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리엣에겐 로미오가 필요하고, 직녀에게는 견우가 있다. DC코믹스 빌런 대표 커플인 조커와 할리퀸도 남부럽지 않은 다정한 연인이다. 남들에게는 악당이지만 내 사랑에게는 사랑스러운 연인.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독특한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할리퀸이 이번에는 조커와 헤어지고 돌아왔다.
조커와 헤어진 할리퀸은 어떤 모습일까.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사랑 받은 할리퀸의 홀로서기를 그린다. 조커와 헤어진 할리퀸은 자신을 노리는 악당과 싸우기 위해 고담시에서 여성 동지들을 규합해 팀을 꾸린다.
조커와 헤어진 할리퀸. 술로 전 연인을 잊어보기도 하고 브레이크 없는 일탈로 이별의 아픔을 잊으려고 한다. 그러던 할리퀸은 처음으로 누군가의 보호 없이 스스로 살아가게 됐다는 사실을 깨닫고 잠시 해방감을 맛본다.
하지만 고담 최고의 악당 조커라는 방패막이 사라지자, 할리퀸은 무방비 상태에 놓인다. 그동안 할리퀸에 이를 갈던 여러 악당들이 몰려드는 가운데, 악당 중의 악당인 로만 시오니스(이완 맥그리거 분)가 할리퀸의 목숨을 노린다.
로만 시오니스에 맞서게 된 할리퀸은 고음을 쏟아내는 블랙 카나리, 고담의 형사 르네 몬토야, 백발백중 석궁 솜씨를 자랑하는 헌트리스, 12살의 소매치기 소녀 카산드라 케인과 함께 팀을 만든다.
독립적이고, 아름답고, 성깔 있는 이 여성들은 함께 힘을 합쳐 고담 최악의 악당과 맞선다. 영화는 여성들이 연대해 악당을 무찌르는 모습을 그리며 쾌감을 유도한다. 각각의 힘은 부족하지만, 함께 모여 싸울 때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통쾌함을 전한다.
할리퀸을 비롯해 각 여배우들이 맡은 캐릭터는 매력적이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에서 독보적으로 빛났던 할리퀸을 맡은 마고 로비는 이번에도 그 매력을 뽐낸다. 다른 작품 속 그녀의 연기와 180도 다른 할리퀸은 마고 로비 그 자체다. 헌트리스 역할의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와 블랙 카나리 역의 저니 스몰렛, 르네 몬토야 역의 로지 페레즈도 제 역할을 다 해낸다. 이완 맥그리거 역시 악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 여성들을 연대하게 만드는 주요 캐릭터인 카산드라 케인 역의 엘라 제이 바스코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지만, 캐릭터 설정이 아쉽다.
예측불가였던 할리퀸이 책임감을 느끼고, 정의를 위해 여성들과 연대하는 모습은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던진다. 다만 미리 설정해둔 이 목표를 향해 나가는 스토리라인이 문제다. 24시간 동안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설정이지만 과거를 떠올리는 플래시백이 남발돼 산만하다.
각각의 액션들은 훌륭하지만 그 합이 주는 쾌감은 적다. 무엇보다 마지막 장면에서 악당을 물리치는 해결 방법은 너무나 안이해서 웃음이 나온다. 최대한 끝까지 이어오려고 노력하던 긴장감을 가위로 탁 끊어버린 느낌이다.
할리퀸 역할을 맡은 마고 로비의 매력은 독보적이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장점은 음악이다. 영화 속 분위기를 살리는데 한몫하는 음악이 '이 구역의 미친X' 할리퀸의 완벽한 컴백을 알린다.
2월 5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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