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임성언(35)이 MBC 수목드라마 '봄밤'으로 부쩍 돋보이는 연기력을 입증했다. 방송국 아나운서 이서인 역을 맡은 임성언은 가부장적 아버지 이태학(송승환 분)의 강권으로 원치 않는 결혼을 한 후 남편 남시훈(이무생 분)에게 가정폭력을 당하면서 이혼을 꿈꾸는 인물을 연기했다.
본가에서도, 새로 꾸린 가정에서도 '가족'에게 상처를 받은 서인은 동생만큼은 행복한 사랑을 하길 바랐다. 동생 정인(한지민 분)이 비록 오랜 연인 권기석(김준한 분)이 아닌 새 인연 유지호(정해인 분)와 결혼한다 해도 '마음이 가는 진짜 사랑'을 찾길 응원했다.
'봄밤'에서는 '진짜 사랑'이란 메시지를 강조하도록 정인과 서인 자매의 이야기를 대조시켰다. 정인이 달달한 사랑을 찾아갈 때 서인은 파경 직전의 아픔에 절규했다. 급기야 서인은 가정 폭력을 부인하는 남편의 뻔뻔함, 아버지의 시대착오적 발언에 칼을 빼들었다. 임성언의 설움이 폭발하는 연기가 안방극장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봄밤'은 두 남녀가 오롯이 사랑을 찾아가는 어느 봄날의 설레는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오는 11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봄밤이 어느덧 종영을 앞두고 있다.
▶촬영은 모두 끝마쳤는데, 시원섭섭하면서 촬영할 때 생각이 다시 났다. 아직은 아쉬운 마음이 크다.
-서인 역할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서인 역할이 '봄밤'에서 마지막에 캐스팅이 이뤄진 걸로 알고 있다. 예전에 '하얀거탑'을 한 후 감독님과 중간 중간 연락을 하고 지내다가 자연스레 작품을 같이 하게 됐다. 한지민 씨가 주인공을 하면서 자매 역으로 어울려 보인다고 말해주셨다.
-'봄밤' 애청자들이 많았다. 이 드라마만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초반부터 화제성이 많았고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은 것 같다. 멜로로서 영상미가 너무 좋았다. 안판석 감독님의 작품은 음악으로도 대사를 대신하는 표현들이 잘 이뤄지는 것 같다.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하면서, 영상을 몰입하면서도 볼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었다.
-안판석 감독과는 2007년 '하얀거탑'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예전에도 파워풀 하셨는데, 지금도 변함 없이 에너지가 넘치시더라. 호흡을 맞췄던 분들이 계셔서 장면 장면 흐름이 끊기지 않고 작업 현장의 흐름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서인이 설움이 많고 그걸 폭발시키는 인물이었다. 캐릭터 준비 과정이 만만치 않아 보였는데.
▶처음부터 결말을 알고 역할을 준비한 건 아니었다. 우리도 대본을 한 회씩 보면서 두 주인공의 이야기 속에 내 사정이 '사랑'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었다. 서인이가 불쌍했지만, 정인은 언니의 길을 안타깝게 보면서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게 된 것 같다. 나로서는 서인이 입장을 이해하다 보니 '어떻게 그러냐'는 말이 나오더라. 현장 안에서는 더 분통을 터뜨렸는데 격앙돼서 오히려 감독님께서 톤 조절을 해주시기도 했다. 조금 더 속 시원하게 보여드리고도 싶었고 현실을 대변해서 갚진 경험이었다.
-이무생과 말과 몸으로 격하게 주고 받는 장면이 많았다.
▶무생 오빠가 "나 원래는 그런 사람 아니야"라면서 액션을 촬영했다.(웃음) 감독님께서 대략의 동선을 주고 우리끼리 합을 맞췄는데, 최대한 리얼하게 촬영하려고 신경을 썼다.
-임성언과 이서인의 닮은 점이 있다면?
▶나도 잘 참는 편이다. 하지만 액티브 할 때도 많고 털털하기도 하다. 집순이는 아니다.
-한지민과 자매로 만났다.
▶지민 언니와는 예전에 잡지 화보로 활동이 겹친 때가 있어서 '봄밤'에서 만나고 되게 반가웠다. 그 반가움이 '자매애'로 연기가 된 것 같다. 익숙하고 좋은 감정을 장면 안에서 자매로 표현하며 깊어지려고 노력했다. 첫 촬영 때 지민 언니랑 찍는 신에서 감독님이 '진짜 자매 같아 보인다'고 해주셔서 마음 놓고 편안하게 촬영했다. 언니로서 자매의 예쁜 모습을 많이 생각했고, 나도 맏이라서 공감하며 연기했다. 실제로 최근에 내 여동생이 결혼하고 조카를 만나서 연기에도 도움이 됐다.
-실제 여동생과 있을 때는 어떤 모습인가.
▶실제 여동생과도 사이가 좋아서 동생한테 의지할 때도 많다. 내가 스케줄이 없을 때는 동생 출퇴근길을 도와주기도 하고 같이 맛집을 찾으러 다니기도 한다. 조카가 태어나면서 내가 이모가 됐는데, 조카가 너무 예뻐서 같이 보기도 한다. '봄밤'을 촬영하면서는 연애와 결혼 생활이 다른지 팁도 많이 들어봤다. 특히 서인이가 임신한 모습을 연기하면서 동생의 임신을 더 공감하게 됐다.
-'봄밤'을 촬영하며 느낀 '결혼'이란?
▶이 작품을 통해 '결혼' 자체에 대해 고민을 해봤다. 요즘 '결혼 예비학교'가 있던데 그런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도 들었다가 가정을 잘 꾸린 분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아직은 중심을 잘 못 잡겠다. 그간 역할로 만나온 결혼이란 개념은 부정적인 게 많았는데, 현실 임성언의 결혼 생활은 지혜롭게 가고 싶다.
-'퀸카'로 등극하며 임성언을 알린 계기가 된 KBS 2TV 예능 '장미의 전쟁-산장 미팅'이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나로선 기억해주시는 것에 감사하다. 16년 전의 방송임에도 기억해주시는 게 신기하다. 내가 참여한 것이고 흘러간 시간 속에 있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봄밤' 이후로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가.
▶작품을 만나는 것에 따라 캐릭터가 잡히겠지만, 30대 여성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싶다. 캐릭터의 고민, 갈등에 잘 몰입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봄밤' 시청자들에게 한 말씀.
▶'봄밤'을 통해 제 모습을 응원해주시고 서인이 역할에 대해 가슴 아프게 봐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나도 좋은 작품으로 만날 수 있어서 감사했고, 계속 자주 인사드리고 싶다. 데뷔 때부터 함께한 팬클럽에서 밥차랑 마카롱도 보내주셔서 너무 힘이 났다. 오랜 팬들이 있어서 지금도 잘 버티고 잘 활동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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