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이 전부가 아냐"..학원공포물 진화했다

발행: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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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이 전부가 아니다!"


올 여름 학원 공포물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그간 국산 학원공포물의 맹주 자리를 지켜온 것은 뭐니뭐니 해도 전통의 '여고괴담' 시리즈.


입시 지옥이라는 우리나라 고교의 상황과 성장하는 여고생들의 불안감을 공포로 승화시킨 '여고괴담'은 90년대 최고의 기획이라는 찬사 아래 '여고괴담'(1998),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1999), '여고괴담3-여우계단'(2003), '여고괴담4-목소리'(2005)까지 4편이 이어져 왔다. 덕분에 우리나라 학원공포물의 무대는 무조건 여고라는 고정관념도 함께 생겼다. 안병기 감독의 2004년작 '분신사바'도 이같은 배경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그러나 2006년 학원공포의 새 경향이 포착되고 있다. 여고를 벗어나 다양한 학원가에서 공포의 기운을 찾아내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고 속속 그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한일합작 학원공포물 '착신아리 파이널'은 출신답게 한국과 일본의 남녀 고등학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원귀가 된 왕따 여학생의 회상장면에 나오는 일본의 남녀공학 고교를 제외하면 공포의 주요 무대는 학교가 아닌 부산의 어느 호텔. 일본의 심각한 왕따 문제를 모바일-인터넷 세대와 연결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3일 개봉하는 신인 김은경 감독의 공포영화 'D-Day'는 올해의 학원공포물 중 '여고괴담'의 자장이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영화는 대입에 실패한 아이들이 찾는 여자기숙학원으로 배경을 옮겨 강박적인 성적올리기와 경쟁심리에 렌즈를 들이댔다. 여자교도소처럼 묘사된 기숙학원이 인상적. 무표정한 사감선생, 개성을 완전히 지운 트레이닝 단체복, 아이들을 밀어넣고 철컥 잠가버리는 철제 문 등은 우리 교육의 답답한 현실을 새로이 일깨운다.


같은 날 개봉하는 '스승의 은혜'는 가장 먼 곳으로 나아간다. 외딴 별장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극을 미스터리와 공포 형식으로 풀어낸 '스승의 은혜'는 사실 '스크림'이나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있다' 같은 슬래셔무비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살인마의 분노가 초등학교 시절의 기억에서 유발됐다는 설정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영화 속 초등학교는 트라우마만을 남긴 악몽의 공간이다. 초등학생에 대한 학대와 다름없는 체벌이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된 요즘의 현실은 이같은 설정에 설득력을 더한다.


재미있게도 이같은 학원공포의 갖가지 영역확장에도 불구하고 공포영화의 법칙이나 다름없는 한가지 원칙은 세 영화 모두에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바로 미녀 배우들의 으스스한 공포 대결이다. "호러퀸은 있어도 호러킹은 없다"는 원칙은 2006 학원공포의 새 경향 속에서도 굳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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