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30대, 골드미시가 된 이들에게 결혼은 미래의 행복을 위한 필수사항일까. 영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가 답했다. 결혼을 하던 안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는 일본과 한국에서 화제를 샀던 마스다 미리 작가의 만화 수짱 시리즈 중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와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를 엮은 작품이다. 다른 인생을 살고 싶은 여자, 현재가 불안한 여자, 그리고 지금 상황을 바꾸고 싶은 3인의 30대 여성의 고민을 진솔하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수짱(시바사키 코우 분)은 12년째 카페에서 근무하면서 신 메뉴 개발부터 손님응대까지 능숙하게 해내며 사장의 신임을 받는 인물. 하지만 솔로가 된지 5년째로 함께 근무하는 매니저를 좋아하면서도 티도 내지 못하는 연애 숙맥이다.
수짱과 직업도 성격도 다르지만 돈독한 관계를 쌓아가고 있는 친구 마이짱(마키 요코 분)은 대기업 영업사원이다. 워커홀릭 커리어우먼이지만 가정이 있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언제나 똑 부러지게 할 말 다하는 성격이지만 비밀스러운 연애로 끌려 다니며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
모임의 최연장자인 사와코상(테리지마 시노부 분)은 독립을 꿈꾸는 프리랜서 웹디자이너다. 어머니와 함께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의 병간호를 하느라 "결혼은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는 캐릭터다.
각기 다른 상황 속에 놓인 세 사람이다. 그래도 미래의 행복, 그리고 결혼을 고민한다는 점은 세 사람을 끈끈하게 묵어주는 요소다. 이 고민은 그 나이대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1시간 46분 런닝 타임 동안 도드라지는 사건이 없어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공감대를 자극하는 인물 관계와 상황 설정에 있다.
수짱은 고백도 하기 전에 차이고, 마이짱은 나이 먹은 여자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기도 한다. 사와코상은 어머니는 곁에서 챙겨주는 딸보다 아들을 더 챙겨 섭섭하다. 과연 이들이 행복해 질 수 있을지, 결혼을 통해 지금 놓인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고민되는 상황 속에 이들은 각기 다른 선택을 한다.
셋의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세 여성이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준 환한 미소는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음을 시사한다. 이들은 마지막까지 행복할 수 있을까. 영화에선 등장하진 않지만 이들이 끊임없이 고민한 30대 이후의 삶은 어떨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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