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름 사이 국제 유가 불안정성이 국내 소매 가격에 즉각 반영되면서 전국 휘발유 및 경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900원대를 돌파했다. 10일 기준 오피넷(Opinet) 기준 유가 동향을 살펴보면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2,000원 선에 육박하는 주유소가 속출하며 내연기관차 운전자들의 가계 부담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고유가 기조 속에서 자동차 구매 및 보유의 핵심 지표인 총 소유 비용(TCO, Total Cost of Ownership) 관점에서 전기차로 패러다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차와 전기차(BEV)의 경제성 비교에서 가장 큰 변수는 초기 구매 가격과 유지 비용의 상쇄 지점인 손익분기점이다. 리터당 1,600원대 중반의 평시 유가 상황에서는 전기차의 높은 차량 가격을 유류비 절감액으로 회수하기까지 통상 5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유가가 1,900원대 중반인 1,950원을 기준으로 재산출할 경우 상황은 급변한다. 연간 2만km를 주행하는 중형 세단 기준 가솔린 모델의 연간 유류비는 약 325만 원에 달하는 반면, 환경부 급속 충전 요금(kWh당 약 347원)을 적용한 전기차의 연간 충전 비용은 약 139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단순 연료비 계산만으로도 연간 약 186만 원의 격차가 발생하며, 여기에 전기차에 부여되는 연간 13만 원 단일 자동차세 혜택과 엔진오일 및 필터류 등 소모품 교체 비용의 절감분까지 합산하면 연간 운영 비용 차이는 200만 원을 상회하게 된다. 이를 5년 보유 기준으로 확장하면 내연기관차는 약 1,625만 원의 연료비를 지불해야 하지만 전기차는 700만 원 미만으로 방어가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차량 가액이 약 1,300만 원 가량 차이가 나더라도 각종 세제 혜택과 유지비를 고려한 TCO 역전 현상은 기존 예측보다 1~2년 앞당겨진 3.5년에서 4년 사이에 발생하게 된다.
최근 보름간의 유가 변동폭은 내연기관차 사용자들에게 비용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리스크를 안겨주었다. 유가는 국제 정세와 환율에 따라 단기간에 10~20% 이상의 변동성을 보이지만, 전기차 충전 요금은 공공 요금 체계의 특성상 단기적 변동폭이 제한적이다. 특히 '집밥'이라 불리는 완속 충전을 적극 활용할 경우 kWh당 비용을 200원대 초반까지 낮출 수 있어 내연기관 대비 연료비를 최대 4분의 1 수준까지 절감할 수 있는 경제적 해자가 구축된다. 고유가가 고착화될수록 전기차는 단순한 친환경 이동수단을 넘어 실질적인 가계 지출 통제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증명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1,900원대 유가 시나리오 아래서는 주행거리가 많을수록, 보유 기간이 길수록 전기차의 TCO 우위는 독보적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차량의 외형이나 브랜드 파워뿐만 아니라 급격한 외부 에너지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비용 구조를 최우선 순위로 고려해야 하는 시점에 직면했다. 유가 2,000원 시대가 가시권에 들어온 현시점에서 내연기관차의 가성비 논리는 점차 힘을 잃고 있으며, 전기차는 초기 비용의 장벽을 운영 단계의 압도적 효율성으로 빠르게 허물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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