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서울 대한극장에서 열린 영화 '우리 형'의 시사회가 끝난 뒤 간단한 기자간담회가 마련됐다. 세상에 둘도 없는 형제로 나온 원빈과 신하균, 두 형제를 키우는 억척 엄마 김해숙, 형제의 첫사랑 이보영 등 주요 배우들과 안권태 감독이 자리에 함께했다. 열띤 취재 경쟁 속에 한결같이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로 시작된 영화 '우리형' 기자간담회를 현장 중계한다.
▲ 원빈씨에에게 묻고 싶다. '우리 형'이 한국 개봉도 하기 전에 일본과 대만에 수출 된 건 원빈씨의 공이 큰 것 같다. 소감은?
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 형'이라는 영화가 좋아서였을 거다. 영화가 외국으로 많이 팔려나가 좋은 반응을 얻었으면 좋겠다. 이럴 땐 배우로서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원빈씨 사투리 연기가 자연스러웠다. 고향이 혹시 부산 쪽인가?
원래 공항은 강원도다. 사투리를 접목해서 연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렵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물론 강원도 사투리랑은 많이 다르더라.
▲ 신하균씨는 구순구계열(언청이) 설정 때문에 계속 분장을 해야했다. 힘들진 않았나.
아무래도 피부가 약한 곳에 분장을 해야하니까 트러블이 좀 났다.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것도 적응 되니까 나중에는 괜찮았다.
▲'친구'에서 조감독까지 한 감독은 왜 또 부산 사투리를 이용해 영화를 만들었나.
부산은 내가 나서 자란 곳이다. 처음에는 '또 사투리냐' 싶어서 표준어 버전으로 시나리오를 써봤었는데 느낀 것들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 편안한 마음에서 아는 방식으로 영화를 찍었으면 좋겠다 해서 결국 사투리를 이용하게 됐다.
▲영화에서 어머니는 몸이 불편한 큰아들만 챙기고 둘째는 뒷전이다. 형은 형대로 동생한테 구박당한다. 배우들이 직접 그런 상황이라면 어땠을까.
엄마가 먼저 얘기하겠다(웃음).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면 영화와 똑같았을 것 같다. 열손가락 깨불어 안아픈 자식이 없다지만 큰아들은 어려서부터 외모로 상처받는 일이 많았을거다. 그래도 속마음은 안렇지 않나. 엄마 마음은 다 같은데.
제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가만 있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웃음) 농담이구요, 그런 멋진 동생 있으면 좋겠죠. 든든하고.
모르겠어요. 엄마가 형만 챙기고 동생은 항상 뒷전으로 하면 불만이 있긴 있겠죠. 그래도 전혀 그 속마음을 모를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런 형을 두고.
▲김해숙씨는 이번 영화에서 멋진 두 아들과 함께 연기했는데 어땠나. 둘을 비교해달라.
저도 연기를 하면서 지금껏 수많은 후배연기자랑 같이 했다. 그런데 '우리 형'에서 두 아들을 만난 걸 축복이라 생각할 정도로 두 아들을 사랑하게 됐다.
신하균씨는 원래 연기를 잘한다. 형의 역할을 소화하며 항상 열심히 했다. 원빈은 '가을동화'에 이어 두번째로 만났는데 깜짝 놀랄 정도로 멋진 배우다. 배우라는 말 아무한테나 하는 거 아닌데, 정말 배우가 됐더라. 두 배우가 정말 열심히 했다. 이름만으로도 충분한데 너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너무 사랑했고 같이 일해서 기뻤다. 또 아들로 만나고 싶을 정도다.
▲신하균씨는 정말 착하기만 한 역할이다. 어떻게 출연을 결정하게 됐나.
기준이 중요하다. 내가 연기하게 되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야기가 담고 있는 본질이 뭔가가 또한 중요하다고 본다. 가족의 온기를 생각할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출연을 생각하게 됐다.
▲사투리로 연기하면서 재미있었거나 힘들었던 점은?
솔직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너무 어려워서.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했기 때문에 사투리가 어려웠다. 다행히 감독님이 부산분이어서 열심히 배웠다.
저도 역시 재미있었다기보다는 힘들었던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스태프와 감독님 등 주위 분들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영화가 '친구'와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혹시 참고했나?
연기를 하면서 사투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영화를 참고하거나 하지는 않았다.특별히 봤던 영화도 없었고. '친구'랑 비슷해 보였다면 교복을 입고 나오고, 고등학교 시절이고, 또 부산 사투리를 쓰니까 그랬을거다. 그렇지만 나는 모르겠다. '친구'와는 다른 영화라고 생각한다. 연기에서도 사투리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감정에 중점을 뒀다.
▲이보영씨는 두 멋진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실제로는 어떤 쪽이 본인의 스타일인가?
으응, 두분 다 좋아요.(웃음)
▲제목은 '우리 형'인데 형제애와 모자간의 정의 비중이 비슷하다. 어떻게 비율을 두려 했나.
비율을 퍼센트로 나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형제애가 표출하는 건 가족애를 다 포함하고 있다. 가족의 이야기 안에 형제의 이야기가 있고 그런거니까. 다만 두 형제의 캐릭터를 극단적으로 다르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늘상 보아온 캐릭터도 안된다.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는 감정이 살아났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감독의 입장에서 원빈, 신하균이란 두 배우와 함꼐 작업하는 게 어땠나?
두 분이랑 작업해서 너무나 너무나 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두분 다 정말 성실하게 해주셨다. 너무 좋았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하고 싶은 배우로 기억에 남는다. 물론 김해숙씨, 김태우씨 등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원빈씨 같은 경우에는 정말 시나리오를 쓸 때 원빈씨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다. 종현이란 캐릭터가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원빈씨 하는 걸 보면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구석이 있다. 신하균씨, 김해숙씨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꼭 하번 해보고 싶은 배우였다. 그래서 세 분 모두 찾아가서 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래서 하게 됐다.
▲감독이 생각하는 가족이란? 또 가족애란?
솔직히 가족애라는 게 있어서 가족이 유지되는 게 아니라 부담감과 책임감을 견뎌내면서 가족애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서울에 있든 부산에 있든 살았든 죽었든 가족이란 끊어낼 수 없는 거다. 그런 걸 그려내고 싶었다. 현실은 영화보다 팍팍할 수 있는 것이지만 너무 그렇지는 않았으면 했다.
▲영화 오프닝에서 김해숙씨의 흑백사진이 나온다. 진짜인가?
제 사진이었다. 감독께서 처음 영화를 시작할 때 어렸을 적 사진하고 30대 초반 사진을 달라고 하셔서 앨범에서 찾아 드렸다. 공개가 어렵진 않았다. 영화를 위해 필요했으니까. 그 중에서 제일 예쁜 걸로 골라드렸다.(웃음)
▲원빈씨는 공교롭게도 '태극기 휘날리며'에 이어 형제애가 중점이 되는 영화에 출연했다. 다음에도 그럴 생각인가?
'태극기…'의 형제애와 '우리 형'의 형제애가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형제애가 좋아서 다음 작품도 그런 걸 할거라는 건 아니다. 예전에 드라마에서 갖고 있던 캐릭터를 영화를 통해 자유롭게 풀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어서 이렇게 된거다. 다음 캐릭터를 벌써부터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할 수 있고, 또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캐릭터에 상관없이 작품을 고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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