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다시 김민희. 홍상수 감독의 '클레어의 카메라'는 역시 김민희의 이야기였다.
21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제 70회 칸국제영화제 스페셜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인 홍상수 감독의 '클레어의 카메라'가 공개됐다. 홍 감독의 20번째 장편영화인 '클레어의 카메라'는 '다른 나라에서'(2012) 이후 5년 만에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호흡을 맞춘 작품이자, 최근 불륜을 인정한 배우 김민희와 함께 한 3번째 영화이기도 하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기간 중 2주에 걸쳐 촬영한 러닝타임 68분의 소품이다.
칸 홈페이지에 공개된 시놉시스에 따르면 '클레어의 카메라'는 '정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카페에서 해고당한 만희(김민희)가 사물을 꿰뚫어보는 프랑스 교사 클레어(이자벨 위페르)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 그러나 공개된 영화는 이와 다소 달랐다.
영화 세일즈사에 근무하는 주인공 만희는 '정직하지 않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칸영화제 중 해고된다. 알고보니 회사 대표는 영화감독 소완수(정진영)와 연인 사이였고, 만희와 소 감독이 술에 취해 하룻밤을 보낸 것을 알고 만희를 해고했던 것. 친구를 따라 칸에 왔던 클레어가 우연히 이들 세 사람을 모두 만나고 만희는 자신이 '질투' 때문에 해고됐음을 알고 쓴웃음을 짓게 된다.
제목이 '클레어의 카메라'인 만큼 클레어를 연기한 이자벨 위페르가 주연으로 짐작됐으나 사실 모든 이야기가 김민희가 맡은 만희 위주로 흘러가다시피 했다. 김민희는 전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한국어와 영어로 모든 대사를 소화하며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인 여인의 모습을 그렸다.
지난해 6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불륜설이 처음 알려지기 약 한 달 전 촬영한 영화라는 점에서 극중 만희, 소완수 감독의 관계나 여러 대사에도 관심이 쏠렸다. 특히 소완수 감독이 만희에게 "넌 예뻐, 정말 예뻐", "싸구려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 얻는 게 뭐야"라고 외치는 대사 등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한편 이날 오후 열리는 레드카펫에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이자벨 위페르가 함께 나설 예정이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오는 22일 열리는 홍상수 감독의 경쟁부문 초청작 '그 후'까지 이틀 연속 칸의 레드카펫에 오른다. '그 후'의 레드카펫에는 주연을 맡은 권해효, 아내 역할로 출연한 실제 권해효의 아내인 배우 조윤희가 함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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