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모'가 왕이 된 남장여자, 왕을 사랑한 스승이란 현대적 감성의 새로운 클리셰로 설레는 청춘 사극을 선보인다.
8일 오후 KBS 2TV 월화드라마 '연모'(극본 한희정, 연출 송현욱, 이현석)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송현욱PD, 박은빈, 로운, 남윤수, 최병찬, 배윤경, 정채연이 참석했다.
'연모'는 쌍둥이로 태어나 여아라는 이유만으로 버려졌던 아이가 오라비 세손의 죽음으로 남장을 통해 세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러운 궁중 로맨스 드라마.
송현욱PD는 '연모'에 대해 "역사에 남겨지지 않은 숨겨진 왕, 자신이 여자임을 숨긴 채 삶을 산 왕의 관계 전복 로맨스이다. 궁중에서 펼치는 격정적이고 열정적이고 설레기도 하고 눈물 흘리기도 하는 드라마이다. 로맨스, 액션 활극, 정치, 코미디 등 여러 장르가 있다"고 소개했다.
배우들의 캐스팅 만족도에 대해 송PD는 "기획 단계부터 왕을 대한민국 여배우 중에서 누가 소화할 수 있을까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개연성이 성립될 수 있을까 싶었다. 박은빈 씨를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여자 왕인데 잘 할 수 있겠냐'고 물으니 당당하게 잘 할 수 있다고 말하더라. 그때 마음이 편해졌다. 촬영하면서도 준비된 배우 박은빈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로운 씨는 전작에서 잘생김과 남성미를 잘 보여줬다. 지운은 거기에 코믹스럽기도 하고 직진형이고 내면의 아픔이 있는 인물인데 이런 다중적인 모습을 누가 연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 로운 역시 첫 만남에서 지운이 걸어오는 것 같았다. 그런데 로운의 키가 너무 커서 이후에 남자 배우들 캐스팅을 할 때 로운의 키에 맞춰서 187cm 이상의 배우를 캐스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PD는 "남윤수 배우는 넷플릭스 전작을 재미있게 봤다. 여심을 녹이는 미소가 남심도 설레게 하더라. 무조건 촬영장에서 웃으라며 그 미소로 설득력을 줄 거라 생각했다. 키다리아저씨인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맞았다"며 "김가온은 눈빛이 중요했다. 최병찬 씨는 미스터리한 사연을 담은 슬프고 깊은 눈빛을 잘 표현했다"고 말했다. 또 "소은은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후반에 아픈 사랑을 해야하는 캐릭터다. 배윤경 씨가 전작과 다르게 우여곡절을 겪으며 촬영했다. 정채연 씨가 맡은 하경은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인데 마지막에 슬픈 순애보를 남긴다. 정채연 씨의 깨끗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보고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연모'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송PD는 "로맨스가 감정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야 호응을 얻을 수 있겠다. 90년대생 이후의 배우들이 함께하는데 현장에서 서로 깔깔거리며 재미있게 얘기한다. 이런 친구들이 내뿜는 에너지, 열정, 사랑이란 감정을 우리가 화면에 잘 담아내기만 해도 시청자들이 잘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출의 주안점으로는 "스토리의 개연성, 캐릭터의 개연성"이라며 "서로 연모하는 대상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여자를, 어떤 사람은 남자를 좋아하는데 비극적이기도 하고 재미있는 설정이 어떻게 캐릭터로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전국의 멋있는 자연과 우리나라 건축의 유려한 영상미를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은빈은 극중 남장 여자 왕세자 이휘 역을, 왕세자의 스승 서연관 정지운 역을 맡았다. 남윤수는 왕실의 종친 이현을, 최병찬은 휘의 호위무사 김가온을 연기했다. 배윤경은 이조판서의 외동딸 신소은을, 정채연은 병조판서의 막내딸 노하경을 연기했다.
