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주혁은 영화에서 살아있으니까요."
영화 '흥부'가 5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영화 '흥부'는 고전 흥부전의 주인공 흥부를 조선후기 대중소설 작가로 설정해 재해석한 사극. 민란으로 형과 헤어진 음란소설 작가 흥부가 남보다 못한 양반 형제에서 착안한 소설 흥부전을 쓰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영화는 익숙한 고전 소설을 재해석한 설 영화로, 지난해 10월말 유명을 달리 한 배우 고 김주혁의 유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흥부' 측은 영화의 말미 "고 김주혁 배우와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라는 자막으로 고인을 기리기도 했다. 유쾌하고 흥겨운 분위기가 있는 작품이었지만, 이어진 간담회에서 고 김주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조근현 감독은 물론이고 배우 정우, 정진영, 정해인 할 것 없이 숙연해진 모습이었다.
타이틀롤 흥부 역 정우는 "영화 보면서 여기 계신 정진영 선배님 포함해서 선배님들 연기 보면서 느낀 게 많았다. 특히 김주혁 선배님의 배우로서의 큰 울림이 있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정우는 "배우로서 제 몫을 해야 되기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선배님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추스르고 말씀드려야 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순간 언제나 그랬듯이 많이 보고싶고, 특히 오늘 또 더 보고싶고 그립다"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극중 김주혁과 남보다 못한 형제 사이를 그린 조항리 역의 정진영은 "이 작품에 대해서 기자들이나 많은 관객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중심에는 우리 주혁이가 있는 것 같다"며 "여러분이 방금 보신대로 멋있게 연기했고, 저희가 함께했던 봄부터 여름까지는 저희에게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정진영은 "이 작품을 주혁이의 유작으로 너무 생각하지는 말아달라는 어려운 부탁을 드리고 싶다"며 "주혁이는 영화 속에서 살아있는 동료이고 여러분의 배우니까요"라고 밝혀 듣는 이들을 먹먹하게 했다.
정진영은 "저희도 그렇과 관객도 기자들도 영화 속 주혁이가 여러가지 의미로 다가오실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하지만 우리 주혁이는 영화 홍보에서 '조혁'이다. 그렇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헌종으로 분한 정해인은 "김주혁 선배님과는 마주칠 일이 많이 없었다. 그런데 처음 마주쳤을 때 생각이 많이 난다"며 "촬영 땐 진지하시고 어마어마한 선배님이셨는데 컷 하고 나면 따뜻하게 나눠주신 한 마디가 생각난다.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마음이 복잡하다"고 밝혔다.
조근현 감독은 "모든 감독들이 그렇겠지만 작품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관객에게도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같이 했던 배우 중에 주혁씨가 활짝 웃고 좋아하는 모습이 상상이 돼서 더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날의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영화 '흥부'는 설을 앞둔 오는 2월 14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