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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올해의 배우상 조수향 "기쁨만큼 무게감 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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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안이슬 기자
배우 조수향/사진=이기범 기자
배우 조수향/사진=이기범 기자


올해 부산영화제는 신인감독 외에 반짝이는 신인 배우도 발굴해냈다. 영화 '들꽃'에서 수향 역을 맡아 올해의 배우상 수상자로 결정된 조수향(23)이 바로 그 원석이다.


포털사이트에 검색을 해도 프로필이 나오지는 않는 조수향. 동국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한 조수향에게 '들꽃'은 첫 장편영화이자 처음으로 그에게 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부산영화제 폐막식을 앞둔 11일 오후, 영화의 전당에서 조수향을 만났다.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자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 신인배우의 설렘이 가득했다.


"실감이 안 나는 정도가 아니라 거짓말을 하시는 것 같았어요. 심지어 '이걸 얘기해도 되나? 아니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다른 분들께 얘기하는 것도 조심스러웠죠. 남동철 프로그래머님께 전화를 받고 나서야 진짜라는 걸 알게 됐어요. 엄마와 통화하면서 울어버렸어요."


첫 장편 출연작인 '들꽃'은 온갖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가출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조수향, 권은수, 정하담 등 주연배우들은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영화 속에 사용했다. 처절한 가출청소년들의 상황을 그린 만큼 출연을 결심하기도 쉽지는 않았을 터, 이들의 삶에 대한 궁금증이 조수향을 '들꽃'으로 이끌었다.


"힘들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대본이 마음에 들었어요. 캐릭터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이들의 삶에 대해 궁금한 것도 컸고요. 감독님을 만났을 때 뭔가 나를 믿어주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촬영할 때도 정말로 절 전적으로 믿어주셨어요. 제일 감사드리는 분이 감독님이죠. '들꽃'을 찍으면서 제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춥고 힘든 장면도 많았지만 살아 나가는, 견뎌서 헤쳐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견딜 수 있었어요. 그때는 제가 수향이었고 수향이가 저였으니까요."


배우들의 본명을 그대로 작품에 사용한 것도 '들꽃'에서 꽤 독특한 지점이다. 처음에는 역할 이름이 있었지만 감독이 배우들에게 본명을 써도 되겠느냐 물었고, 배우들은 흔쾌히 이를 허락했다.


"감독님이 본명을 쓰고 싶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으셨을 때 저는 그냥 '좋아요'라고 했어요. 그런데 GV 때 감독님이 배우들의 이름을 함부로 쓰는 게 아니었는데 미안하다는 사죄의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본명과 역할 이름이 같으면 더 인물에 동일시가 되잖아요. 감독님도 그걸 느끼신 것 같아요."


배우 조수향/사진=이기범 기자

조수향에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은 올해가 처음.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찍은 작품이었기에 초청의 기쁨은 더욱 컸다. 여기에 올해의 배우상 수상까지 했으니 금상첨화다.


"사실 '내가 이 자리에 와도 될까? 어울릴까?'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부산영화제에 오게 된 건 너무나 기쁜 것이잖아요. 그럼에도 너무 들뜨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희한하게 되게 들뜰 줄 알았는데 막상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다른 영화를 보면서 이 사람, 저 사람들의 사는 얘기도 보고 나니 내 세상에만 살지는 말아야겠다는 고민도 하게 됐고요. 오히려 영화제에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기쁨만큼 부담감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들의 기대에 맞는 배우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하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조수향은 생각보다 담담하게 제 길을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상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것들이 참 많잖아요. 기쁨도 있고 환희도 있지만 그 만큼 무게감도 크다고 생각해요. 오늘 폐막식에서 상을 받고 하면 큰 기쁨이 있겠지만 막상 서울에 올라가면 어느 새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에게 남는 건 부담감과 무게감을 견디는 것이죠. 어젯밤에도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정말 열심히 잘 해나가야겠다, 실망시키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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