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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와 노출연기, 그 미묘한 함수관계

발행:
윤여수 기자
'색즉시공 시즌2'의 여배우들. 신이, 송지효, 이화선, 유채영(왼쪽부터).
'색즉시공 시즌2'의 여배우들. 신이, 송지효, 이화선, 유채영(왼쪽부터).

지난 11월30일 오후 서울 용산CGV.


영화 '색즉시공 시즌2'의 시사회가 열렸다.


섹스코미디를 표방한 영화답게 '색즉시공 시즌2'는 지난 2002년 개봉한 전편 '색즉시공'보다 강도높은 여배우들의 노출 장면을 선보였다.


영화의 작품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여배우들의 노출 수위와 정사신 등은 충분히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곤 한다.


이날 시사회가 끝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송지효를 비롯해 신이, 유채영, 이화선 등 여배우들에게도 노출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드라마에 필요하다면 상관없다."


너무도 진부하고 상투적인 여배우들의 답이 돌아왔다.


신이는 "그 역할에 필요하다면 꺼리거나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노출신에 대해 당황한 듯 눈시울을 잠시 적셨던 송지효 역시 "내 노출신은 원래 시나리오에도 있었다. (극중 임창정의)상상신이기 때문에 이 장면은 필요하다"고 답했다.


가슴 노출 등 다른 여배우들보다 훨씬 더 높은 수위의 노출 연기를 펼친 이화선은 "전편에 진재영의 베드신이 있어 이번에 나는 그 정도 어쩌면 그 이상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출연을 결정하기 전엔 부담이 많았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부담감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유채영 역시 "역할에 필요하다면 괜찮다"고 밝혔다.


영화 속 노출 장면과 관련해 자신의 몸을 드러내며 연기를 펼쳐야 하는 여배우들의 부담감은 사실 관객들의 상상을 넘어설 듯하다. 배우 이전에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자신의 몸을 드러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특히 관객과 대중은 여배우의 노출 연기를 평범한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아마도 여배우들이 노출 연기에 부담감을 갖는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른다.


지난 1990년대 초반까지 스크린에 넘쳐난 이른바 '성애영화'는 관객들의 시선을 오로지 여배우의 '벗은 몸'에 집중시켰고 여배우들은 대중의 뇌리에 육감적인 몸으로만 남았다. 그리고 이들에게 덧씌워진 '에로배우'의 별칭은 배우로서 대중에게 각인되지 못하게 했다.


지금, 여배우들이 갖는 부담감 역시 바로 대중의 그 같은 선입견에 기인한 바 크다. 오죽했으면 출연 계약서와는 별도의 '노출 계약서'까지 써야 할까.


그래서 "필요하다면 벗을 수 있다"는 말은 지극히 상투적이면서 또 그 만큼 절박한 것이기도 하다.


최근 개봉해 흥행 중인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에서는 중국의 신인 여배우 탕웨이와 톱스타 양조위가 '실연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큼 파격적인 정사신을 벌인다. 특히 두 사람은 체모가 노출되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리얼한 느낌을 주는 정사신 속에서 사랑의 본질을 묻는 연기에 푹 빠졌다.


관객은 숨을 죽이며 두 사람의 정사신을 바라보지만 흥분의 감정보다는 관조적인 시각에 머물며 이는 두 사람이 그려낸 영화 속 감정의 진폭과 이안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 덕분이다.


탕웨이는 정사신을 촬영하면서 "어떻게 보여질지, 그런 사심을 완전히 버렸다"면서 "정사신은 이 영화에서 너무나 중요하다. 언어로 말할 수 없는 부분을 몸으로 표현한 것이다. 정복당하고 정복하고 밀고 당기는 그 시대를 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쯤이면 "드라마를 위해 노출할 수 있다"는 여배우의 말은 절실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색즉시공 시즌2'의 신이는 "연기는 일상의 표현이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세상을 담아내고 풍자하고 드러내야 하는 것을 당연한 업으로 삼는 연기자들이 "노출 역시 연기일 뿐"이라는 말에 담긴 여배들의 고민이 다시 예사롭지 않게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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