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따뜻한 감정을 그리는 것은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효찬 작가가 전시회를 준비했다.
김효찬 작가가 11일부터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 조병두홀에서 열리는 'LOVE MEETS HOPE' 전시에서 최근 작품 세계의 큰 변화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먹이나 잉크를 무작위로 뿌려 얼룩을 만들고, 최소한의 터치만으로 그림을 완성하는 새로운 작업 방식을 소개한다. 출품작 '꽃이 되다'는 붓의 움직임으로 먹의 흐름을 유도하며, 흑과 백, 터치와 여백이 어우러진 미감을 보여준다.
김 작가는 점점 줄어드는 신체의 자유 속에서도 창작을 지속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 작업 방식을 고안했다. 단순한 기술적 해결책을 넘어, 그의 예술 철학이 담긴 결과물이다.
과거 김효찬 작가는 일상의 사소한 무용함을 크로키로 포착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의 작품은 오염되지 않은 감각을 담아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조명했다. 그는 회화, 드로잉, 소설 등 다양한 형식을 넘나들며 예술의 경계를 확장해왔다. 특히 공간과 인물의 자유로운 왜곡, 섬세한 묘사에서 차별성을 드러냈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병으로 인해 몸이 서서히 굳어가며 오랜 시간 다듬어온 그림체가 위협받기 시작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민하던 그는 절망 속에서 '우연한 사건'이 삶의 방향을 바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김효찬 작가는 "어제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다시 아침이 밝는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서로 다르지 않다"며 "앞으로도 일상 속 무용한 것들에 의미를 두고 그림과 글로 표현하겠다"면서 "삶은 힘들지만, 그렇다고 서로 가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소중한 사람"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삶은 고단하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파랑새 같은 존재"라며 "앞으로의 작업이 서로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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