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리와이코프레이션(3Y CORPORATION)이 또 하나의 화제작을 낳았다. '가짜사나이', '머니게임'에 이어 최근 공개된 웹예능 '파이트 클럽'이다. 그동안 리얼 서바이벌을 보여준 쓰리와이코프레이션은 서바이벌 생존의 원초적인 소재인 '진짜 싸움'을 담아내 관전 포인트를 만들었다. 격투 경험자들의 살벌한 링 싸움, 엔딩 맛집의 '파이트 클럽'은 1500만 누적조회수, 매회 평균 3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시청자를 이끌었다.
'파이트 클럽'은 총 상금 1억을 위해 모인 14명의 파이터가 168시간 동안 외부와 단절된 극한의 상황속에서 각자의 파이트 머니를 걸고 싸우는 리얼 격투다. 로드FC와 쓰리와이코프레이션이 기획, 제작하고 카카오TV, UFC 종합격투기 선수 정찬성 유튜브 채널 'KoreanZombie 코리안좀비'에서 8부작이 공개됐다.
'파이트 클럽'은 1번 설영호, 2번 이길수, 3번 고승범, 4번 이준모, 5번 송지훈, 6번 차영훈, 7번 손지훈, 8번 이청수, 9번 이장한, 10번 로스, 11번 정진섭, 12번 이성원, 13번 이동원, 14번 조준이 각각 MMA, 레슬링, 복싱, 킥복싱, 주짓수, 무에타이, 합기도, 태권도의 서로 다른 기술을 갖고 싸웠다. 1번 설영호, 11번 정진섭, 8번 이청수, 12번 이성원이 상 등급에서 최종 우승했다.
'파이트 클럽' 배철순CP가 화상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나 뒷이야기를 전했다.
-'파이트 클럽'의 기획 의도는?
▶내가 격투기를 좋아한다. 한국 선수의 경기를 찾아보는 걸 생각하면서 사람들이 멋있는 경기만 소비하는 게 아니라 스토리를 만들고 응원하는 사람을 만들어서 소비하게 하고 싶었다. 돈이란 목표를 걸고 시청자들에게 몰입하게 하고 싶었다.
-쓰리와이코프레이션의 전작 '가짜사나이', '머니게임'이 흥행에 성공한 터라 '파이트 클럽'도 그만큼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을 것 같다.
▶앞의 세 작품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할까 부담이 컸다. 선뜻 기획을 못하고 있었다. 레귤러 콘텐츠도 기획하면서 연예인들에게도 콘택트 했다. 내가 훨씬 재미있어하는 걸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로드FC 측에서 연락이 왔다. 거기서 다음에 '격투기 콘텐츠'를 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 격투란 콘텐츠의 소재 자체가 좋았다. '가짜사나이'는 '진짜 사나이'라는, '머니게임'도 좋은 원작이 있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라 기획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획은 100% 저희의 인하우스로 이뤄졌다. 기획 포맷을 다 짜고 PD님들에게 말을 한다. PD님들이 같이 동의해서 기획을 했다. 이번엔 전문적인 촬영팀을 고용하려고 했고, 인서트캠을 시도했다. 영화 같은 촬영을 하려고 했다.
-'파이트 클럽'의 성공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회사에서 만드는 콘텐츠가 그래왔듯이 '파이트 클럽'도 나이브함이 있었다. 우리 프로그램은 거의 노컷으로 갔다. 시청자들이 참가자들의 희로애락을 함께 느끼며 호흡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의 섭외 과정은 어땠나. 섭외 기준이 따로 있었을까.
▶섭외 과정이 녹록치 않았다. 로드FC 커뮤니티에 공고 글을 올렸는데 처음에 반응이 거의 없었다. '가짜사나이', '머니게임'은 수 천 통의 지원 메일이 왔는데 이번엔 마이너한 성향도 있었던 것 같다. '파이트클럽'은 자신이 싸울 줄 알아야 나갈 수 있어서 출연자 폭이 좁을 거라 예상했다. 그래서 출연자 폭이 좁은 대신 체급을 늘리려고 했다. 내가 영화 '파이트 클럽'을 좋아했어서 그런 거친 느낌을 주고 싶었다. 지원자 풀을 보니 이런 느낌을 가져가도 되겠다 싶었다. 참가자들이 야망을 보고 온 사람들이어서 스토리를 보여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체급이 큰 대신 경력이 낮거나 체급이 작으면 경력이 높거나 밸런스를 맞추려고 했다.
-실제 격투를 하는 촬영이라 연출에 주의가 더 필요했을 텐데.
