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앓고 있는 사연자가 안타까운 과거사를 고백했다.
11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가 있는 사연자가 출연했다.
이날 긴 머리 가발과 치마를 착용한 사연자가 등장하자 서장훈과 이수근은 크게 당황했다.
사연자는 "F44.8이라고 해리 장애가 있어서 세 가지 인격을 갖고 있다"며 "피트니스 업계 경력 19년 차의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는 40대 남성 인격 '오성진', 셀카 찍는 것을 좋아하는 30대 여성이자 어린 시절을 담당하는 인격 '강순', 개인정보 노출에 민감한 인격 '관리자'가 있다"고 자신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총 인격은 5개 이상인데 발견된 건 3개 인격"이라며 "해리성 정체감 장애가 있는 사람은 국내에 없는 걸로 안다. 해외에는 70개 넘는 인격을 가진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7년 간 꾸준히 치료를 받아서 각 인격이 서로를 인지한다. 헬스 트레이너 일을 할 때는 사회적 환경에 맞춰서 인격이 나온다. 현재 성 정체성 장애도 있고 이인증도 겪고 있다. 현실이 낯설어지는 무서운 질환이다.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꾸준히 받았는데 남성 호르몬을 맞아도 여성 인격이 안 사라져서 여성 호르몬을 맞고 있다. 겨울에 가슴, 얼굴 성형 수술을 할 예정인데 그 이후 사회 생활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저는 아내와 쌍둥이 자녀들이 있다. 증상이 발현되기 전인 2008년도에 결혼했다. 사춘기 전까지 저는 제가 여자라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 안 좋은 일을 겪었고, 트라우마로 남았다. 저는 다섯 살 때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성폭행을 당했다. 그 트라우마로 인해 성 정체성 혼란이 왔다. 군 휴가 때 제 병을 인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수근이 "치료가 된다면 오성진으로 살고 싶냐"고 묻자 사연자는 선뜻 답변하지 못했다. 녹화 당시 강순이 인격이 듣고 있기 때문.
사연자는 "성형 수술로 인해 예뻐지는 걸 바라지는 않는데 사람들이 여자로 봐 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서장훈은 "헬스 트레이너인데 여성 호르몬을 계속 맞다가 근육이 없어지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했고, 사연자는 "프로 카드가 8장이 있다. 해외에서도 전부 다 땄고 국내에서도 1등을 다 했다. 시합 100개 중 78번 1등했다. (여성 호르몬을 맞아도) 근육이 유지 정도는 된다"고 답했다.
사연자는 "여성 인격으로서 존중받고 싶다. 가슴 수술만 하고 주요 부위는 (수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이수근은 "주요 부위 수술은 성진이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라고 사연자의 마음을 헤아렸고, 사연자는 이수근의 사려 깊음에 감동했다.
사연자는 "이도저도 아니라서 욕을 많이 먹는다. 하나만 하라고 하는데 그게 되는 게 아니다. 여성 인격은 자기만 남고 싶지만 남성 인격은 그 꼴을 죽어도 못 보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서장훈은 "네가 가정을 책임져야 하지 않겠냐. 어쨌든 네가 잘하는 트레이너 일을 하면서 책임을 져야 할 텐데 가슴 수술 후 수입이 줄어들게 되면 가정 경제가 힘들어질 수 있지 않나. 가슴 수술을 하는 건 좀 무책임한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사연자는 "맞다. 저도 가족 때문에 사는 거다. 자녀들은 아직 어려서 제가 공연을 다니는 줄 안다. 아내는 제가 치료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제 옆을 지켜준 사람"이라고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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