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R(소형 모듈원자로 Small Modular Reactor) 기술의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는 가운데 상용화는 결국 대세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SMR의 장점을 능가할만한 새로운 동력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선박 분야에서는 시기상의 차이만 있을뿐 SMR 추진선을 대세로 보는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HD현대, 게임 체인저 SMR 추진선 개발
HD현대는 국내에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배인 원자력 추진선을 만들고 있다. 원자력 추진선은 탄소 중립이 대두되는 현 조선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박상민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그린에너지연구랩 부문장은 "세계 SMR 추진 선박 시장은 대중국 경쟁에서 벗어난 블루오션이다"고 밝혔다.
HD현대는 올해 2월, 미국 휴스턴에서 SMR 기술을 적용한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 모델을 최초 공개했다. HD현대는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종을 MSR 엔진 방식으로 개발 중이다. 현재 개발률은 50% 정도로, SMR을 주요 동력으로 움직이는 이 배의 개발 완료 시점은 오는 2030년이 목표다.
원자력 추진선은 기존 선박과 달리 엔진의 배기기관이나 연료탱크 등의 기자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큰 부피를 차지하던 기존 기자재 공간에 컨테이너를 추가 적재할 수 있도록 해 경제성을 높였다. 또한 실제 기자재와 안전설계 개념을 반영해 안정성도 개선했다.
앞서 HD현대는 미국선급(ABS)으로부터 SMR 기술을 적용한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설계모델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한 바 있다. SMR 추진선 분야에서도 HD현대가 경쟁업체들에 비해 한발 앞서 나가는 모양세다.
밀어 붙이는 자본논리
SMR 추진선을 대세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21세기 글로벌 사회를 지배하는 자본논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자본 논리에서 SMR 추진선은 압도적인 강점을 보이고 있다. SMR 추진선은 이론상 한번 연료를 주입하면 선박이 폐기되는 30년간 추가 연료 충전이 필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현재 상용 선박의 경우 실로 엄청난 연료비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선박 엔진의 최강자 MAN의 엔진 설계는 대형 선박의 경우 아파트 3층높이로 크며 연료 소모량도 어마어마하다,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기준 미주 항로 1개월(1회 왕복) 연료비는 중유인 경우 약 27억 원이 발생하며 LNG인 경우에는 약 32억 원이나 된다.
단순 계산하면 중유를 연료로 하는 경우 연 324억의 비용이 발생한다. 10년이면 3240억원 30년이면 연료비만 9720억원이 발생한다. LNG선의 경우 30년간 조단위인 1조1520억원이나 비용이 발생한다. 지난해 HD현대는 1만5500TEU급 컨테이너선을 3060여 억원정도에 건조했다. 최근 한화오션이 수주한 LNG운반선도 3840억원 선이다.
2023년 기준 글로벌 최대 선사인 MSC는 900대의 상선을 보유하고 있다. 선주 입장에서는 당연히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연료대신 SMR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과거 GPS시스템은 미국의 군사 안보용 시스템이었으나 자본논리를 이기지 못하고 민간에 공개됐다. 이로써 미국은 압도적인 군사 우위 중 하나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SMR 추진선 프로토타입은 이미 운항중
SMR 추진선은 아니지만 원자력 추진선이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용된 것은 70년이 넘었다. 핵잠수함인 USS 노틸러스는 1954년 1월 21일에 진수되었으며 원자력 항공모함인 엔터프라이즈 항공모함은 1960년 진수됐다. 원자력 쇄빙선은 1959년 구소련의 레닌 쇄빙선이 최초다.
이미 원자력 추진선에 관한 데이터와 노하우는 충분히 쌓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SMR 추진선은 기존 원자력 함정에 비해 SMR이 얼마나 더 획기적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지를 핵심으로 볼 수 있다. SMR에 가장 관심이 많은 나라가 미국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대세는 이미 넘어간 것으로 짐작할만 하다.
업계 관계자 A는 "SMR은 군사적인 목적보다 자본주의에 더욱 친화적인 시스템이다. 자본의 논리를 막아서기 어려울 것이며 미국은 이 기술을 가장 먼저 개발해서 표준화 하려고 할 것이다. 현재 가장 앞서 있는 것도 미국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학계 관계자 B는 "SMR은 세상을 바꾸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 20세기 말 디지털 혁명으로 우리나라의 발전은 크게 앞당겨졌다. 이번 SMR 경쟁도 그에 못지 않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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