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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CC 개론] 20. LCC의 기종 단일화와 K-LCC의 변형

발행:
채준 기자
보잉 737/사진제공=pixabay
보잉 737/사진제공=pixabay

LCC 비즈니스 모델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Single Aircraft Type 즉 항공기 기종의 단일화다.


전 세계의 오리지널 LCC들은 120~190석 규모의 A320(A318, A319)이나 B737 family 등의 기종을 선호한다. 운용하는 기종을 하나로 통일함으로써 예비부품 비용과 정비비용을 약 15~20% 절감하고, 이에 따른 교육훈련비도 크게 절감한다.


또 단일화된 기종은 작업표준화를 통해 항공기 도착 후 출발까지의 준비시간(Turnaround time)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처럼 LCC 입장에서 항공기의 기종을 단일화하면 여러모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일단, 기종이 한 가지라면 항공기 구입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어느 항공사든 비용과 투자 가운데 가장 대규모의 액수가 투입되는 항목은 항공기 도입비용이다. 구매를 하든 리스를 하든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역사가 오래되고 성공한 LCC일수록 한 가지 기종을 고집한다. 전 세계 LCC의 효시이자 대표주자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은 B737-700 기종 493대, B737-800 기종 207대, B737-8 34대 등 B737 기종 만으로 700여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B737-7과 B737-8 등 MAX 기종 200여대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기 대량구매를 하는 항공업계의 큰손 사우스웨스트항공, 에어아시아의 사례를 보더라도 이들 LCC는 항공기를 한 번 주문할 때 최소 수십 대에서 최대 수백 대를 한꺼번에 주문한다. 보잉과 에어버스 등 주요 항공기 제작사를 상대로 큰손의 고객이 됨으로써 항공기 구매비용을 대폭 절감 받을 수 있다. 대부분 계약내용을 비밀로 하고 있지만 절감되는 항공기 구매비용은 거의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항공기를 운용하려면 정비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가는데 기종이 한 가지이면 예비부품 확보비용부터 절감효과가 상당하다. 예들 들어 어느 항공사가 A기종 10대와 B기종 1대를 운용하고 있다고 치자. 이 항공사가 A기종 부품을 100억원어치 준비해야 한다면, B기종 부품은 10억원어치만 준비해두면 될까? 그건 아니다. B기종의 부품 역시 A기종만큼은 아니어도 엇비슷한 수준의 부품을 준비해 두어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


경우의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기종 단일화가 어느 만큼의 정비비용을 절감하는지에 대한 산술적인 통계치가 나오기 어렵겠지만 항공업계에서는 15~20% 수준의 정비비 절감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기종별로 조종사, 객실승무원, 정비사 등의 법적 교육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이에 따른 교육훈련비도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기종이 단일화되어 있으면 모든 오퍼레이션 부서의 종사자가 한 가지 기종의 훈련만 이수하면 된다. 만약 두 가지 기종이라면 직원들을 기종별로 나누어 교육을 받게 하거나, 한 사람이 두 가지 기종의 교육훈련을 별도로 받아야 한다. 이에 따른 교육훈련비 절감이 상당하다.


정비사들의 작업 표준화에 기여하는 비용도 상당한 규모이다. 한 기종의 항공기만 보유함으로 인한 작업표준화가 이루어져 항공기 도착 후 출발까지의 턴어라운드타임(Turnaround time)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에어버스 A330 /사진제공=PIXABAY

예를 들어 한 가지 기종만 운용한다면 항공사가 취항하는 국내 및 해외의 모든 공항에 해당 기종의 정비사만 두면 된다. 하지만 A기종과 B기종 두 가지 기종을 운용한다면 모든 공항에 A, B 기종의 정비사를 각각 두거나, 공항 별로 기종을 고정시켜야 한다. 즉 A기종은 C공항에만 투입하고, B기종은 C공항에 운항을 안 해야 한다.


이처럼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LCC들은 운항승무원 확보가 쉽고 정시운항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A320이나 B737 기종을 선호한다. 그런데 K-LCC들은 이 같은 LCC 비즈니스 모델을 깨고 있다.


우리나라의 일부 LCC들은 대형기 도입을 통해 2가지 이상의 기종을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먼저 진에어가 기종 단일화를 깨고 대형기 5대를 따로 운용했다. 진에어는 B737-800 19대, B737-900 2대, B737-8 1대 외에도 B777-200 기종 4대를 별도로 보유하고 있다. B777-200 항공기는 대한항공에서 3ⅹ3ⅹ3 배열로 운항되었으나, 진에어로 넘어오면서 3ⅹ4ⅹ3 배열로 변경되어 좌석수가 248석에서 393석으로 늘어났다. B737-800, B737-900, B737-8 등은 B737 패밀리로 크게는 한 기종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B777-200은 따로 분류된다.


티웨이항공은 2019년 말까지 25대의 B737-800 기종으로 단일화하고 있었으나, 2022년 2월 대형기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2022년 2월24일 김포공항 주기장에서 A330-300 1호기 도입행사를 가졌다. A330-300 1호기는 김포~제주 노선에 우선 투입되었고 이후 중장거리 국제노선에 투입되기 시작됐다. 이후 2대를 더 들여와 3대를 보유하고 있다.


A330-300에는 비즈니스클래스 12석, 이코노미클래스 335석 총 347석의 좌석이 설치됐다. 비즈니스클래스의 좌석간격은 59인치, 이코노미클래스의 좌석간격은 기존항공사 수준인 32인치였으며, 좌석마다 개인용 전자기기 거치대와 USB 충전포트를 장착했다. 2022년 말과 2023년 초 들여온 B737-8 2대까지 총 30대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제공=TWAY항공


티웨이항공의 B737-800과 A330-300의 두 기종 보유는 매우 이례적이다. 전 세계 LCC 가운데 보잉과 에어버스라는 두 항공기 제작사의 기종을 둘 다 보유하고 있는 몇 안되는 특이사례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LCC들은 보잉이든 에어버스든 한 회사의 항공기로 통일시키기 때문이다. 기종 단일화에 따른 비용 절감효과보다 A330-300 기종 도입이 더 유리한 이유가 분명 있었겠지만 특별한 케이스에 해당한다.


이처럼 전 세계 LCC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기종 단일화가 K-LCC들에게서는 먹히지 않고 있다. K-LCC들의 사뭇 다른 행태가 과연 성공적일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는 역사가 더 흘러보아야 알 수 있다. K-LCC들의 과감한 도전과 변형의 역사가 그래서 흥미롭다.


-양성진 항공 산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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