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인맥이 넓으신 거 같은데요?"
인터뷰를 하며 새삼 놀라움을 느꼈었다. SBS Plus, ENA '나는 솔로' 28기 돌싱 특집에서 광수라는 가명으로 출연했던 백상엽 대표가 과거 엔터 업계에서 일적으로 함께 했던 동료들 중에선 친한 형 또는 아는 동료인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교회에서 만난 예능 PD에 길거리 캐스팅으로 마주한 이수만 선생님까지. 물론 백상엽 대표만의 인맥 관리 노하우가 뒷받침이 됐기에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이어갔겠지만 청담동과 압구정로데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영국 유학파 출신 결정사 대표가 가지고 있던, 범상치 않았던 인맥들이었다.
약 15년 동안 엔터 업계에서 아이돌 A&R 업무를 도맡았던 백상엽 대표는, 안타깝게도 그간의 기억들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듯 했다. 최소한 육체적으로는 많이 힘들었다며 "미련이 없다"라고도 고백했다. 그럼에도 자신이 그때 일궈냈던 성과만큼은 결코 헛되진 않았었다고도 자부했다.
-혹시 연예인에 대한 꿈도 있었나.
▶전혀 전혀 없고요. 제가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에요. 성격이 딱 뒤에서 프로듀싱 하는 게 저한테는 맞더라고요. 저는 중학교 때부터 패션하고 음악에 밖에 관심이 없었어요. A&R이라는 게 꾸미는 거고 아티스트를 만드는 일이잖아요. 그게 너무 제 옷에 맞았어요. 다만 잘 아시겠지만 옛날 밑바닥부터 하면 월급이 얼마나 되겠어요. 엔터계가 원래 그렇기도 하고요. 그리고 직원들이 얼마 안 되잖아요. 본부장 이상급은 돼야 대우를 받는 거고요. 그래도 엔터 업계 사람들은 자기가 만든 아티스트가 무대 나오고 잘 되는 거 보면 그 뿌듯함 하나로 일하는 거잖아요. 전 그때는 아기 데리고도 녹음실 갔어요. 그 정도로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이수만 관련 썰도 들었다. 당시 비하인드도 궁금하다.
▶저도 가수를 할 생각이 많지 않았고 부모님도 당연히 안 지켜주실 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제가 완전 힙합 스타일 옷만 입고 춤을 굉장히 많이 췄어요. 그때 솔리드 댄서 형들이 제일 잘 나갈 때인데 그 형들한테 춤을 배웠어요. 제가 살았던 압구정로데오는 진짜 막 노는 사람들만 있을 때였고 오렌지족도 많을 때였는데 거기서 (이수만 선생님께서) 절 픽업하셨죠. 그래서 갔더니 유영진 님 계시고 춤춰보라고 그래서 춤췄고요. 오디션 아닌 오디션을 본 거죠. 그냥 유영진 님 과 이수만 님 앞에서 그냥 춤췄어요. 그러고 나왔는데 얼마 안 있어서 우연히 한번 더 마주친 거예요. 그때 진짜 (저를 캐스팅하려고) 오라고 그래서 갔지만 이래이래서 좀 힘들다, 부모님도 안 시켜주시고 그렇다고 했더니 (이수만 선생님께서 부모님을) 설득하고 오겠다고 했지만 저는 영국으로 유학을 갔죠.그때가 1996년, 중3때 입니다. 이후 2004년에 한국에 돌아왔죠.
-엔터 업계에선 몇년 정도 활동했나.
▶14~15년 정도 했죠. 처음에는 제 학교 선배 중에 언타이틀 서정환 형이랑 유건형 형이 다 청담중학교 출신인데 학교 다닐 때는 안 친했는데 학교 나오고 나서 나중에 친해졌어요. 제가 외모가 노안이라서 동갑들이랑 안 친했고 제가 78년생 형들이랑 친했어요. 아무튼 그때 정환이 형이 예당 프로듀서로 들어갔을 때 형 밑으로 들어가서 일을 시작했죠.
-방송에선 A&R 업무 담당으로 소개했는데 전체적인 엔터 커리어 과정도 설명해달라.
▶예당에서 마케팅 A&R 관련 일을 배우고 그러다가 에이핑크 소속인 에이큐브 대표님 밑에서 정식으로 엔터 회사에서 제 포지션을 잡았어요. 해외 마케팅을 맡았었고요. 이번에 대표님도 '나는 솔로' 보시고 미국에서 연락 주셨어요. 그러다 오래 못 있고 나와서 간 곳이 제이튠엔터테인먼트인데 그때 저를 제이튠에 소개시켜준 형이 저랑 지금 더 스위트 같이 작업한 작곡가 형이에요. 그 형이 엠블랙 앨범 작업을 하는 중이었고 그때부터 A&R 포지션을 거기에서 잡았죠. 사실 처음 보는 친구인데도 불구하고 그냥 A&R이라고 하면 밑에 막 그냥 곡만 수집하는 그런 그런 친구들이 많았거든요. 근데 저는 기획부터 콘셉트 안까지 다 제가 하게 해주시고 작곡은 같이 디제잉하던 형이 있는데 그 형이랑 알음알음으로 좀 했었죠. 커리어로 따지면 제이튠에서 제일 오래 있었고 제일 친해서 망할 때까지도 있었어요.
