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인 고(故) 송해의 마이크를 이어 받은 김신영이 "전국노래자랑"을 외친다.
KBS 1TV '전국노래자랑' 측은 지난 8월 29일 "'전국노래자랑'의 고 송해 선생님을 잇는 후임 MC로 김신영이 선정됐다"라고 밝혔다.
지난 1980년에 첫 방송한 '전국노래자랑'은 대국민 참여형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이자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노래 자랑을 펼친다. 긴 명맥을 이어온 만큼, '전국노래자랑'엔 화제의 인물도 많았다. 먼저 손담비의 '미쳤어'를 가창한 '할담비' 지병수 씨, 뛰어난 랩 실력을 보여준 '할미넴' 최병주 씨,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을 불러 '연어장인'이란 별명을 얻은 이정권 씨 등이 있다. 타 오디션 프로그램에선 볼 수 없는 인물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이들을 직접적으로 만나는 MC의 역할은 '전국노래자랑'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다. 출연자를 돋보이게 해야 하는 건 물론 숨어있는 장기를 끌어내야 했다. 이는 가수 고 이한필을 시작으로 이상용, 고광수, 최선규가 맡아왔고, 1988년부터는 고 송해가 마이크를 잡고 34년간 이끌었다.
고 송해의 진행 실력은 말할 것도 없이 훌륭했다. 재치있는 말은 물론 생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실수 하나 없이 비연예인들을 진두지휘했다. 이렇게 34년간 활약한 고 송해는 한국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5월 KBS에 따르면 송해의 업적이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기네스에 등재된 부문명은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다. KBS와 송해는 기네스에 기록 도전 신청과 함께 관련 자료를 제출했고, 기네스 전문 심사위원단은 검토, 보완 요청 등을 거쳐 면밀하게 심사한 후 세계기록 등재를 최종 확정했다.
업적을 이뤄낸 송해가 세상을 떠난 이후 '전국노래자랑' MC석은 공석이 됐다. 오랜 세월동안 시청자를 울고 웃겼던 자리인 만큼, 후임 MC에 대한 이목이 집중됐다. 후임 MC 유력 후보로는 이상벽, 이수근, 이찬원 등이 언급됐으나 김신영이 선정됐다. '전국노래자랑' 김상미 CP는 "김신영은 데뷔 20년 차의 베테랑 희극인으로 TV, 라디오뿐 아니라 최근에는 영화계에서도 인정하는 천재 방송인"이라며 "무엇보다 대중들과 함께 하는 무대 경험이 풍부해 새로운 전국노래자랑 MC로서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송해 선생님의 후임이라 어깨가 무겁겠지만 잘해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신영이 보여 줄 새로운 전국노래자랑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MC 김신영은 확실히 새롭다. '전국노래자랑'은 아무래도 장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고전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화제의 인물 역시 2030세대는 극히 드물며 시청 타겟층 또한 5060세대 이상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김신영이 투입되니 프로그램 자체가 어려지는 느낌이다. 김신영이 데뷔 20년차라고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트렌디함과 센스다. 시대가 변할 때마다 그룹 셀럽파이브, 둘째 이모 김다비 등 다양한 캐릭터로 자신을 내세웠고, MBC FM4U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를 새롭게 브랜딩했다.
김신영은 그간 예능프로그램에서 봤듯이 세대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사랑 받은 예능인 중 한 사람이다. 과거 SBS '웃찾사', MBC에브리원 '무한걸스' 시리즈 등으로 웃음을 선사했고 웹예능 '판벌려'로 신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다수 예능 속 게스트로 출연해 독보적인 캐릭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모든 개그 속에서 '편안', '친근'이 녹아 들었던 김신영의 MC 실력은 기대감을 자아낸다.
그 또한 기대감에 부흥하듯 "철저하게 푸근하고 편안한 동생, 손녀, 이모가 될 수 있다"라며 "올해로 한 라디오 프로그램만 10년째 하고 있다. 내 활동의 반이 라디오다. 이처럼 내 인생 모든 걸 '전국노래자랑'에 힘 싣겠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전국노래자랑'의 2막을 연 김신영은 오는 9월 3일 대구 광역시 달서구 편을 통해 첫 선을 보인다. 벌써부터 기대하는 반응이 올라오는 가운데 실제 현장 분위기는 어떨지 주목된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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