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한해도 예능계는 치열했던 각축을 벌였다. 마치 팽팽한 힘을 겨루고 있는 야생과도 같았다. 그 중에서도 KBS 예능은 웃음이 가득했다.
남에게 말 못할 시청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스타들의 속 깊은 마음을 보고, 멘토들이 자신의인생의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했다. 여기에 야심한 시간 출출한 배를 달래주는 '야간매점'도 활약했다.
각종 예능프로그램과 함께 예능인들도 같이 돋보였다. 거침없는 입담과 깨알 몸 개그로 기존의 입지를 굳힌 스타가 있다면 '예능 늦둥이'로 입문해 온 몸을 던진 스타도 있었다.
2012년 KBS 예능을 반짝반짝 빛나게 한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을까. 코너, 출연자 상관없이 정한 팀 셋. 투표권이 있다면 어디에 행사하고 싶을까?
후보 1. 김승우, 주원, 성시경, 차태현 '1박2일'팀
"망했어요? NO!"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팀의 활약이 대단했다. 강호동을 비롯해 시즌1 멤버들이 독보적인 예능인으로 군림했기에 시즌2 멤버들의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기존 멤버 엄태웅, 이수근, 김종민과 함께 새 멤버 김승우, 차태현, 성시경, 주원이 합류했다.
평소 예능과 거리가 멀어보이던 스타들이 과감하게 한 몸 던졌다. 지난 2월 첫 방송에서 어색하게 만드는 열매를 먹은 듯 긴장감 가득했던 이들이 어느 순간 예능에 적응하더니 180도 달라졌다.
모두의 우려와 달리 그들만의 '1박2일'을 꾸려갔다. 7명의 정예멤버들은 '1박2일' 전매특허 입수는 기본, 각종 복불복 게임, 코믹분장, 시청자들을 위한 음악회 등 각종 아이템으로 주말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졌다.
평소 입담이 화려했던 차태현, 막내 주원도 얼굴과 다른 반전행동으로 웃음을 선사했지만 김승우와 성시경의 역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승우는 중후했던 맏형에서 '김나댐'이 됐다. 틈틈이 저녁 복불복 게임에서 보여준 범상치 않은 골반 움직임으로 예능 늦둥이에 완벽히 적응했음을 알렸다.
성시경 역시 '성발라'에서 '성충이'가 됐다. 성시경의 엄청난 키와 덩치를 자랑하듯 그는 쉴 틈 없는 식탐과 힘자랑을 선보였다. 여심을 사로잡았던 성시경의 반전 이미지는 이젠 뭘 해도 성충이로 친근하게 다가왔다.
이 사람을 빼놓을 뻔 했다. 새피디 최재형PD 역시 만만치 않았다. 방송노출을 부끄러워하면서도 때로는 진지하게,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늘 허를 찔렀다. 제 8의 멤버 어떤가요.
후보2. 주상욱, 김준호 '남격'팀
"주서방과 까불이의 품격"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 팀도 큰 변화를 겪었다. 멤버와 제작진이 교체됐다. 연출자 정희섭PD를 필두로 배우 주상욱과 개그맨 김준호가 새 식구가 됐다.
워낙 기존 남격 멤버들이 다른 리얼 예능에서 볼 수 없는 개성강한 캐릭터였기에 두 사람의 모습은 어딘가 묘했다. 주상욱은 예전의 이정진처럼 '비덩'(비주얼 덩어리)였고 김준호는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벗어나 리얼 버라이어티에 도전했다.
두 사람은 생각보다 처음부터 잘 자리 잡았다. 주상욱은 예능 우량주다운 모습으로 활력소가 됐다. 김준호는 타고난 예능감으로 '까불이'라는 캐릭터를 갖게 됐다. 두 사람은 남격에서 하는 각종 미션을 하면서 원년멤버 같은 포스를 뿜어냈다.
'철인3종경기'에서는 예상외의 실력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으며 '패밀리합창단'에서는 미니코너로 웃음을 선사했다.
주상욱 경우는 이경규와 함께 '욱쇼'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과 달리 사소한 것에도 욱하는 모습은 '이래야 남격 멤버지'를 느끼게 했다. 김준호 역시 미워할 수 없는 행동으로 '남격'의 분위기를 상승 시켰다.
기존 멤버들 역시 흐트러짐 없이 묵묵히 이어갔다. 이경규의 욱, 김태원의 예측불가 발언, 김국진의 적재적소 토크, 이윤석과 윤형빈의 노력파 개그는 2013년에도 남격멤버들이 보여줄 활약에 기대를 모으게 한다.
후보3. 명불허전 유재석. '해투3'팀
"스타의 추억을 음식으로"
KBS 2TV 대표 장수 예능 '해피투게더3'도 여전히 저력을 과시했다. MC 유재석과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은 한 편의 콩트를 보듯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개그콘서트' 인기 주역들 김준호, 허경환, 최효종, 김원효, 정범균이 중간 투입됐다.
이들은 각자의 유행어를 활용하며 게스트들을 소개, 토크 중간에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기존 사우나 토크와 새롭게 선보인 콘셉트 야간매점은 호평을 얻었고 세트장까지 확장했다. 뜨거운 인기의 결과였다.
방송시간이 시청자들이 가장 배고파할 시간대다 보니 더 몰입을 높였다. 여기에 조리도 간단하고 가격이 저렴한 음식들이 대거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신보라의 '비빙수', 박진영 '깨깨오톡' 등 기발한 음식들은 메뉴에 등극했다.
방송직후에는 관련 음식들이 검색어를 장악하기도 했으며, 블로그, SNS를 통해 시청자들이 직접 조리한 인증샷이 등장해 프로그램의 힘을 느끼게 했다.
'괜히 장수프로그램이 아니구나' 라는 싶을 생각이 들 정도로 올해도 '해피투게더3'은 목요일 예능을 책임졌다. 다음에 또 어떤 변화를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