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로 기대를 모았던 소니와 혼다의 전기차 합작 프로젝트가 끝내 좌초됐다. 양사의 합작법인인 '소니·혼다 모빌리티(SHM)'는 지난 25일 공식 성명을 통해, 첫 번째 양산 모델인 '아필라 1(AFEELA 1)'과 2028년 이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던 후속 모델의 개발 및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혼다가 최근 발표한 전사적 전기차 전략 재편과 맞물려 있다. 혼다는 지난 3월 12일, 북미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와 인센티브 폐지 등 시장 환경 변화를 이유로 자체 EV 라인업인 '0 시리즈(Zero Series)' 모델 3종의 개발을 취소하고 글로벌 EV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필라는 혼다의 신규 EV 플랫폼인 'e: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작될 예정이었으나, 혼다가 해당 자산과 기술 제공을 철회함에 따라 합작법인 독자적으로는 사업을 지속할 동력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소니·혼다 모빌리티는 2022년 설립 당시 소니의 고도화된 엔터테인먼트 및 센싱 기술과 혼다의 차량 제조 노하우를 결합해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테슬라와 중국 샤오미 등 IT 기반 경쟁사들에 비해 시장 진입이 늦었고, 미국 시장에서의 직접 판매 방식에 대한 기존 딜러망의 반발,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EV 보조금 삭감 등 대외적인 악재가 겹치며 난관에 봉착했다. 특히 혼다가 이번 회기 내에 약 2조 5,000억 엔(약 22조 원) 규모의 EV 관련 손실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첫 연간 적자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수익성이 불투명한 합작 프로젝트를 우선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SHM은 이미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접수된 아필라 1의 사전 예약 건에 대해 예약금 전액을 환불할 방침이다. 당초 아필라 1은 올해 말 북미 인도를 시작으로 2027년 일본 출시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이번 발표로 인해 사실상 양산 계획은 백지화되었다. 소니와 혼다는 향후 합작법인의 존속 여부와 기술 협력의 방향성에 대해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사업이 청산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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