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라걸스' 이상일 감독 "봉준호 감독이 일본서 활동 안 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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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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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라걸스’로 일본 아카데미 영화상을 비롯해 각종 영화제를 휩쓴 재일 한국인 이상일 감독이 20일 내한했다. 그의 이번 방한은 ‘훌라걸스’의 3월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홍보를 위해서다.


이상일 감독은 일본 영화학교 졸업작품인 ‘청’이 피아 필름 페스티벌에서 4개 부문을 석권해 단숨에 일본영화계의 총아로 떠올랐으며, ‘69’와 ‘스크립 헤븐’ 등 대중성과 예술성을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일본영화의 미래'라고도 불린다.


“한국에서 ‘훌라걸스’가 개봉돼 무척 기쁘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이 감독과 이날 시사회가 열린 서울 신촌 메가박스에서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폐광을 앞둔 탄광촌이 훌라댄스를 앞세운 하와이안 온천으로 변하기까지 과정을 그린 ‘훌라걸스’가 ‘스윙걸스’ 같은 영화였다면 감독을 맡지 않았을 것이라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자회견에서 재일 한국인이라는 정체성과 영화감독이라는 점을 연계하는 질문이 많았다.


▶본명인 '이상일'로 영화를 찍고 크레딧에 '이상일'이라는 이름을 올리는 게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이 다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풀 몬티’처럼 폐광을 앞둔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영화와 ‘훌라걸스’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렇잖아도 영화 촬영 전에 그런 영화들을 많이 봤다. 차이가 있다면 탄광이 있던 자리에 '하와이'가 들어선다는 발상이 엉뚱하다는 점이다(‘훌라걸스’는 65년을 배경으로 폐광을 앞둔 탄광촌에 온천이 나오는 하와이안 센터가 들어서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또한 훌라댄스를 추는 소녀들이 자신을 위해서만 춤을 추는 게 아니라 마을과 가족을 위해 춤을 춘다는 점이 달랐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요즘 젊은이들과는 달리 그들이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 엄청난 발상의 전환이었다.


-정적이기 마련인 다른 일본영화들과는 달리 ‘훌라걸스’는 무척 역동적이다.


▶배우가 화면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스크린에서 그 힘을 발산하는 게 좋다. 그래서 굉장히 역동적인 한국 배우들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한국 영화 또는 감독, 배우가 있다면.


▶송강호를 굉장히 좋아한다. ‘살인의 추억’은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이다. 그런 영화를 만든 봉준호 감독을 존경한다. 감독이라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상업적인 밸런스를 맞춰야 하는데 봉준호 감독은 그런 면에서 대단한 것 같다. 봉준호 감독이 일본에서 활동하지 않는 게 다행이다.(웃음)


여자배우로는 ‘오아시스’의 문소리와 ‘올드보이’의 강혜정을 좋아한다.


-최근 한국영화가 일본 시장에서 잇달아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


▶좋은 영화에 반드시 많은 관객들이 드는 게 아니다. 평단의 호평을 받고 관객도 많이 찾는 영화는 감독으로서는 일생에 한 번 정도일 것이다. 아마도 한국영화가 요즘 일본에서 흥행이 안된다면 그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또한 한류가 그 동안 무척 뜨거웠다. 밀물이 있으면 썰물이 있듯이 뜨거웠던 것은 식기 마련이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한류에 대한 반동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주인공인 아오이 유우가 영화 촬영과 훌라 댄스 연습을 거의 동시에 했는데.


▶그래서 아오이 유우가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연기와 연습을 동시에 해야 했기 때문에. 아오이 유우는 기본에 충실한 배우이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했다.


-‘GO’나 ‘박치기’ 등 재일 한국인의 이야기를 다룬 최근 작품들은 한결 밝고 경쾌하다.


▶무겁고 어두운 작품이었다면 관객들이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작품들을 만든 감독이나 작가들도 설교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볼 수 있도록 재미있게 만들었던 것이고, 내가 그런 작품을 만들어도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훌라걸스’에서 특히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아오이 유우가 춤을 출 때 그녀의 어머니가 말없이 보고 떠나는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 등장인물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 ‘스윙걸스’류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그런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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