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유해진 vs 안 웃기는 유해진..참바다씨 전성시대 ①

발행:
김현록 기자
[★리포트]
유해진/사진제공=쇼박스
유해진/사진제공=쇼박스


'럭키'가 떴다. 누가 뭐라 해도 유해진의 영화다. 그는 킬러의 기억을 잃고서 자신이 84년생 무명배우인 줄 알고 살아가는 남자가 돼 영화를 이끈다. 시종일관 진지한 그는 웃기는 듯 웃기지 않고, 웃기지 않는 듯 웃기며 관객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웃기는' 유해진과 '안 웃기는' 유해진은 이미 오랜 시간 공존했다. 1990년대 말 스크린에 데뷔하기 이전부터 연극무대에서 알아주는 배우였던 그는 인간미 넘치지만 때론 날카롭게 반짝이는 눈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그려 왔다. 그리고 양쪽 모두에서 대표작과 히트작을 내놓으며 신뢰감을 더해 왔다. 300만 관객 돌파를 내다보는 유해진의 원톱 코미디 '럭키'는 그에 대한 믿음과 유해진의 매력이 폭발한 계기일 것이다.


사진='주유소 습격사건'(1999) 화면 캡처
사진='공공의 적'(2002) 스틸컷


'웃기는' 유해진의 발견은 1999년 '주유소 습격사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유소를 습격한 막무가내 4인조에게 겁없이 덤볐다 자존심을 구긴 양아치1이 그의 역할. 짧은 등장에도 폭소를 안겼던 그는 '신라의 달밤'(2001), '라이터를 켜라'(2002), '광복절 특사'(2002)에 줄줄이 출연하며 코믹 감초로 주가를 높여갔다. 비록 코미디는 아니었지만 '공공의 적'(2002)에서도 웃음 담당이었다. 그는 범상찮은 패션으로 등장, 시신을 척 보고 범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전문 칼잡이 용만 역으로 또한 시선을 붙들었다. 그 인연은 '공공의 적2'(2005), '강철중:공공의 적1-1'(2008)까지 이어졌다.


사진='타짜'(2006) 스틸컷
사진='이장과 군수'(2007) 스틸컷
사진='전우치'(2009) 스틸컷
사진='미쓰GO'(2012) 스틸컷


히트작 '타짜'(2006)의 고광렬을 빼놓을 수 없다. 주인공 고니의 파트너이자 동반자로 도박판을 누비며 선보인 콤비플레이는 영화에 유쾌한 맛을 더했고 8년 만에 나온 2편 '타짜-신의 손'(2014)에도 출연해 맹활약했다. '이장과 군수'(2007)는 이미 오랜 인연을 맺어 온 '바깥양반' 차승원과 주연 대 주연으로 만난 첫 작품. 소금 씹어먹으며 선거운동을 벌이는 군수님으로 분해 웃음을 안겼다. 나올 때마다 웃겼던 '전우치'(2009)의 초랭이, 고현정과의 러브 라인까지 감행한 '미쓰GO'(2012)의 빨간구두를 어찌 빼 놓으랴.


사진='해적:바다로 간 산적'(2014) 스틸컷

하지만 가장 강렬한 기억은 '해적:바다로 간 산적'(2014)일 것이다. 해적과 산적을 오가며 연명하던 철봉이 선보인 야밤의 '음~파 음~파' 원맨쇼는 800만 관객을 폭소 했다. 코미디 연기를 펼친 배우로는 드물게 상도 받았다. 영화기자협회가 주는 올해의 영화상 남우조연상이 그의 차지였다.


사진='혈의 누'(2005) 스틸컷
사진='왕의 남자'(2005) 스틸컷
사진='이끼'(2010) 스틸컷
사진='부당거래'(2010) 스틸컷


하지만 유해진은 코믹한 이미지를 반전시키는 열연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배우이기도 하다. 장동건과 김기덕 감독의 만남으로 주로 기억하는 '해안선'(2002)은 유해진의 다른 얼굴을 본 작품이었다. 끔찍한 사건 이후 정신줄을 놓은 여동생을 끔찍하게 챙기는 횟집 총각 철구 역으로 '웃기는 배우'란 이미지를 불식시켰다. 연쇄살인사건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혈의 누'(2005)에 이은 '왕의 남자'(2005)는 유해진에게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안긴 작품이다. 그는 단순하고 인간미 넘치는 광대 육갑 역을 맡아 관객의 웃기다 끝내 울리고야 말았다. 첫 주연작인 '트럭'(2008)은 연쇄살인범이 나오는 스릴러였다.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안긴 '이끼'(2010), 비정한 사업가로 등장한 '부당거래'(2010) 또한 '웃기는' 유해진과는 거리가 멀지만 잊을 수 없는 그를 본 작품이었다.


사진='소수의견'(2015) 스틸컷
사진='극비수사'(2015) 스틸컷
사진='베테랑'(2015) 스틸컷
사진='그놈이다' 스틸컷


지난해엔 특히 활약이 빛났다. 기다림 끝에 개봉한 '소수의견'(2015)에선 철거민 변호에 나선 듬직한 선배 변호사로 극에 신뢰를 더했다. 실제 어린이 실종사건을 다룬 '극비수사'(2015)에선 책임감 있는 어른이자 따뜻한 아버지인 도사 김중산으로 분해 관객을 사로잡았고, 여름 최고 흥행작 '베테랑'(2015)에선 재벌가에 편입하기 위해 알랑거리며 '빠따'까지 맞는 최상무로 분해 묵직한 한 방을 날렸다. 스릴러 '그놈이다'(2015)에선 살인범으로 의심받으며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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