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영 감독 "코로나 속 귀한 이야기 된 '새해전야', 힐링되길" [★FULL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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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기자
영화 '새해전야'를 연출한 홍지영 감독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새해전야'를 연출한 홍지영 감독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홍지영 감독(49)은 '결혼전야' 후 7년 만에 후속편인 '새해전야'로 돌아왔다. 그는 코로나 속에서 '새해전야'가 관객들에게 힐링이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영화 '새해전야'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린 작품이다.


홍지영 감독은 영화 '키친'으로 영화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2013년 개봉한 '결혼전야'에서 결혼 7일 전 네 커플의 아슬아슬한 메리지 블루를 그려 결혼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양한 관점과 이해관계로 풀어냈다. 그랬던 그가 '전야' 시리즈 중 두 번째인 '새해전야'로 돌아왔다.


영화 '새해전야'를 연출한 홍지영 감독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새해전야'는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요.


▶ '전야' 시리즈는 의미가 있어요. '결혼전야'는 결혼이란 인생의 이벤트 이야기였고 보편적인 타이밍이었죠. '새해전야'는 1월 1일 전까지 일주일 단위로 느낀 것들이에요. '새해전야'를 통해 '전야' 시리즈가 만들어지고 정리되면서 넓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싶었죠. 9명의 배우가 같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발을 내딛고, 새해라는 각자의 마음을 다양하게 담아내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다음 시리즈도 있겠네요?


▶ '전야' 시리즈는 총 3부작이에요. '졸업전야'가 언제 될지 모르겠지만, 5년 보다는 빠르게 준비하고 있어요. (웃음) 졸업은 학교 졸업 말고도 인생의 의미가 많아요. 그때는 세대별로 다룰 수 있는 연령층이 포괄적일 것 같아요. 라디오에 출연했는데, 문자로 '폭풍전야'는 안 만드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번외편으로 만들어볼까 싶어요. '전야' 시리즈에 대해 애착이 있어요.


사실 '전야' 시리즈는 제작사 수필름이 기획을 했어요. 로맨스가 귀한 때고, 제가 시작했을 때보다 점점 만들어지기가 어렵더라고요. '새해전야'도 러브스토리로 시작했다가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단계에서 정리가 됐어요. 아예 '전야' 시리즈로 맞춰가자고 해서 '졸업전야'까지 엄두를 내게 됐죠.


-'전야' 시리즈는 시즌제인건가요?


▶ '결혼전야'는 결혼이라는 이벤트, '새해전야'는 시기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졸업전야'는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에요. 해석을 달리하는 시즌제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제작이 됐기도 했고요. 이어지는 인물은 없지만, 이야기는 이어져요. 남녀 캐릭터들의 변화도 있고요. '전야' 시리즈는 연속성을 가져가긴 하지만 배우가 다른 캐릭터로 연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새해전야'를 연출한 홍지영 감독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극중 재헌(유연석 분), 진아(이연희 분)가 만나는 장소가 아르헨티나인데, 왜 아르헨티나로 설정을 했나요?


▶ 지구본에서 아르헨티나는 서울의 대척점에 있어요.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제일 먼 거리에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내가 다 내려놓고 떠난다면 어디쯤 엄두를 낼 수 있을까 고민을 했어요. 고민 끝에 사람들이 잘 못 가는 곳, 모르는 곳, 그래도 막연히 떠난다는 느낌을 강렬하게 줄 수 있는 모든 곳을 충족시키고 싶었어요. 잘 모르는 곳이기도 하지만 궁금한 곳이잖아요. 그래서 대척점에 있는 아르헨티나로 결정하게 됐죠.


-한국 영화 최초로 이과수 폭포를 담아냈는데요.


