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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다니엘이 말한다..열한시·안경·하트 (인터뷰)

발행:
안이슬 기자
영화 '열한시' 지완 역 최다니엘 인터뷰
배우 최다니엘/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최다니엘/사진=임성균 기자

최다니엘(27)은 자신의 이름을 말할 때 "최, 다니엘 입니다"라고 끊어 말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묻자 "일종의 도움닫기죠. 이름이 기-니까"라는 답이 돌아왔다. 예상 못한 이유에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어떤 질문을 던졌을 때 예상하지 못한 답이 튀어나는 것처럼 최다니엘의 행보도 어디로 튈지를 모르겠다.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미친 양언니'에 빙의한 듯 했던 그가 지금은 전문직의 대명사가 된 것만 봐도 그렇다.


28일 개봉한 '열한시'의 지완과는 사뭇 달랐던 최다니엘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원금이 끊길 위기에 처한 시간이동 프로젝트 팀이 24시간 후 오전 11시로 날아간다. 그리고 연구소가 파괴된 충격적인 미래를 보게 된다. SF의 탈을 쓴 '열한시'는 예정된 미래가 다가올 수록 점점 광기를 보이는 인물들이 만드는 심리 스릴러에 가깝다.


촬영한지 한참 만에 완성본을 보게 된 최다니엘, 자신의 우려 보다는 영화의 완성도에 만족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는 개연성 부분에서 우려가 있었거든요. 제가 맡은 지환 역이 여기저기서 출처 없이 불쑥 잘 나타나거든요(웃음). 그런 것들이 드러나지 않을까 했는데 장르 특성을 잘 살려서 생각할 틈 없이 잘 흘러간 것 같아요."


의사, 고등학교 교사, 펀드 매니저 등을 거쳐 온 최다니엘. 이번에는 물리학자다. 물론 평범한 설정의 역할도 많았지만 유독 기억에 남는 작품들은 전문직 캐릭터였다.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본인은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어렵단다.


"오히려 그냥 평범한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전문직이 아닌 것도 좋지 않나 싶은데 그런 역할만 들어오네요. 전문직을 연기 하는 게 더 힘들어요. 그 분위기가 묻어나야 하잖아요. 그냥 행동하는 것도 선생님 같아야 하고, 의사 같아야 하고."


배우 최다니엘/사진=임성균 기자

선배 정재영은 이번 영화로 최고 학력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감사해하던데 배부른 소리가 아니냐고 했다. 그는 팀의 리더는 정재영인데 오히려 어려운 대사는 죄다 자신의 몫이었다고 장난스럽게 투덜거렸다.


"재영선배는 날로 먹었죠(웃음). 어려운 말들은 제가 다 하고 선배님은 혼자 고뇌하고 진지한 척 다하고. 평소에는 막 웃고 하다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런 연기를 하니까 너무 웃긴 거예요."


앞서 인터뷰를 한 김옥빈에 이어 최다니엘도 정재영의 이름만 나와도 웃음을 터뜨렸다. 제작보고회나 언론 시사회에서 그렇게 서로 장난을 칠 정도면 현장에서는 더 했겠다 했더니 평소 분위기는 그의 10배 쯤 된단다.


"평소 분위기는 10배라고 보면 되요. 인간적인 면이 많고 다들 웃겨요. 정재영 선배를 이번에 처음 봤어요. 예전부터 굉장히 좋아했는데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나쁜 놈 연기를 한 느낌이 있어서 무서울 줄 알았죠. 그랬는데 그냥 아줌마예요. 아줌마. 그러면서도 정말 좋아요. 나도 나중에 선배가 됐을 때 저렇게 대할 수 있을까, 가볍지 않으면서 스스로 깨닫게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하게 해요."


극 중 지완과 영은(김옥빈 분)은 7년 동안 연애를 해온 장수 커플. 그럼에도 어딘지 조심스러워 보인다. 서로가 가족같이 느껴질 법한 커플은 아닌 듯 해 "7년 커플인데 너무 안 친해 보이는 것 아닌가"하고 농을 던지자 "그때는 옥빈씨가 남자친구가 있어서"라며 웃어보였다.


