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무비]'비밥바룰라' '1급기밀', 꼭 그렇게 했어야 했나요?

발행:
이경호 기자
/사진=영화 포스터
/사진=영화 포스터


청와대에 편지를 보내고, 상영관 확보에 난항이라고 호소한 영화들이 있습니다. '비밥바룰라' '1급기밀'입니다.


'비밥바룰라' '1급기밀'은 여느 상업영화들과는 규모가 작은 영화입니다. 이 시대를 반영하는 소재들로 꾸며졌고, 주연을 맡은 배우들도 대중에게 친숙해 영화팬들에게는 관심작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중에게 큰 관심을 받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두 영화는 관심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유도했습니다.


'비밥바룰라' 측은 청와대에 영화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손편지를 전달했고, '1급기밀' 측은 개봉 하루 전에서야 극장 예매 오픈되었고 일부 극장에서는 공정한 조건의 경쟁이 아닌 시간표를 편성 받았다고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비밥바룰라' '1급기밀' 측이 언론을 통해 알린 관심, 상영관 확보 난항에 대한 불만은 "공정하지 않은 경쟁"입니다. 얼핏 그렇게 보입니다.


조금 더 들여다볼까요. 두 작품은 개봉 당일 약 4% 정도의 예매율을 기록했습니다. 관객들의 관심이 많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지난 24일 두 영화가 개봉할 때는 이미 1월 기대작이었던 '그것만이 내 세상' '메이즈 러너:데스 큐어' '코코' 등과 지난해 12월 개봉해 흥행한 '1987' '신과함께-죄와 벌'이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라면, 이 영화들의 상영관을 줄여야 했을까요? 두 영화 말고 다른 다양성영화들은 또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물론 예매가 개봉 하루 전에 오픈됐다는 건, 충분히 불만을 제기할만한 일입니다. 기대작이면 개봉 2주전부터 극장들은 예매를 오픈하니깐요. 여느 영화들도 개봉 주 월요일이면 오픈합니다.


예매를 늦게 열었으니 예매율이 낮은 것도 어쩌면 당연합니다. 예매 오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일테죠. 극장 마음이구요. 대기업의 횡포일 수도 있고, 배급사의 능력 부족일수도 있습니다.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개봉하는 모든 영화들에게 똑같이 예매할 수 있는 관을 열어주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결국은 관객의 관심이 중요합니다.


'비밥바룰라'와 '1급기밀'은 관심을 받을 만한 영화들입니다. '비밥바룰라'는 노년의 친구들의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는 이야기로 세대를 불문하고 잔잔하지만 울림이 있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1급기밀'은 조직적으로 이뤄진 방산 비리를 다루면서, 공익을 위한 폭로를 참지 않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줍니다.


이런 영화들을 알리려는 방법이 청와대에 편지를 보내고, 불공정하다며 보도자료를 보내는 것 외에는 없었을까요? 오죽하면 그렇게 했을까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이 영화들을 알리려는 데 이런 언론플레이 밖에 없었을까란 안타까움도 뒤따릅니다.


공정한 경쟁은 중요합니다. 그렇게 경쟁하기 위해선 출발선상에 설 때까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체급이 다르면, 다른 시즌이나 다양성영화시장 같은 다른 무대를 찾는 것도 방법입니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 심판을 찾는 것과는 별개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그 전략이 손편지를 청와대에 쓰고, 언론에 공개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슬라이드

무더위 날릴 '전지적 독자 시점'
온유, 정규 2집 앨범으로 솔로 컴백
차은우 '언제나 눈부신 비주얼'
새롭게 시작하는 JTBC 금요시리즈 '착한사나이'

인기 급상승

핫이슈

연예

"이 힘든 결혼을 두 번이나"

이슈 보러가기
스포츠

KBO 올스타 휴식기... 키움, 감독-단장 동반 경질

이슈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