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극장가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영화가 주춤한 사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열풍을 불러왔고, 그 기세를 '귀멸의 칼날: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가 이어받았다. 여기에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출격을 알리고 있어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전성시대'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372만 8727명(3일 기준)의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두 달째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곧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중 관객 수 1위를 기록 중인 '너의 이름은.'(380만 명)을 넘어서며 왕좌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작품이다. 원작을 추억하는 3040 세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통해 1020 등 다양한 세대의 관객층을 극장가로 불러 모으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 2일 개봉한 '귀멸의 칼날: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마을로'가 개봉 첫날 6만 495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전부터 '귀멸의 칼날' TVA 2기 '환락의 거리편' 10화, 11화와 '도공 마을편' 1화의 극장 선행 상영으로 팬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귀멸의 칼날'은 국내에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앞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218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2021년 개봉 영화 중 관객 수 7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현재 국내 일본 영화 관객 수 1위를 기록 중인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도 출격한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
'스즈메의 문단속'은 스즈메가 재난을 막기 위해 '문단속'을 하는 과정에서 해방 그리고 성장을 향해 한 발씩 나아가며 과거의 상처입었던 자신과 마주하고, 또 극복한다. 다리가 하나 없지만,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작은 '의자'가 된 소타와 함께 힘을 합쳐 모험을 떠나는데,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구원이 된다.
그러나 '스즈메의 문단속'은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치는 작품이 아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비극을 전면에 내세운 '스즈메의 문단속'은 '문단속'을 통해 재난을 막는 것을 넘어서 문 너머 그곳에서 존재했던, 또 추억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을 생각하며 상처를 어루만진다. 과거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아낸 셈이다.
여기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일본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아름다운 색채, 황홀한 비주얼로 그려내며 명실상부 '빛의 마술사' 다운 이름값을 해낸다. 움직이는 '의자'부터 '고양이'는 보기만 해도 절로 미소 짓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고, 극의 막바지 울려퍼지는 OST 또한 극의 여운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오는 3월 8일 개봉.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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