-제이튠에서 마주한 아티스트는 누구였나.
▶엠블랙 2집 나가고 사실상 팀 활동이 어려워지고 있을 때였어요. '전쟁이야' 이후에 들어갔거든요. 그 이후에 좀 안 되면서 제가 쭉 같이 있다가 매드타운을 맡았는데요. 매드타운이 정말 아픈 손가락인데 반응도 좋았고 다 괜찮았거든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좀 그렇지만 BTS랑 비슷한 시기에 데뷔를 했어요. 방탄소년단 전담 뮤비를 맡았던 감독이 제 동창이고 그 당시에는 이렇게 유명한 친구는 아니었죠. 그 친구가 매드타운을 보면서 (BTS보다) 더 괜찮다고 그런 얘기도 해주고 그랬어요. 콘텐츠를 지금 봐도 진짜 나쁘지 않거든요. 근데 반응도 괜찮았어요. 메드타운은 진짜 이름 짓는 것부터 제가 다 했거든요. 그 매드타운이라는 이름 자체도 굉장히 큰 포부를 갖고 서울을 매드타운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았고 게임 론칭까지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근데 잘될 뻔하다가 그때 대표님이 사기꾼한테 투자를 잘못해서 애들만 뺏기고 그래서 회사 운영이 안 됐죠. 그래서 잘 안 된거지 (매드타운이 별로여서) 망한 건 아니었어요. 그래서 결국 거길 나오고 DSP로 가서 KARD하고 미래소년하고 그 밑에 발라드 팀들이랑 한 팀이 있었고요. 그런데 6개월 있는 동안 싱글 다 합해서 10장인가 내고 나왔어요. 거긴 너무 힘들어서 나왔어요. 제가 일을 한 번 하면 열심히 해서요. 제가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 이후에도 모모랜드 회사에도 잠깐 있었다 나왔죠.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얘기를 들어보니 힘든 기억이 더 많아 보인다.
▶맞아요. 힘들었어요. 젊은 시절 계속 힘들었어요. 아기 키우려고 빡세게 일했죠. 빡세게 일하고 아기 키우면서도 생각보다 뿌듯해한 친구들은 매드타운이죠.
-아티스트 발굴은 직접 안 했는지.
▶발굴은 관여를 안 했어요. 신인개발팀에서 뽑아오면 디벨롭의 역할이었죠. 아이돌 트레이닝 역시 제가 크게 관여하는 게 아니라 우선 가장 핫하고 힙하고 좋은 콘셉트를 짜서 아이들한테 씌우는 일부터 시작을 하니까요. 그래서 솔직히 저랑 저는 아티스트들이랑 친하는 사이가 아니에요. 친하면 안 돼요. 왜냐하면 이제 사심이 들어가면 안 되니까요. 그리고 그 친구들이라고 해서 무조건 제일 뭐가 좋고 뭐가 핫하고 뭐가 있는지 연구를 하지는 않잖아요. 옛날 아티스트들은 본인들이 다 아는 경우도 많지만 저희가 씌워야 될 때도 많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제 포지션이 막 그렇게 가까이 지낸 포지션이 아니에요. 이후 본부장 이상급이 됐을 때부터는 저희 팀원들이 너무 소중했죠. 혼자 일을 하는 게 아니니까. 팀원들이 잘 아시겠지만 엔터는 저희 때는 24시간 불이 꺼지면 안 된다고 그랬거든요. 정말 새벽까지 일하고 지금도 아마 새벽까지 일들을 하실 거예요. 정말 갈아넣거든요. 저도 어렸을 때 그렇게 일했고 근데 요즘 분들은 안 그런 분들이 많잖아요. 워라밸을 굉장히 중요시 여기잖아요. 엔터는 그거 워라밸 자체가 있는 데가 아니죠.
-향후 엔터 업계 활동 복귀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는가.
▶미련은 없어요. 물론 '나는 솔로' 나오고 나서 (오퍼도) 있었는데 시기도 안 맞는 회사도 있었고요. 안부 연락 온 아이돌 중에는 엠블랙 지오랑 KARD 친구들 있었어요. 이제는 지금 현실에 충실해야죠. 미련이 있으면 어떡해요. 하하. 가수 제작도 솔직히 지금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전 진짜 잘하는 거 아니면 그게 결과가 어떻게 됐든 손 안 대거든요. 가수 제작은 아시겠지만 최소 요즘 몇년 전까지만 해도 (비용이) 100억 정도였는데 요즘은 최소 130억 얘기하고 그러시더라고요. 그게 어디 누구 집 이름도 알고 그거 잘못되면 어떡해요. 어쨌든 누군가의 돈이니까요. 그래서 그런 거는 접었는데 어느 날 제가 다니던 교회에서 SBS '런닝맨' 오래 하시는 이환진 PD랑 유아부 교사로 만났어요. 최근에 좀 친해졌거든요. 제가 결정사를 하면서 하나의 꿈이 또 생긴 게 연프(연애 프로그램) 제작을 하고 싶은 거예요. 사랑 전도사로서 사랑을 널리 알리고 싶어서 그래서 연프 제작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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