 하모니가 어우러진 장면이 등장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트로트의 연인' 출연이 확정된 시점부터 최춘희 역으로 정은지를 제안했다는 지현우. 그는 영화 '원스'처럼 극중 최춘희가 노래할 때 장준현이 연주하는 모습을 그렸지만 종영할 때까지 상상했던 장면이 등장하지 않아 아쉬웠다고 귀띔 했다.


그러나 함께했던 제작진과 출연진에 대해 고마운 마음은 잊지 않았다. 특히 정은지에겐 무한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극중 나왔던 트로트 노래 90%는 (정)은지가 선곡했어요. 정은지가 아니었다면 작품이 안됐을 거예요."


지현우는 작품에 대한 또 하나의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극 초반 경쾌한 분위기와 달리 후반으로 갈수록 어두운 분위기가 그 이유다.


"배우는 작품에 들어가면 작품의 대변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억상실이라는 소재가 나올 때만 해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 했죠. 그러나 극 후반부인 15, 16회에서는 부모들끼리 원수여서 극 분위기가 어두워져서 감정 연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게 아쉬운 부분이에요."




◆"좋은 에너지, 감성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트로트의 연인'까지 호평을 이끌어 내며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지현우가 차지하는 입지는 더욱 견고해졌다. 한 장르에서 인정받은 이 남자,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을까.


"'로맨틱 코미디 배우'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다는 말은 아니에요. 남자다운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요. 저한테 어울리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아요. 현실적인 연기, 누가 봐도 옆에 있는 친구 같은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군대를 통해 더욱 성숙해진 지현우는 '애늙은이'라는 별명만큼 차분한 목소리로 앞으로의 목표를 전했다. 연기에 대한 애정과 애착을 숨기지 않으면서 앞으로도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좋아하던 일을 못하니 이 일의 소중함을 알겠더라고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 에너지 혹은 감성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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