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구정 백야'의 요상한 전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10일 오후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극본 임성한·연출 배한천, 최준배)에서는 임성한 작가의 특징인 역술가의 점술, 비정상적인 러브라인과 갑작스러운 기절 등이 종합선물세트로 등장했다. 이와 함께 '압구정 백야'의 알 수 없는 내용 전개는 더욱 심화됐다.
시작은 육선지(백옥담 분)의 자녀 운이었다. 앞서 오달란(김영란 분)은 유명한 역술가를 찾아 딸 육선지의 자녀 운을 점쳤고, "딸 운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오달란은 집에 찾아온 육선지와 장무엄에게 이 사실을 전했고, 육선지는 낙담했다. 지금껏 임성한 작가는 육선지가 남자를 나을지, 여자를 나을 지를 극의 궁금증을 고조시키는 요소로 글을 써왔다. 하지만 이 부분은 허무하게도 점술가의 말로 결정돼 버렸다.
여기에 네쌍둥이를 임신한 육선지에게 "다음은 아들 쌍둥이"라고 밝힌 부분은 유머인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뜬금없는 정보 제공도 여전했다. 이번엔 영화였다. 이날 서은하(이보희 분)는 조장훈(한진희 분)의 외도를 의심했다. 앞서 미강개발 사모(원종례 분)가 서은화에게 "조장훈이 낯선 여인과 영화관에 있었다"고 말했기 때문.
서은하는 조장훈에게 "어제 누구랑 술 마셨냐"고 물었고 조장훈은 "말 하면 아느냐"고 차갑게 대답했다. 때마침 조지아(황정서 분)가 방에 들어왔고 "함께 영화 '송 투'를 보러 가자"고 청했다. 임성한 작가는 앞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도 '압구정 백야'를 통해 소개했고, 이번엔 '송 투'까지 등장시켰다. 하지만 왜 이들 영화가 등장하는지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방송의 화룡정점은 장화엄(강은탁 분)의 기절이었다. 이날 장화엄은 백야(박하나 분)와 식사를 하러 가던 도중 쓰러졌다.
앞서 장화엄은 백야와 하고 싶은 일들을 버킷리스트로 작성하며 그와 함께 전망대가 있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두 사람은 함께 레스토랑으로 향했고, 24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에 도달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엘리베이터를 탑승할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장화엄은 갑자기 식은땀을 흘렸고, 말하는 속도가 점점 더뎌지더니 의식을 잃었다. 이에 화들짝 놀란 백야는 "오빠! 오빠! 정신 차려!"를 외치며 장화엄을 흔들었지만, 그는 눈을 뜨지 않았다.
미망인으로 시댁에서 살고 있는 백야가 장화엄과 러브스토리를 만드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서지만, 건강했던 장화엄이 갑자기 쓰러지는 것은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임성한 작가는 전작 MBC '오로라 공주'에서 '데스노트'로 불릴 만큼 출연진을 급사, 유학, 기절 등으로 하차시켜 논란이 됐다. 앞서 '압구정 백야'에서도 백야의 오빠 백영준(심형탁 분)이 길을 건너다가 차에 치여 사망했고, 백야의 남편 조나단(김민수 분)이 조폭에게 한 대 맞고 벽에 쓰러지던 중 머리를 찧으며 사망했다.
어이없는 죽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장화엄 마저 죽음을 맞이할지, 그 이후의 이야기는 어떻게 풀어갈지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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