"인물의 감정선이 아쉬울 수는 있어요. 이번 영화의 특이한 점은 그런 감정선들이 라이트하게 표현됐다는 거예요. 오히려 감정들이 질척했다면 영화가 산으로 갔을 것 같아요. 우리 민족 특성상 신파, 한을 즐기는 지라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긴 해요. 어떻게 보면 이성이 좀 더 큰 할리우드식 감성이죠. 새로운 시도인데 어떻게 어필할지 궁금해요"


시간여행이라는 소재 때문인지 많은 관객들이 '열한시'의 방점을 SF에 둔다. 할리우드식 SF에 익숙한 관객들이라면 영화를 보고 다소 의아할 수 도 있는 부분이다. 최다니엘은 '열한시'가 오히려 B무비에 가깝다고 말했다.


"저는 초반 부분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자, 가자!'하는데 그게 진짜 재미있는 거예요. 저희 영화에 딱 맞는 정도였던 것 같아요. 저희 영화는 우주 영화가 아니잖아요. 김현석 표 스릴러이자 SF인 것 같아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 지 모르는 게 감독님영화의 장점이에요. 갑작스러운 유머도 있고요. 제가 느끼기에는 오히려 B무비에 가까운 것 같아요."


배우 최다니엘/사진=임성균 기자

과거로 갈 수 있다면 모든 것이 창조되던 시절로 돌아가 진화론과 창조론의 진실을 알아내고 싶다는 최다니엘. 반대로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알고 싶은지 물었다. 물론 미래를 바꿀 수는 없다는 전제 하에.


"저는 안 볼 거예요. 어릴 때 굉장히 좋아했던 아이가 있었어요. 4년 동안 좋아한 첫 사랑. 성인이 되어서 봤는데 그때 생각했죠. 아, 미래는 보지 말아야겠다(웃음). 현실이 되어버리면 뭔가 그렇더라고요. 미래는 그냥 마음에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언론시사회에서 그는 스스로 "이번 영화는 안경을 쓰지 않았다"며 "아마 최다니엘 성형설이 돌 것"이라고 셀프 디스를 했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는 안경을 쓰고 온 최다니엘. 물론 안경알은 없었다.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에게 안경은 무엇인지.


"안경 얘기를 생각보다 많이 물어보세요. 아무래도 전문직 역할이 많다 보니 그런 것도 있고. 제가 고집하는 건 아니고 감독님들이 쓰자고 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안경을 써달라는 것에 불만은 없어요. 절 불러주시는 것 만해도 감사하죠."


내친김에 그의 연관 검색어 중 '하트'에 관한 것도 물어봤다. KBS 2TV '학교 2013' 제작발표회 당시 그가 했던 어색한 손 하트와 표정은 온라인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내가 저런 표정을 짓고 있었나?' 싶더라고요. 제작발표회 사진을 나중에 봤어요. 사진보고 '내가 이날 기분이 별로 안 좋았나?' 그런 생각은 했어요. 저는 별로 웃기지는 않았어요. 이런 것 같은 거예요. 저는 단순히 밥을 먹었는데 사람들이 '우와하하하하!' 웃는 상황 같은?"


'열한시' 홍보 일정 이후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를 하면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는 최다니엘. 집에서 성경책을 읽거나 빈둥거리는 것이 좋단다.


"아직 다음 작품 정한 건 없고, 라디오 하면서 휴식을 좀 하고 싶어요. 다음 작품을 한다면 따뜻한 걸 하고 싶어요. 저는 쉴 때 집에서 성경책도 보고, 그런 게 좋아요. 여행은 귀찮아요. 짐 싸는 게 너~무 귀찮고, 공항까지 가는 게 너~무 귀찮아요. 액션이요? 필요하면 하죠. 그런데 명분 없이 운동하는 건 싫어요."


김옥빈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열한시'가 1100만 관객을 돌파하면 최다니엘과 사귀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정말로 지킬 수 있는 공약인지 묻자 최다니엘은 "이게 다 정재영 선배 때문"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1100만 공약이요? 노력은 해보겠죠. 근데 못 질 것 같아요(웃음). 옥빈씨가 너무 예뻐서 제가 뭘 어떻게...500만 관객을 넘으면 제가 라디오에서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안이슬 기자 drunken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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