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은 죄악이다.”
화려한 스캔들과 맨발의 댄서라 불리던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긴 스카프를 목에 걸고 자동차를 타고 달리다 자동차 바퀴에 스카프가 걸려 목이 조여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현대 무용가 이사도라 던컨 이다.
평범의 단어에는 평이함이라는 의미가 있겠지만 예술가의 평범함이란 옛날부터 해오던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으로 옳지 않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현대무용의 시조라 할 수 있는 던컨 역시 처음에는 클래식 발레를 공부하였으나 발레의 변화 없는 동작과 복장에 회의를 느껴 자신이 새로운 춤을 창조했다. 평범함을 벗어나고자 강한 개성의 자유로운 표현예술을 펼치고자 하였던 것이다. 물론 당시 획기적인 춤이 탄생할 수 있던 것은 새로움과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무대 상연을 목적으로 한 ‘춤’의 시작으로 여겨지는 '발레(Ballet)'는 프랑스의 루이 14세에 의해 융성되어 낭만주의 · 고전주의 · 신고전주의를 거치면서 수 세기 동안 부유층들의 문화생활을 주도하면서 계승되어 왔다. 범세계적으로 보급되어 유럽의 무용을 주도했던 발레를 부정하면서 근대무용 혁명이 서양 문화권 내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19세기 후반부터 발레는 거의 모든 곳에서 정체되어 활력을 잃고 있었는데 이 시기에 다른 형태의 무용이 등장했다. 발레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하기에 부족함을 느끼고 좀 더 풍부하고 자유스러운 움직임의 춤인 '현대무용(Modern Dance)'을 탄생 시키게 된 것이다. 현대무용의 명칭은 단어 그대로 현시대를 반영하는 새롭고 근대적인 무용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언제나 새로운 것을 탐구한다는 의미이다.
아름다움을 표현하던 발레와는 다르게 이론적인 예술의 원리를 제시하며 표현 법칙에 관심을 가졌던 프랑스인 프랑소아 델사르트(Francois Delsarte)는 인간의 감정들이 주위 환경 변화 안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현실적으로 집약시켜 ‘표현주의 원리’를 창조해 냈다. 그의 원리는 인간의 내적 세계를 동작으로 표현하는 데 기반이 되어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무용이었으며, 사회의 다양한 변화에서 온 미국에서부터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부유층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발레와는 달리 미국의 현대무용(Modern Dance)을 주도했던 것은 과학이나 체제가 아니었다. 그 시대의 무용수 개개인의 개성과 자질에 의해 자유로이 표현되어 왔다.
19세기 중엽부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무용은 하나의 또 다른 문화현상이었으며 사회적으로 용인되어 받아들여지게 된 것은 20세기 들어서부터다. 그래서 20세기는 현대무용의 시발점이며 현대무용 발전을 견인한 사람은 맨발의 댄서 이사도라 던컨이다. 무용을 직접 추지는 않았지만 표현주의 원리의 이론을 만든 프랑소와 델사르트와 그의 이론에 영향을 받은 이사도라 던컨은 몸을 조이는 코르셋은 벗어던지고 나체와 같은 느낌의 의상을 입고 최대한 자연스러운 몸으로 그녀만의 개성인 자유로운 감정을 표현 한 것이다. 이러한 표현을 요즘 시대에서 비유하자면 세계적인 대중 가수 레이디 가가의 파격적인 모습과 같은 느낌이었을 걸로 짐작된다. 그 시대 파격적이고 획기적인 그녀의 도전으로 인해 새로운 춤이 탄생할 수 있었으며, 20세기 초 춤의 혁명가인 그녀의 자유분방한 예술혼으로 드디어 창작무용이 예술의 차원으로 인정받았다. 덕분에 현재의 현대무용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고맙습니다. 던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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