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케이블TV, 자본과 창의력 결합의 좋은 예

발행:
문완식 기자
[2012 케이블TV 결산①]
사진


한때 케이블은 지상파의 아류쯤으로 여겨졌다. 제작비가 저렴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들로 매워졌고, 특별한 방송시간대 없이 재방, 3방이 계속되며 지상파 프로 시청 사이 '시간 때우기'용 채널쯤으로 인식됐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케이블TV가 달라졌다.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이제 지상파 프로쯤은 우습게 여길 정도로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히 다지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예능, 드라마 가릴 것 없이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나타내기 시작했다. 가히 2012년은 케이블이 무서워진 해 원년이랄 수 있을 것이다.


◆CJ E&M, 자본과 창의력 결합의 좋은 예


케이블 변화의 원년을 이끈 것은 단연 CJ E&M 방송부문이다. tvN, 엠넷, 온스타일, OCN, 올리브 등 20개 이상 채널을 거느린 MPP(복수채널사용사업자, Multi Program Provider)인 CJ E&M 방송부문은 수백억 원대의 프로그램 제작 투자, 지상파 유명PD 영입 등을 통해 막강 라인업을 구축했다.


빅히트 상품인 엠넷 '슈퍼스타K'는 올해 시즌4 역시 지상파 오디션프로그램을 능가하는 화제를 모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지상파에서 비슷한 프로들을 계속해 쏟아내고 있지만 엠넷만의 DNA를 따라잡기는 힘든 상황이다.


'슈퍼스타K'같은 창의적인 예는 tvN 채널에서도 두드러졌다. '개그콘서트'만이 공개 개그프로의 명맥을 있고 상황에서 '코미디 빅리그'의 선전은 눈길을 끌었다. 갈 곳 없는 개그맨들에게 무대를 만들어주고 다시금 재활의 의지를 심어줬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SNL코리아'는 지상파와 차별화를 넘어 케이블 채널만의 장점을 살리며 또 하나의 성공신화를 썼다. 'SNL코리아'는 올해부터 과감히 '19금(禁)' 방송을 시도, 성인 개그의 또 다른 장을 열었다. 지상파가 '지상파'라는 울타리에 갇혀 차마 시도조차 하지 않은 부분을 해낸 것이다. 대선 정국에 맞춰 '여의도 텔레토비'라는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제는 장수 프로그램이 된 '현장토크쇼 택시' 역시 새로운 토크 포맷으로 국내 방송 토크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끊임없는 차별화 시도가 '정체성' 만들어


CJ E&M의 성공은 차별화를 위한 끊임없는 시도, 도전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올 한해 방송가 최대 핫이슈 중 하나인 tvN '응답하라 1997'은 CJ E&M의 창의적인 도전이 만들어낸 걸작 중의 하나다.


'복고'는 방송을 넘어 올 한해 한국 문화산업의 한 코드였다. 7080콘서트나 영화 '건축학개론'의 흥행 등은 그러한 코드의 일면이다. '응답하라 1997'은 그러한 복고에 H.O.T와 젝스키스로 대변되는 '원조 빠순이'들의 얘기를 잘 버무려내며 '대박'을 일궈냈다. 근래 케이블 자체제작드라마가 활성화되면서 '막돼먹은 영애씨', 'TEN', '뱀파이어 검사' 등 화제작들이 등장했지만 '응답하라 1997'만큼은 아니었다.


'응답하라 1997'은 잘 알려졌다시피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만들었던 신원호PD와 이우정 작가가 Cj E&M으로 이적해 만들어낸 첫 작품. 예능PD가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시도한 것이나 이를 믿고 지원해 준 CJ E&M의 '남들과 다른 사고'가 만든 합작품인 셈이다.


군대이야기를 정극 형식으로 다룬 '롤러코스터2'의 '푸른거탑'이나 국내 최초 생방송 버라이어티인 '세 얼간이' 등은 결코 기존 지상파에서는 나올 수 없었을 '창조의 산물'이었다.


'맏형' CJ E&M의 이런 시도들은 다른 PP들에도 영향을 미쳤고, 또 다른 MPP인 티캐스트 계열 E채널 토크쇼 '특별기자회견', 시트콤 '단단한 가족', 현대미디어 계열 여행채널 ONT '김창렬 한민관의 캠핑왕' 등도 자체제작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케이블의 부흥..그러나 갈 길은 멀다


케이블은 이처럼 지난 1995년 첫 선을 보인 이후 17년 만에 최대 부흥기를 맞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케이블계의 맏형' CJ E&M이 올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지만 이는 집중적인 자본투자가 있어 가능했던 것. Cj E&M 외 여타 PP들이 그 같은 투자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CJ E&M조차 올해 드라마부문에 8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했지만 예능프로그램에 비해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월화, 수목드라마 체제를 갖추는 등 시청자를 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빅 히트'작은 내놓지 못했다.


시청자들의 눈길을 어느 정도 사로잡은 예능프로 역시 프로그램 앞뒤로 '코리아'가 붙는 판권수입 프로그램이 많은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해외에서 인정받은 프로그램을 우리식으로 바꿔 만들어 내는 것은 안정적이라는 장점은 있지만 여러 제약으로 인해 분명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재능오디션으로 지난해 시작한 '코리아 갓 탤런트'가 올해 생방송 대결을 단 4일 만에 몰아치기식으로 파행적으로 진행된 것은 무조건적인 포맷 수입의 부작용의 한 예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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