▶ '호사가 이런 거구나'라는 걸 알게 됐어요. (웃음) 이미지로만 보다가 촬영 일주일 전에 주요 메인 스태프들과 이과수를 다녀왔어요. 사연이 많아서 찍을 수 있을까 싶었어요. 이과수 폭포가 브라질 아르헨티나 접경 지역에 있고 관리 구역이 다 다르더라고요. 관리인을 어레인지 해서 저희가 처음 들어갔어요. 물 안개가 자욱했고, 단 한명도 없이 찍을 수 있었어요. 사람이 아주 빼곡한 가운데서 보는 것과 온전히 저희만 들어가서 촬영한 건 굉장히 다르더라고요. 자연의 스케일 자체가 압도적이기 때문에 멍하니 쳐다 봤어요.


-극중에 등장하는 네 커플 중 가장 애정하는 커플을 꼽는다면요?


▶ 하나의 커플을 꼽긴 어려워요. 영화 작업을 하는 이유는 진심으로 배우들을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9명 다 개성이 있고, 전체 그림을 맞출 때 완벽하게 퍼즐을 맞췄어요. (웃음) 강우, 인나 커플은 상처를 딛은 어른스러운 사랑을 주문했어요. 연석, 연희 커플은 아르헨티나 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할 것 같아요. 오픈 엔딩으로 가고 싶었어요. 풍광과 우리의 자유 혹은 엄두낼 수 있는 용기를 그리고 싶었어요. 동휘는 멜로 욕심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혜란 배우는 동휘 배우와 천두링 배우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잘해줬어요. 수영, 태오 커플은 라이징 스타잖아요? 애정하는 커플을 꼽자면 모두에요. 똑같이 다른 색깔로 사랑하는 커플들이에요.


영화 '새해전야'를 연출한 홍지영 감독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함께 작업한 김강우, 이연희 배우와는 두 번째 만남인데요.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요?


▶ 저와 함께 작업을 한 배우들과는 일상을 나눠요. 아이들 챙기는 것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지내는지,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는지 이런 이야기를 수시로 해요. 인생의 선배로 조언을 해주는 편이에요. 연희 배우와는 26살 '결혼전야'로 처음 만났어요. '새해전야'로 만났을 땐 결혼 직전이었네요. 후반 작업을 하면서 결혼을 했고, 시사 때 여인이 됐더라고요. 과정을 봤더니 참 일관된 배우인 것 같아요. 연희 배우에게도 결혼 선배, 인생 선배로 조언을 해줬죠.


-배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능력이 있는 듯한데, 요즘 눈여겨 보는 배우가 있나요.


▶ 다른 사람이 못 보는 걸 선점하는 걸 좋아해요. 잘하는 거 말고 내가 포착한 어떤 지점을 메인으로 가져오는 거 말이에요. '저 배우 되게 매력적이다', '내가 저 캐릭터를 입히면 다른 게 나오지 않을까'라는 호기심을 줘야하는 것 같아요. 만약 그 배우가 원석이었고, 제 영화를 보는데 조금 매력을 보였다면, 그건 저를 만나기 이 전에 그 친구가 그런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저를 만난 거라고 생각해요. 그 친구가 잘 발현한 거라고 할 수 있죠. 저는 도전하고 싶어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다 잘하더라고요. 요즘 잘 봤다고 생각한 배우는 박규영 배우가 괜찮았어요. 남자 배우 중에서는 '경이로운 소문'에서 악인 역할을 했던 이홍내 배우요. 아주 눈에 보이더라고요. 너무 많지만, 두 명 정도 이야기 할 수 있어요.


-'새해전야'의 개봉이 밀려 새해가 아닌 구정에 맞춰 개봉하게 됐는데요.


▶ 꽤 오랫동안 후반 작업을 했어요. 9명의 인물이 나온다는 것 자체는 종합선물세트다. 코로나가 있기 전에 찍었고, 후반 작업을 불안함 속에서 했어요. 개봉 역시 코로나를 걱정하면서 하게 됐다. 코로나를 정주행하게 된 영화가 된 것 같아요. '새해전야'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봤더니 내가 내 영화를 보면서도 위로를 받았어요. 행복, 사랑이라는 소재가 진부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귀한 이야기가 됐잖아요. '새해전야'가 가지고 있는 위로의 지점, 행복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관객에게 힐링이 된다면 괜찮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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