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독자'와 함께 3호선에 올라타 주신다면, 모든 이야기가 재밌게 펼쳐질 것이다."
원작팬들은 물론,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까지. '전지적 독자 시점'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나선다. '함께'라는 이유로 새롭게 쓰일 소설의 결말은 관객들의 마음에 와닿을 수 있을까.
15일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김병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
2018년 연재 이후 현재까지 누적 조회수 2억 뷰 이상을 기록하며 센세이션한 인기를 누린 '전지적 독자 시점'을 원작으로 한다. 김병우 감독은 각본 작업에서 가장 신경썼던 지점은 원작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도 쉽게 다가가는 것이었다고.
그는 "원작을 읽어보지 않은 분들에게도 시나리오를 드리고, 읽어봐달라고 했고, 질문을 많이 하고 반응이 어떤지 꼼꼼하게 확인했다. 저희가 판단하기로는 지금 완성본이 원작을 봤든, 보지 않았든 상관없이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병우 감독은 판타지 액션 영화 장르에 대해서는 "처음에 영화로 만들려고 했을 때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고민이 깊었다. 관객들이 기대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고, 뭔가 더 할 수 있다면 그게 무엇일지 고민했다"면서 "원작의 좋은 부분이 많지만, 저에게 가장 크게 다가왔던 건 '함께'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알고 있고, 또 가지고 있는 능력을 나만을 위해 쓰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살아남기 위한 용도로 사용한다는 그런 메시지가 크게 와닿았다"며 "한편의 이야기를 좀 더 뾰족한 이야기로 만들어 보려고 해서 인물의 내면을 그리려고 시도했던 것 같다. 단순히 영화를 보고 재밌게 즐기고 극장을 떠날 수도 있겠지만, 영화의 의미를 좀 더 느끼게 해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전했다.
안효섭은 10년 넘게 연재된 소설의 결말을 알고 있는 유일한 독자 '김독자' 역을 맡아 강렬한 스크린 데뷔에 나선다. 안효섭은 평범한 인물에서 소설 속 세계가 된 현실을 마주한 후 결말을 바꾸기 위해 동료들과 고군분투하는 인물이 되기까지 '독자'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탁월하게 연기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을 통해 첫 스크린 데뷔에 나선 안효섭은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때는 이렇게까지 큰 IP(지적재산권)인 줄 모르고, 대본만으로도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배우로서도,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도 기대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기대를 받다 보면 부담감이 생길 수밖에 없고, 부정적인 영향이 갈 수밖에 없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건 대본에 충실해서 감독님, 동료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제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하루하루 부끄럽지 않게 촬영했다. 제 바람은 당연히 원작 팬들도, 원작 팬이 아닌 관객들도 재밌게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언제 어룡의 배 속에 들어가고, 용과 싸우고, 날아다니면서 동료들을 구하겠나. 저희가 현장에서 상상만 했던 것들이 CG(컴퓨터 그래픽) 입혀졌을 때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실제로 영화로 봤을 때 쾌감이 컸다"고 밝혔다.
안효섭은 '김독자' 캐릭터를 만든 데 대해서는 "원작의 '김독자'를 끌고 와서 나만의 '김독자'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감독님 말씀대로 이 영화 하나로 작품이 설명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의 '김독자'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시원하고 명쾌하게 해결하는 장면도 있지만 보다 현실적으로, 모두가 '김독자' 위치에서 어떤 선택 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마냥 히어로도 아니고, 보다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한 인간으로서 비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독자'는 주인공이지만, 주인공 같지 않다. 그동안 제가 맡았던 역할은 특별한 강점이나 매력이 있었는데 '김독자'는 평범한 것이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했다. 그런 지점에서 제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일반적인 캐릭터였고, 그걸 통해서 많은 분들에게 얼마나 '김독자'의 일반적인 면모를 설득할 수 있을지, '김독자'와 함께 탑승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민호는 '강남 1970'과 '바운티 헌터스: 현상금사냥꾼' 이후로 오랜만에 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그는 "이 공기가 오랜만이다. 제가 10년 만에 굉장히 떨리고,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이민호는 10년 넘게 연재된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 역을 맡았다. 그는 "우연치 않게 원작이 있는 작품의 실사화를 많이 하고 있다. 기존 IP를 콘텐츠화 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IP가 지향하는 방향성, 캐릭터의 정서를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감정선과 정서를 얻는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을 판타지라고 접근하지 않았고, ''유중혁'의 상황에 처해있다면?' 이라는 물음에서 시작했다. 충분히 외롭고 쓸쓸하게 이 작업을 해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데 대해서는 "제가 선배라고 조언을 해주기보다는 늘 더 성실하고, 캐릭터에 깊이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다행히도 다들 생을 걸고, 성실한 친구들이 잘 모여서 한계를 두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 같았다. 현장에서 많이 마주칠 기회가 없어서 '유중혁'처럼 오가며 관망하며 잘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채수빈은 '김독자'와 함께 소설이 현실이 된 순간을 맞닥뜨린 동료 '유상아' 역으로 분한다. 명주실을 사용하는 능력으로 동료들을 치유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쉽진 않았다. 싸우는 상대가 눈앞에 없으니까 어려웠고, 실을 쓰다 보니까 액션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현장에서 실제로 '실뜨기'를 많이 했다"고 웃으면서 "그래도 혼자 하는 액션이 아니고, 다 함께하다 보니까 함께 그림을 만들어 가는 걸 배웠던 것 같다"고 했다.
신승호는 강인한 힘과 방어력으로 위기마다 큰 도움을 주는 군인 '이현성' 역으로 다시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는 "저는 운이 좋게도 이번 작품을 촬영하기 전에 두 세작품 정도 블루 스크린 앞에서 촬영 경험이 있다. 다행히 크게 어려움을 느끼진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노력을 쏟고 집중하려고 했던 부분은 실제로 맞서게 되는 존재가 없는 상황에서 촬영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스크린에 나올 때 어떤 그림일지 생각과 계산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 부분에 많이 집중했다. 저 역시 감독님께서 디테일하게 많은 걸 만들어 주시고 방향성을 잡아주셔서 많이 배우면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나나가 독자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정희원' 역을 맡았다. '전지적 독자 시점'을 통해 화려한 액션에 도전하는 그는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하는 경험이 한 번도 없었고,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것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상상하면서 집중할 수 있을지, 온전히 진짜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했다"고 밝혔다.
이어 "막상 현장에 가서 연기했을 때는 제가 입은 옷이나 분장이 모두 갖춰져 있었고, 현장에 있는 모든 분들이 집중하고, 진지하게 몰입된 상태였다. 걱정과 고민이 없어질 정도로 마음껏 상상하고, 제가 하고 싶었던 동작을 추가해서 더 자유로운 상태에서 연기할 수 있었다. 상상하다 보니까 집중도가 더 좋았다. 감독님께서 충분한 설명과 콘티를 주셨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을 느끼거나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었다. 너무 즐거운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병우 감독은 '전지적 독자 시점'의 그 다음 이야기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극장의 어려움을 절실하게 직감하고 있다면서 "그래도 이 작품을 통해 극장에서 여전히 재밌는 영화가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던 게 저와 배우들의 간절한 소망이었다. 만드는 과정에서 그동안 답습했던 걸 버리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신선하게 관객들이 보지 못했던 재미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싶었다. 그것이 온전히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랄 뿐"이라며 "그 다음 편의 작업 가능성이라는 건 얼마나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지적 독자 시점'은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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