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신성록(35)이 악역 이미지를 말끔히 지웠다. 신성록은 지난 24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극본 김선희 연출 고동선 최정규)에서 장인을 내연녀의 아버지로 착각하며 인생이 꼬여버린 강호림을 연기했다. 이름은 같지만 전혀 다른 외모, 성격을 지닌 아내 이지영A(강예원 분)와 불륜 상대 이지영B(이소연 분)에게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는 인물.
SBS '별에서 온 그대'와 KBS 2TV '공항 가는 길' 등을 통해 나쁜 남자를 넘어 악인 이미지가 강했던 신성록은 이번 작품에서 제대로 망가지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신성록은 코미디 연기가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코미디를 하고 싶었던 건 사실이에요.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도 그렇고 다른 작품들이 로맨틱하고 코믹한 작품이었는데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악역이 강하게 각인됐던 것 같아요. 상반된 역할에 많이들 놀라고 좋아해준 것 같아요. 제 입장에서는 반전의 느낌들을 관객분들께 보여드린 것 같아서 좋아요."
강호림은 한마디로 지질한 남자였다. 아내와 내연녀에 갑자기 나타난 장인 알리 백작(최민수 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실소하게 했다. 신성록은 황당한 상황과 캐릭터에 집중하려 했다.
"이 상황과 소재 자체가 너무 신선했어요. 석유 재벌 장인이 나타났는데 번지수를 잘못 찾고 이런 상황 자체가 황당무계할 정도로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어요. 어떤 포인트보다는 그 상황 자체가 특이해서 거기서 진실되게 또는 그 사람의 정서를 생각해보려고 했어요. 지질한 모습도 내가 어느정도 지질해야겠다는 그런 단계를 설정한 건 아니었어요. 대본과 상황에 맞게 하려고 했죠."
신성록의 전작인 '공항 가는 길'과 '죽어야 사는 남자'의 공통점이 있다면 극중에서 모두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을 연기했다는 점이다. 배우로서 불륜이라는 꼬리표가 걱정될 법도 하다. 그는 불륜이 부각됐다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라고 단언했다.
"호림이라는 친구가 불륜이 부각될 것 같았으면 이 작품 선택을 안 했을 거예요. 불륜적인 것보다 상황 자체가 웃긴 거였죠. 가족의 의미를 해칠 수 있을 정도의 배포가 있는 친구가 아니에요. 구조상 그렇게 가야 하는 거였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저에게 크게 안 보였어요. 그 상황 자체가 웃기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 크게 보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불륜적인 건 생각 안 했던 거 같아요. 이 친구의 천진난만함에서 나오는 귀여움과 상대방 기분을 맞춰주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결과적으로 미움을 받지 않게 한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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