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우 감독 "김수현♥서예지 성장..우리는 '사이코지만 괜찮아'"[★FULL인터뷰]

발행:
한해선 기자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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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와 '철벽남'이 사랑에 빠졌다. 둘은 과거 사이코패스의 살인사건으로 비운의 굴레에 얽혔다. 사이코패스의 악행이 두 남녀의 '안 괜찮은' 모습을 만들었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남녀는 정신적 외상을 공유하고 사랑으로 서로를 치료했다.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이하 '사괜') 이야기다.


박신우 감독(41)이 '엔젤아이즈', '질투의 화신', '남자친구'에 이어 '사괜'으로 새로운 소재의 로맨스를 만들었다. '사괜'은 '공주'가 주인공이 아닌, '마녀'가 주인공인 결코 평범하지 않은 판타지 동화 같은 로맨틱 코미디. 이 변주의 스토리가 신선한 재미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안겼다.


'사괜'은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문강태(김수현 분)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고문영(서예지 분)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이야기. 최고 시청률 7.3%를 기록하고 종영했다. '사괜'은 극 후반 '괜찮은 정신병원'의 수간호사 박행자(장영남 분)가 고문영의 친모이자 사이코패스 도희재 작가였단 반전이 밝혀졌다. 문강태와 고문영은 자신들을 위협한 도희재를 경찰에 신고하고 둘만의 애틋한 사랑으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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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지만 괜찮아'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최고 시청률 7. 3%로 종영했다. 시청자 호응을 얻은 소감은?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기대에 못미처 죄송하고 끝나서 아쉽고 그렇습니다.


-주인공들이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괜찮아 사랑이야' 등 유사한 소재를 다룬 드라마와 차별점은?


▶'사괜'만의 차별점은 유쾌함과 가벼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처를 품고 있고 정신병원에 있어도 귀신이 나올 것 같은성에 살아도 농담은 던질 수 있는 인물들이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인물들입니다.


-주인공들의 트라우마, 정신 병동 사람들의 이야기, 자폐 스펙트럼(ASD)이자 발달장애 3급의 고기능 자폐(HFA)인 문상태 이야기를 다루기 조심스러웠을 텐데.


▶오히려 다른 시선으로 접근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전문가도 아닌데 어설픈 필터를 준비해서 끼면 왜곡만 심해질 것 같았습니다. 그냥 저랑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로 했고 제가 상상하거나 유추할 수 있는 가장 비슷한 상황을 떠올리며 접근했습니다.


-걸크러시를 넘어 마녀 콘셉트였던 고문영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납득시키려 했나.


▶그녀의 인생을 알기 전까지 그녀의 기행을 이해해줄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나름의 사정과 사연이 있다는 느낌 정도는 흘려두고 그녀의 인생이 드러날 때까지 잘 버티는 게 전략이었습니다. 그걸 버티기 위해서 그녀의 행동이 일면 귀엽거나 어떻게 보면 답답하지 않아서 속시원하고 다시 생각해 보면 매력적인 그래서 부럽기도 하고 대리만족을 주기도 하는 그런 캐릭터로 느껴질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작가님,서예지 배우와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고 그녀의 아픈 인생이 소개되고 그녀가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줄 때까지 욕먹는 거 두려워하지 말고 달려보기로 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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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강태가 철천지 원수의 가족인 고문영을 '사랑'으로 감싸안은 과정을 어떻게 그리려고 했나.


▶서로를 바라보는 게 고통일 수 있다는 점은 십분 공감합니다. 서로가 원한다면 서로를 위해서 헤어져도 그만입니다. 그런데 서로가 그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함께하는 게 더 좋겠다고 판단한다면 함께해야 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에 우리 드라마의 주인공들의 결말은 가족주의적인 결말이 아닙니다. 지극히 온전한 개인주의자로서의 성장입니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자신이 원하는 것을 건강하게 추구할 줄 아는 사람. 그래서 타인을 생각해 줄 여유를 갖게 되는 사람. 강태에게 문영이 묻습니다. '내가 좋아? 상태오빠가 좋아?' 강태는 '나는 내가 좋아'라고 답합니다. 강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건강하게 밝힐 줄 아는 사람이 됐습니다.


