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문폴' 어처구니는 없고 재미는 있는 초대형 재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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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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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몰락한다. 지구로 떨어진다. 재난영화의 장인 롤랜드 에머리히는 이번엔 달을 지구로 떨어뜨린다.


우주비행사 브라이언(패트릭 윌슨)은 과거 우주 비행 도중 정체 불명의 물체에 습격당해 동료를 잃는다. 가까스로 전자장치가 고장 난 우주선을 조종해 살아남은 동료와 함께 지구로 귀환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불명예 퇴직이다. 우주에서 괴물체에 습격당했다는 그의 주장은 미치광이의 헛소리나 책임을 모면하려는 수작 정도로 취부됐다. 낙담한 채 살아가다보니 아내와 이혼했다. 아들은 돈 많은 새아버지와 사이도 좋지 않고, 사고나 치는 그런 청년으로 자랐다.


그러던 어느날. NASA에서 달이 궤도를 이탈해 지구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대책을 강구할 때까지 비밀로 하려 했지만, 먼저 그 사실을 발견한 우주 덕후 KC(존 브래들리)가 세상에 이 충격적인 사실을 알린다. 달이 지구와 충돌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30일. 중력과 물리법칙이 붕괴되면서 지구 곳곳에 거대한 해일과 지진, 화산폭발 등 재난이 쉬지않고 일어난다. 사람사는 세상은 어디나 폭동이다.


브라이언은 과거 자신이 구해줬으나 등을 돌리게 된 NASA 소장 파울러(할리 베리), 그리고 KC와 함께 달의 추락을 막기 위한 마지막 우주비행선에 올라탄다.


'문폴'은 '투모로우' '2012' 등 재난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달이 외계인이 만든 속이 텅 빈 거대한 구조물이라는 음모론을 들고 왔다. 달이 모든 생명체의 정보를 담은 '노아의 방주'라는 둥, UFO의 일종이라는 둥, 여러가지 음모론을 더했다. '인디펜던스 데이'를 만든 감독 답게 외계인과 짜릿한 만남과 대결도 있다. 요즘 유행인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킨 A.I. 이야기에 인류의 기원까지 찾아간다. 놀라운 건, 이 모든 게 간결하고 알기 쉽게 펼쳐진다. 앞뒤 논리를 따지지 않고, 이건 그런거야라며 훅 던진다. 과학지식이나 시간대의 점프 같은 사소한 것들은 롤랜드 에머리히 세계에는 불필요하다. 박물관에 있던 우주선이 쉽사리 우주로 떠나고 다른 이들의 도움 없이 3명으로 그걸 해낸다는 비상식도 사소하다. 이 세계에선 그저 달이 떨어진다는 대전제만 중요하다.


이런 롤랜드 에머리히 세계가 어처구니 없다면 '문폴'은 견디기 힘들다. 하지만 어차피 롤랜드 에머리히 영화는 이런거야라며 재밌는 팝콘무비를 즐길 생각이라면 '문폴'은 반갑다.


'문폴'은 롤랜드 에머리히가 성립한 재난 블록버스터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 재난이 다가오고, 소외받던 사람들이 그 재난을 해결하려 뭉친다. 이혼한 가족이나 헤어진 가족들의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투는 또 다른 이야기의 축이다. 양아버지 킬러라는 명성은 '문폴'에서도 여전하다.


'문폴'은 지구의 재난과 달에서의 모험, 두 가지 볼거리로 이야기를 몰고간다. 지구와 우주가 쉼없이 교차하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어처구니는 없어도 재미는 있다. '문폴'은 중국에서 투자한 만큼, 중국배우 출연과 중국 최신 장비의 도움은 필수였던 터. 그렇다고 그 사실이 영화 재미를 방해하진 않는다. 달이 지구로 떨어지는 마당에, 투자자에 그 정도는 서비스였던 모양이다.


'문폴'은 우주와 지구재난을 동시에 보여주는 만큼 IMAX와 4DX는 또 다른 영화 관람 재미를 준다.


3월1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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