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를 품은 영화가 몰려온다..19禁 열풍 왜?①

발행:
전형화 기자
[★리포트]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간기남,은교,후궁,돈의 맛.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간기남,은교,후궁,돈의 맛.

한국영화에 에로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80년대 3S정책의 산물로 불렸던 에로 영화는 한동안 한국영화에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다.


그랬던 에로가 2012년 부활했다. 가슴 노출은 기본에 성기노출까지, 파격에 파격을 더한다. 부활한 에로는 과거 에로와 다르다. 스릴러와 드라마, 사극까지 다양한 장르에 에로가 첨가됐다.


돌아온 에로인가? 에로의 재발견인가? 분명한 건 벗기기 위한 벗기기는 아니라는 점이다.


4월 극장가에는 두 편의 센 영화가 맞붙는다. 4월11일 김형준 감독의 '간기남'은 간통사건 전문인 형사가 간통 현장을 덮쳤다가 살인사건에 휘말린 여인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박희순과 박시연이 주연을 맡았다. 촬영 할 때부터 새색시 박시연의 노출이 상당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박시연은 '간기남'에서 상반신 노출을 불사하며 섹시한 팜므파탈을 연기했다는 후문이다.


4월26일 개봉하는 '은교'는 박범신 작가의 동명소설을 '사랑니' 정지우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 열일곱 소녀 은교에게 매혹된 시인 이적요(박해일 분)와 그의 제자 서지우(김무열 분)의 질투와 욕망을 담았다.


여고생 역에는 강렬한 노출 장면이 있어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 결국 한예종 출신의 신예 김고은이 낙점됐다.


'은교'는 노골적인 에로 마케팅으로 일찌감치 관심을 끌고 있다. 야하다고 심의가 반려된 예고편을 공개해 네티즌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예고편에는 70대 노인과 여고생의 성애 장면이 담겨있다. '은교'에는 남자배우 성기 노출이 있다는 풍문까지 돌고 있어 영화 개봉을 앞두고 후끈한 논란이 일 것 같다. 정지우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에로틱한 화면에 얼마나 절묘하게 녹아들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하녀'로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임상수 감독은 5월 신작 '돈의 맛'을 들고 온다. 올해 칸국제영화제를 겨냥해 5월17일 개봉을 검토 중이다. '돈의 맛'은 재벌가를 중심으로 돈과 섹스, 욕망을 가감없이 그린다고 해서 준비부터 화제를 모았다.


'돈의 맛' 측은 최근 스틸을 공개, 윤여정의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했다. 윤여정은 돈봉투를 거절할 수 없는 비서 김강우를 농락하는 장면을 사진 속에서 숨김없이 드러냈다. 임상수 감독은 '돈의 맛'을 전작 '하녀'보다 한층 강렬한 영상충격으로 전할 계획이어서 파격을 예고하고 있다.


6월6일에는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를 연출한 김대승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후궁'이 관객과 만난다. '후궁'은 왕의 여자가 돼야 하는 여자와 그녀의 사랑을 담은 영화.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로 입소문이 났지만 역시 여배우가 적잖은 노출을 해야 하기에 캐스팅에 난항을 겪었다. '방자전'에서 파격 노출 연기를 선보인 조여정이 또 한 번 격정 멜로를 연기한다.


왜 다시 에로일까? 그동안 '쌍화점' '방자전' 등 수위 높은 영화들이 등장했지만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몰려온 적은 드물다. 각 영화들은 에로로 묶이는 데 저항감도 있다. 노출 수위 경쟁처럼 빚어지는 상황에 불쾌함도 느낀다.


하지만 이 영화들이 비슷한 시기에 제작돼 비슷한 시기에 소개되는 건 투자,제작,배급사 등에 에로에 대한 긍정적인 공감대가 있었다는 뜻이다. 통상 에로는 경제상황이 어려울 때 손쉬운 방식으로 제작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 영화들은 다양한 소재를 발굴하던 끝에 나온 것들이라 기대가 모아진다.


사실 소재와 주제를 위한 도구로 노출과 에로가 사용됐다고 하더라도 쉬운 선택은 아니다. 파격이 충격요법이 될 뿐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면 난항에 빠지기 쉽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인만큼 기대 관객 폭이 상대적으로 좁다. 캐스팅, 특히 여배우 캐스팅도 어렵다. 각 영화들이 여배우 캐스팅도 난항을 겪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노출은 자칫 영화보다 흥미로 전락될 가능성도 크다. 화제는 되지만 정작 극장에 관객을 불러 모으는 데는 실패하기 일쑤다.


지난해에도 '완벽한 파트너'와 '사물의 비밀'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 등이 파격적인 노출을 담았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교차상영으로 내몰린 영화도 있고, 완성도가 미흡한 작품도 있었다. 이유는 각자 달랐지만 살색영화들이 관객과 소통하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영화의 완성도와 배급력, 마케팅 등 삼박자가 어우러져야 올해 에로를 담보한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에로로 눈길은 끌 수 있지만 관객이 극장에 찾아오게 만드는 건 결국 완성도다.


그런 점에서 올해 에로를 품은 영화들은 다양한 장르에서 접근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간기남'은 코믹에로스릴러, '은교'는 70대 노인과 30대 남자, 여고생의 삼각관계, '돈의 맛'은 재벌가의 욕망, '후궁'은 사극이란 점에서 분명한 차이를 둔다.


한 영화 제작자는 "노출을 담보로 하는 에로영화는 언제나 쉽지 않은 도전"이라며 "올해 사극열풍과 남북 소재 영화, 그리고 에로가 트랜드가 됐다. 소재의 다양성이 더 생길지는 흥행성적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개봉시점도 변수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는 통상적으로 8월 중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곤 했다. 가족들이 극장나들이를 하는 5월과 블록버스터 시즌인 6월, 휴가시즌인 7월이 지난 뒤인 8월 중순 즈음에 개봉하는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들이 성적이 좋았다. 올해 에로를 담보한 영화들이 4월부터 6월에 몰려있는 게 어떤 작용을 할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과연 에로를 품은 영화들이 관객과 소통할 수 있을지, 스크린은 예년보다 일찍 달아오르고 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슬라이드

13회 맞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블랙핑크 제니 '시선강탈 패션'
네 명의 개성 넘치는 변호사들 '에스콰이어'
'메리 킬즈 피플' 사랑해 주세요

인기 급상승

핫이슈

연예

묘지 지킨 ♥구준엽·"도움 필요" 가족들

이슈 보러가기
스포츠

'충격' 손흥민, 토트넘과 결별 '공식 선언'

이슈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