▶나는 이 콘텐츠를 마지막으로 콘텐츠 제작을 안 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며 연출했다.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안전'에 가장 많이 유의했다. 전 UFC 선수 김동현 씨에게도 찾아가서 룰을 물어보며 시청자들이 불쾌하지 않으면서 거친 느낌을 주려고 공을 많이 들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회차는?
▶2화부터 사실상 1화라고 보여서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2화에서 감정 싸움부터 담아서 마음에 들었다
-14명의 참가자 중 애정이 갔던 참가자가 있었나.
▶12번 참가자 이성원 씨다. 12번 참가자는 SDT 특수부대 출신이어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했는데, 다친 상황에서 우리가 '다음 기회가 있다'고 말했는데도 상 등급까지 이기면서 어느 순간 우승했더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인상적이었다.
-1번 설영호, 2번 이길수가 화려한 언변의 '예능형 캐릭터'로 활약했다.
▶콘텐츠를 재미있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한 분들이다. 설영호 씨는 참가자들이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을 때 아프리카 BJ를 한 분이어서 그런지 참가자들끼리 통성명하고 말문을 틀 수 있게 해주셨다. 1번을 중심으로 참가자들이 모인 모습이 재미있었다. 설영호 씨가 꿰뚫어 본 부분도 재미있었다. 이길수 씨는 현장에서 눈에 많이 띄는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인터뷰 때가 되니 단단히 마음 결심을 하고 오셨는지 재미있는 멘트를 많이 해주셨다. 7번 손지훈 씨와 싸워서 진 이후에 상황을 설명하며 '내가 더 센 거 아니냐'고 말한 게 기억에 남는다.
-최종 우승자 1번 설영호, 11번 정진섭, 8번 이청수, 12번 이성원 중 우승할 거라고 예상한 참가자가 있었는지.
▶나도 처음에 누가 우승을 할 지 많이 생각해 봤고 예상을 많이 했는데, 8번 이청수 씨 빼고는 한 분도 예상하지 못했다. 설영호 참가자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좋아서 캐스팅 했고, 정진섭 참가자는 맹목적인 캐릭터가 좋았다. 경력이 6개월 정도로 짧았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주셔서 놀랐다. 이성원 참가자도 끝까지 싸운 모습에 놀랐다.
-그 외에 기억에 남는 참가자는?
▶4번 이준모 참가자가 아쉬웠다. 이준모 참가자가 설영호, 정진섭을 이긴 적이 있는 걸 보고 투지가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안에서 멘트가 많지 않아서 잘 담기지 않아 아쉬웠다.
-'파이트 클럽' 시즌2 제작 계획도 있는지?
▶시즌2는 내년 초쯤부터 기획을 할 예정이다. 시즌1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게 많았기 때문에 시즌2에선 그런 부분을 보강해서 더 재미있는 스토리를 보여주고 싶었다. 시즌1에서 자진 퇴소가 많았는데, 시즌2에서 콘텐츠의 다양성을 살리고 싶다. 하루에 싸울 수 있는 횟수를 좀 줄여야겠다. 세 번까지 하루에 싸울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싸우란 것은 아니었다. 뜨거운 분들이어서 그런지 한계까지 달려가더라. 참가자들이 어떤 갈등 관계를 풀어갈지 등 파격적인 연출을 하려고 한다.
-13번 이동원이 전문 격투 경험이 없었음에도, 허리 통증을 안고 참가자들의 투표 지목으로 청소, 급식 당번을 맡아 '애잔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자진 퇴소했다.
▶이동원 참가자도 의지가 컸다. '다른 참가자들을 짓밟아 주겠다'는 말도 해서 좋았다. 이동원 참가자가 급식 당번이 된 후에 조준 참가자를 격투 상대로 고른 걸 보고 '역시 의지가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안에서의 활동을 참가자들에게 전부 맡겼다 보니 이동원 참가자가 허리가 아픈 상황도 있었고 안에서의 급식, 청소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설영호 참가자가 말한 후에 이동원 참가자가 다행히 청소를 해주셨다.
-대부분 전문 격투 경험이 있는 참가자들 사이에서 10번 로스, 13번 이동원, 14번 조준은 격투 경험이 없는 참가자였다. 이들의 캐스팅은 어떻게 가능했나.
▶이길수 참가자는 킥복싱, 복싱을 한 적이 있었지만 MMA는 한 적이 없었다. 다른 출연자들도 서로 다른 종목을 하지 않은 것이 있어서, 그런 걸로 봤을 때 로스, 이동원, 조준 참가자가 다른 참가자와 크게 환경에서 차이는 없다고 생각했다.
