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메르세데스-벤츠가 EQE 및 EQS 일부 모델에 파라시스 배터리 셀을 탑재했음에도 이를 누락·은폐하고 모든 차량에 세계 1위 CATL 배터리가 탑재된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2억 3천 9백만 원을 부과하고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벤츠는 2023년 6월 딜러사 배포용 '차량 판매지침(EQ Sales Playbook)'을 제작하면서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사실을 고의로 은폐하고 CATL 배터리의 우수성과 점유율만을 강조하며 이를 영업에 적극 활용하도록 지시했다. 조사 결과, 당시 출시된 EQE 6개 모델 중 4개, EQS 7개 모델 중 1개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었으며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는 2021년 5월 이미 교육자료를 통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파라시스 배터리는 벤츠 전기차 국내 출시 직전인 2021년 3월 중국에서 화재 위험으로 대규모 리콜된 이력이 있으며, 기술력과 인지도 면에서 CATL에 비해 열위에 있음에도 벤츠는 소비자 불안 해소를 위해 정보를 왜곡 제공했다. 벤츠코리아는 해당 지침의 주요 내용을 독일 본사에 사전에 보고하고 보완을 요청했으며, 독일 본사는 이를 우수 사례로 선정해 다른 나라에 전파하고 내부 교육 플랫폼 게재를 승인하는 등 법 위반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했다.
이 사건 위반 기간인 2023년 6월 8일부터 2024년 8월 12일까지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은 약 3,000대 판매되었으며 판매 금액은 약 2,810억 원에 달한다. 딜러사들은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사실을 모른 채 고객에게 CATL 제품으로 안내했으며, 소비자들 역시 이를 오인하여 차량을 구매함에 따라 약 90건 이상의 민원이 접수되는 등 상당한 고객 유인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공정위는 이번 행위가 실제보다 상품을 현저히 우량한 것으로 오인시킨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유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법정 최대 부과기준율인 관련 매출액의 4%를 적용해 과징금을 산정했다. 이번 조치는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은폐해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로, 향후 피해 차주들이 이를 근거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권익 구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보가 정확히 제공되도록 감시를 강화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훼손하는 기만행위에 대해 엄중히 대응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번 공정위 결정에 대해 성실히 협조해 왔으나 위원회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으며, 향후 행정소송 제기 등 법적 절차를 통해 입장을 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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