그런 강태가 고문영을 원했던 건 원수의 딸을 감싸안은 것이 아닙니다. 강태는 고문영이 자신의 곁에 있어주기를 원했습니다. 과거의 유산에 묶이지 않고 그냥 문영과 강태로 바라보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싫은 척하는 문영이를 졸졸 따라다닙니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확인시키고 그녀의 사랑도 확인받습니다. 바뀌어도 한참 바뀐 강태의 용기에 드디어 문영이도 성장합니다. 더욱 중요한 건 현재의 자신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강태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싸이코의 딸이라 사이코였던 문영이가 존중과 배려 애정의 표현을 한 번에 합니다. 부모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도희재와의 사연은 사실 어두운 과거의 트라우마일 뿐입니다. 과거의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 동안 이들이 이루었던 모든 변화와 성장은 무의미한 것이 됩니다. 죄는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제 생각에 강태와 문영이는 아주 괜찮은 ‘개인주의자’들입니다.


-김수현의 전역 후 첫 복귀작인 점과, 김수현과 서예지의 러브라인 연기를 본 소감은?


▶복귀작으로서 참 도전적인 선택을 했다는 점이 수현씨를 더욱 특별하게 보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충분히 자신에게 관심이 쏟아질 많은 역할이 있었는데 별 멋진 구석이 없는 강태를 택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시끄러운 말잔치들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강태를 끝내 완성해서 보여주었습니다. 두 사람의 멜로는 참 특별합니다. 너무나 상반되는 캐릭터여서 끌림보다는 부딪힘의 느낌이 있고 설렘보다는 절실함의 느낌이 강합니다. 그런 캐릭터적인 특성들을 잘 살려 가면서도 젊고 아름다운 남녀가 가까워짐으로써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연애감정에 대한 표현도 충실히 해주었습니다. 드라마의 주제에 연관되는 의미와 로맨스로서의 재미 모두 두 사람의 연기 덕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정세의 자폐 열연도 시청자들에게 호평 받았다. 오정세가 실제 자폐를 앓고 있는 첼리스트 배범준 씨와 만날 정도로 역할에 몰두했는데.


▶오정세씨는 배우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정말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가 가진 재능과 성실함, 열정과 책임감을 함께 작업하면서 끊임없이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작업의 기간동안 그가 너무나 좋은 사람인 것도 꾸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폐인을 쉽게 연기하지 않겠다는 그의 마음이 너무나 많은 연기와 일상의 행동을 통해 보여집니다. 제가 제멋대로 그의 생활을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또 다른 미담들이나 에피소드를 밝히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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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초반 고문영을 거인화 하는 등 파격적인 연출을 선보였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새롭게 신경썼던 연출법은?


▶초반에 대사보다는 지문이 많은 드라마였기에 직관적인 표현을 이룰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미지를 이용하는 연출을 자주 썼던 것 같습니다.


-'엔젤아이즈', '질투의 화신', '남자친구'와 '사이코지만 괜찮아'까지 박신우 감독이 추구하는 멜로는?


▶사실 추구했다고 할만한 거창한 건 없습니다. 멜로에 큰 관심이 없었어서 처음 시작할 때 그 감성을 이해하려고 엄청 노력을 했었고 이해한 걸 바탕으로 표현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습니다. 그 발버둥의 결과가 엔젤아이즈였는데 어쩌다보니 쭉 멜로가 있는 드라마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남자라서 여자의 입장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제는 남성의 시선도 여성의 시선도 아닌 순수한 관찰의 시점을 가져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자도 여자도 자신들의 연애처럼 공감하며 볼 수 있는 그런 멜로를 한 번 해보고 싶긴 합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우리 모두는 조금씩 미쳐있습니다. 그래서 모두 '사이코'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그래도 괜찮은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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