-설영호는 '파이트 클럽'을 계기로 프로 선수로 진출하게 됐다.
▶설영호 참가자가 프로그램 이해를 잘 하고 있어서 내러티브를 잘 풀고 싶었다. 설영호 참가자가 손이 아픈데 괜찮을까 싶었는데 프로 선수로 데뷔한다니 놀라웠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남성들의 취향을 저격한 콘텐츠를 주로 선보였다. 특정 시청층을 고수하는 편인가.
▶내가 2030 남자이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걸 위주로 만들다 보니 여성향적인 콘텐츠를 만든다고 하면 일처럼 느껴질 것 같다. 아직은 그쪽을 시도할 생각은 없다. 앞으로도 2030 남자쪽으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한다.
-'파이트 클럽'이 초반 캐릭터 설정과 신경전의 스토리, 엔딩 맛집 편집의 재미를 줬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참가자들의 격투가 짧게 편집되고 자진 퇴소자가 많아지는 등 다소 임팩트가 떨어지기도 했다.
▶애초에 생각을 잘못한 것 같다. 사람들이 이후에 체력을 아끼면서 할 거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더 불태워서 하시더라. 계속 경기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저희쪽 의료진이 상태를 보고 참가자들이 자진 퇴소를 하게 된 경우가 많았다. 출연진이 많이 지쳐있어서 뒤로 갈수록 싸움의 퀄리티가 떨어져 보여서 격투 장면을 타이트하게 편집하고 나중에 풀버전을 보여주려고 했다.
-참가자들의 심리 싸움이나 부상, 자진 퇴소 등 변수가 많아 보였다.
▶날씨가 불편한 상황이 있었다. 우리가 출연자 과거 검증을 하고 참가자를 선정했는데, 호전적인 분들이 오셨음에도 논란이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격투한 분들에게도 부드러운 부분도 있구나 싶었다. 자진 퇴소는 부상 때문에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다. 그래서 14명으로 시작한 것이다.
-'파이트 클럽'은 영화 같은 연출도 돋보였다.
▶딱히 미술팀이나 세트팀을 쓰진 않았다. '머니게임'처럼 우리가 직접 발로 뛰었다. 내가 공대를 다닌 적이 있어서 도면을 그렸고 전기를 잘 하는 PD가 배선을 추가했다. '머니게임'을 같이 한 인테리어 업체에게 물어보며 작업했다.
-그동안 서바이벌 콘텐츠를 주로 보여줬다. 다른 콘셉트도 구상 중인지?
▶일단 내가 좋아하는 게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관찰하고 사람들이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는 걸 담는 것이다. 앞의 프로그램들이 그런 성향을 띠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당분간은 서바이벌 콘텐츠를 할 것 같다. 장기적으론 드라마와 영화 같은 스크립트 콘텐츠도 만들어보고 싶다. 나만의 색다른 콘텐츠를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다. 서바이벌 콘텐츠로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은 다 보여드리고 싶다.
-이후에 예정된 제작 프로그램은?
▶유튜버 공혁준 씨와 '생존남녀 : 갈라진 세상'을 준비 중이다. 12월 중에 공개될 것이다. 되게 재미있는 콘텐츠가 나올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유튜버 진용진이 기획한 MBC '피의 게임'이 방송되고 있고, 추후 유튜버 김계란이 기획한 '슬기로운 용병생활', 유튜버 공혁준이 기획한 '생존남녀 : 갈라진 세상'도 공개 예정이다. 쓰리와이코프레이션이 전반적으로 추구하는 재미와 메시지는 무엇인가.
▶저희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은 '우리가 재미있는 걸 하자'는 걸 목표로 한다. (김)계란님과 (진)용진님이 앞에 서 있는 걸로 사람들이 인식을 하고 있고 그 다음에 나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크리에이터라고 하면 '유튜버'를 생각하는데, 우리는 계란님도 크리에이터도 PD들도 모두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것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게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인가를 많이 생각하면서, 평화롭게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 따로 메시지를 생각하진 않고 재미있는 걸 만들자는 생각으로 놀듯이 만들고 있다.
-흥행작이 많아지면서 차기작을 선보일 때 부담이 커지진 않나.
▶부담감이 매우 크다. 하지만 내가 저지른 일이고 저희 팀이 한 것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지만 즐겁게 극복하려고 한다. 한편으론 우리끼리 실수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전작들이 과분하게 많은 관심을 받아서 부담이 크지만 재미있게 풀어내자고 생각하고 있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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