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블채널 올리브 '마스터셰프코리아'(이하 마셰코)는 국내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효시다. 지난 2012년 시작, 올해로 네 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올해 시즌4에는 심사위원에 변화가 생겼다. 기존 잘생긴 외모로 인기를 모았던 강레오 셰프 대신 송훈(38) 세프가 새로 합류한 것.
강레오 셰프는 세 시즌 연속 '마셰코'에 심사위원으로 참여,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인물. 촌철살인의 심사평으로 '마셰코'의 상징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했기에 송훈 셰프로서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앞서 진행된 '마셰코' 시즌4 제작발표회에서 강레오 셰프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면서 "저만의 심사평을 기대해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뚜껑이 열렸다. 지난 3일 '마셰코4' 첫 방송에서 송훈 셰프는 냉철한 심사에 더해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줌으로써 '마셰코 심사위원 송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전 세계 각지에서 온 수백 명의 도전자들 앞에서 겸손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뉴욕에 있는 요리 학교를 나와서 맨해튼 레스토랑에서 정말 피땀 흘려서 열심히 일했다"며 "왜냐하면 저에게는 정말 훌륭한 멘토 셰프들이 많이 계셨다. 저는 두 심사위원보다 연륜은 부족하지만 제 경험을 십분 살려 여러분의 멘토 셰프가 되겠다"고 차분하지만 강인한 어조로 도전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믿음이 가는 송훈 셰프의 말이었지만 '마셰코'는 요리 서바이벌이자 예능프로그램. 방송 초반 너무나도 진지한 모습에 '송훈 셰프가 과연 '마셰코'만의 재미를 살릴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송훈 셰프는 그러나 방송이 진행되면서 그 같은 '우려'가 기우에 불과했음을 알게 했다. 본인 스스로 "스토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듯 그는 도전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응원했다. 깜짝 반전도 보여주고, 미처 예상치 못한 모습도 보여줬다.
이날 일식요리사 최민철의 심사에서 그는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붙이고 직접 광어 '두장뜨기' 실력을 선보였다. 능숙한 그의 칼솜씨는 "요리에 있어 완벽을 추구한다"는 그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해 준 장면이었다.
인간미도 드러났다. 무직자 윤남노 심사에서 "남노는 키워주고 싶다"는 속내를 허심탄회하게 드러내 윤남노가 감격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
'빈틈'도 드러냈다. 이날 첫 회에서 시종일관 묵직한 표정을 보여줬던 그는 얼굴에 녹색 칠을 하고 등장한 김희규를 보고 끝내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방송 화면에는 얘기하는 김희규의 뒤로 웃음을 찾느라 허리까지 꺾은 그의 모습이 잡혀 웃음을 안겼다.
송훈은 긴장이 누그러졌는지 도전자 강수연에게 호감을 드러내는 김훈이 심사위원을 넌지시 놀리기도 했다.
'마셰코4' 첫 방송을 통해 드러난 송훈 셰프는 일단 '합격점'이다. 그는 진지함, 실력, 유머감각 등 자신의 매력을 이날 살포시 드러냈다. 강레오 셰프와 차별화도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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