'연모'에 출연한 이유로 박은빈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여인이 옥좌의 주인이 되는 이야기라는 소재 자체가 뛰어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꿈꿀 수 있지만 하지 못했던 역이기 때문에 새로운 꿈이 생기는 느낌이었다. 나만의, 내것의 용포를 입어보고 싶은 강렬한 욕망이 들었다. 내용 자체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며 "그동안 보지 못했고 앞으로 보기 힘든 희귀한 작품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로운은 "대본을 읽으면서도 애절하고 절절했다. 사극에 도전하고 싶었다"며 "박은빈 누나와도 연기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병찬은 "남장여자 왕이란 소재가 신선했다. 비밀을 푸는 스토리도 재미있었다"며 "김가온이란 캐릭터가 무뚝뚝해서 나에겐 낯설고 도전이었다"고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남윤수는 "사극이란 것에 도전할 게 많아서 해보고 싶었다. 대본을 보면서 이현이 대사했을 때 설레는 포인트가 있어서 매력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배윤경은 "전작을 감독님과 함께해서 신뢰가 있었다. 소재도 좋았고 신소은 캐릭터가 매력이 있었다. 또래 배우와 작업하는 것이 좋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정채연은 노하경이란 인물에 대해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인물이다. 세상을 맑고 밝게만 바라보는 친구"라며 "그런 친구가 온 마음 다해서 사랑하는 왕을 만나게 됐다. 감정 변화를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박은빈은 그동안 역사의 왕이 남자 이야기였는데, 여자 왕이 어떻게 시청자를 설득시킬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과제였다며 "선례가 없던 역할이다 보니 남장 여자의 역이 어색했던 것도 있다. 휘라는 사람 자체를 설득시키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 남자친 척하기 보다는 남자로서 자라온 모습이 자연스럽게 초점을 맞췄다. 남자처럼 하지만 여인인 태를 감출 수 없어서 사람들의 의심을 받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였다. 남자, 여자를 나누기보다는 휘 자체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지운 역의 매력을 묻자 로운은 "거침없는 부분이 매력이다. 휘는 자신의 주위 사람을 지키기 위해 정체를 숨겼다면 지운이는 그럴 이유가 없는 인물이다. 그런 점이 서로에게 매력으로 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모'의 시청 포인트로 박은빈은 "관계성 맛집이다. 인물들이 다 입체적이다. 휘는 삶의 위협을 타는 아슬아슬한 삶을 살지만, 속절없이 지운에게 감정이 증폭하는 게 재미있게 보일 것이다. 관계가 전복되고 어디서 보지 못한 클리셰들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원작도 좋았는데 한희정 작가님이 더욱 확장된 이야기로 써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본을 후루룩 빨리 읽고 있고 엔딩을 기다리고 있는데 보시는 분들도 그런 재미와 영상미를 보시고 잘 이입할 수 있겠다.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서사에 이입하면 서사와 내용 자체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로운은 "가짜가 진짜가 되는 순간들이 있더라. 지문, 대사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에 놓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많았다. 휘와 지운은 왕을 사랑하는 스승이란 관계성이 키포인트"라고 말했다. 촬영장 호흡을 묻자 로운은 "은빈 누나가 많은 배려를 해주고 있다. 내가 은빈 누나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인 것 같다"고, 박은빈은 "나도 좋은 파트너를 만나서 좋았다. 로운 배우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큰 열의를 갖고 있어서 든든했다. 나 자체로 지운이라고 느낀 순간이 많았다. 호흡은 최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연모' 촬영장 분위기메이커로 최병찬이 지목됐다. 최병찬은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 "또래들이 많아서 소통이 잘 된다. 가장 좋은 부분은 각자의 의견이 잘 제시되고 그림이 잘 만들어졌다. 항상 행복한 촬영이었다"고 말했다.
박은빈은 '연모'의 아름다운 미장센을 자랑하며 "저희가 4월 말부터 촬영하면서 예쁜 장면을 담고자 방방곡곡을 다녔다. 대본에서 뿜어져나오는 정취를 영상화로 공들여서 해서 한 장면 한 장면마다 소중하게 그렸다. 신들이 어떤 것 하나도 버릴 수 없다"고 자랑했다. 로운은 극중의 명장면으로 "'선녀와 나무꾼' 같은 느낌의 장면이 있다"고 궁금증을 자극했다.
남윤수는 "친구로서 지운과 휘에게 속마음을 얘기하는 장면이 명장면이 아닐까 싶다. 서로 어긋나는 모습도 재미있게 나올 것"이라고, 최병찬은 "내가 호위무사로 휘 옆에 있으면서 많은 일이 일어난다. 비밀을 알게되는 순간도 명장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배윤경은 "소은이가 조선의 신여성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소은이가 지운이에게 먼저 호감을 갖고 돌진하는 모습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고, 정채연은 "각자의 캐릭터의 첫만남이 꽁냥꽁냥하고 재미있다"고 전했다.
'연모'는 11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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