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가해자 '홈타운' 작가, 책임은 없고 논란만 남은[안윤지의 Whyr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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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지 기자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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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무리된 건 없다. 조현훈 감독이 성추행 가해 논란이 일고 3년 뒤 비밀리 복귀해 큰 파문을 일으켰지만, 방송은 계속된다.


최근 조현훈 감독이 tvN 수목드라마 '홈타운'(극본 주진, 연출 박현석)의 극본을 쓴 주진 작가와 동일 인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현훈 감독은 지난 2016년 영화 '꿈의 제인'으로 데뷔했다. '꿈의 제인'은 개봉 당시 독특한 스토리와 구성으로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출연 배우인 구교환, 이주영, 이민지는 상업 영화계 떠오르는 샛별이 됐고, 조현훈 감독은 제17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하지만 조현훈 감독이 2013년 인디포럼 폐막 뒤풀이 술자리에서 술에 취해 A씨를 성추행한 사실이 전해지며 충격을 안겼다. 조 감독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SNS으로 "사과의 마음을 전달하려고 했다. 다시 사과를 드리려 하였지만, 그것 역시 피해자 분께 부담과 고통이 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앞으로 일체의 공식 활동과 작업을 중단하고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라고 사과했다.


이후 3년 뒤, 조 감독은 주진이란 이름으로 복귀했다. '홈타운' 방영 초반, 신인 작가의 새 등장으로 보였으나 결국 필명을 바꾼 조현훈 감독이었다. 조 감독은 28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주진이란 필명의 작가는 내가 맞고 2013년 해서는 안 될 잘못을 영화계 동료에게 한 것또한 내가 맞다"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에도 지금도 그 일을 부정하거나 숨기려고 한 의도는 없었고 그 마음은 변치 않다. 난 그 일에 대해 여전히 끊임없이 되뇌이고 반성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홈타운'의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또한 "해당 논란을 뒤늦게 인지했다"며 후속 대처로 "작품 엔딩 크레딧에서 작가의 이름을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얼핏 완전히 끝난 걸로 보이나 해결된 건 없다.


조현훈 감독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미투'(#METOO) 운동은 사과 하나로 마무리 될 만큼 쉽게 시작된 게 아니다. 그저 높은 화제성을 원해서 폭로한 것도 아니다. '미투' 운동에는 사회적 목소리가 담겨있다. 단순히 폭로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 홀로 남은 피해자 아닌 함께 나아가자는 연대 등 수많은 뜻이 있는 운동이다. 절대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다.


지난 2018년쯤 부터 시작한 '미투' 운동은 여전히 사회 문제로 남아있다. 얼마 전 배우 허이재는 은퇴 계기가 촬영 현장에서 당한 성추행성 발언이라고 고백했고, 그룹 엑소 전 멤버 크리스를 향해 24명 이상 여성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이 외에도 '스쿨 미투' 등 고통받았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대중은 더욱 성범죄 문제에 귀기울이고 민감해졌다.


이런 시점에서, 조현훈 감독이 필명을 바꾸고 활동한 행동엔 과연 진정으로 "숨길 의도가 없었"는지 의심하게 만든다. 또 논란을 "늦게 알았다"란 이유로 이번 일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방송사, 제작사, 심지어 가해자 본인까지도 논란을 책임지지 않은 채 의문점만 남겼다. 여론의 반응도 좋지 않다. 특히 결국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대책이 "크레딧 이름 삭제"인 걸 지적했다. 물론 창작자의 피와 땀을 인증하는 건 크레딧이지만, 이름 하나 뺀다고 대중이 조현훈 감독의 작품임을 모를 수 없다는 의견이다.


'홈타운'은 유재명, 한예리, 엄태구의 조합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3회 방송 기준 2.6%란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번 논란으로 시청률이 내려갔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일부분 작품의 몰입도를 깨버린 건 사실이다.


주진 작가의 등장은 피해자에게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은, 조현훈 감독의 불명예스러운 복귀다. tvN도, 스튜디오드래곤도, 조현훈 감독도 이번 논란으로부터 온 타격은 피할 수 없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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