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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가 그린 '얼굴', 박정민→권해효가 완성했다..2억 예산의 기적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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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 코엑스=김나연 기자
박정민 신현빈 임성재 연상호 한지현 권해효 /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박정민 신현빈 임성재 연상호 한지현 권해효 /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박정민 연상호 임성재 신현빈 권해효 한지현 /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연상호 감독이 그린 '얼굴'을 배우들이 완성했다. 2억 원이라는 초저예산의 기적이라 불릴 만한 작품이 탄생했다. 영화 '얼굴'이다.


10일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에서 영화 '얼굴'(감독 연상호)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는 토론토국제영화제의 월드 프리미어 상영 일정 및 연상호 감독,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의 토론토국제영화제 참석으로 인해 영화 상영 종료 후 화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얼굴'은 살아있는 기적이라 불리는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 '임영규'의 아들 '임동환'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의 백골 시신 발견 후, 그 죽음 뒤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날 연상호 감독은 '얼굴'의 시작점에 대해 "제 자신이 성취에 집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디서부터 만들어 졌는지부터 생각했고, 한국의 고도성장을 이룬 70년대, 한국 근대사는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무엇을 착취했는지로 넘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앞이 보이지 않는데 시각적인 예술을 하는 인물을 설정하고, 그 반대편에 정영희라는 인물을 만들어서 이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얼굴'은 연상호 감독이 직접 쓰고 그린 원작 만화를 프리비주얼 삼아 프리 프로덕션을 2주 만에 마칠 수 있었다. 촬영이 시작된 이후로는 놀라운 기동력으로 약 3주간 13회차에 걸친 촬영을 완수했다.


연상호 감독은 "박정민 배우가 1인 2역을 결정해 줬을 때 그 아이디어가 이 영화에 꼭 필요하고 핵심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만화로 표현했을 때와 다르게 한 배우가 두 역할을 하고, 또 세대 차이가 있고, 영화 안에서는 두 사람이 대적하는 듯한 느낌도 있다"며 "그걸 시작으로 대본을 수정하기 시작했고, 예산에 제약이 있다 보니까 압축적이고 함축적으로 그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정을 추가한 부분도 있고, 원작과 가장 많이 달라진 건 정영희라는 캐릭터가 마지막까지 강인했으면 했다. 피해자이면서도 마지막까지 저항의 흔적을 상대방에게 남기는 방향으로 변화되길 바랐다. 그런 것들이 모이다 보니까 지금의 모양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정민 /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박정민은 시각장애를 가졌지만 도장을 파며 성실히 살아가는 소시민 젊은 임영규와 임영규의 아들 임동환까지, 생애 최초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박정민은 "이 작품의 원작에 호감도가 컸고, 감독님께서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오랜만에 작가의 메시지,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이 탄생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감독님이 사회에 투덜대는 영화를 만들 때 좋은데 거기에 제가 참여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익숙하지 않은 백탁 특수 렌즈 착용과 함께 가발 분장까지 하며 열연을 펼쳤다. 그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시각 장애인분들이 만드신 영상을 보며 준비하다가 시각장애인으로 살아본 적은 없지만 가족으로서는 꽤 오랜 시간 살아오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되짚어보게 되는 행동 패턴이 있더라"라며 "그렇게 하다 보니까 준비 과정에서 아버지의 삶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의도치 않게 저에게는 일종의 선물인 작품"이라고 전했다.


또한 박정민은 "저는 1인 2역을 큰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임하진 않았다"면서 "제안해놓고 보니까 주제와 맞닿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가열차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연기하면서 느꼈던 건 아버지 역할을 먼저 촬영했는데 그 후에 아들 역할을 연기할 때 아버지를 연기하면서 제 몸에 쌓여있던 수치심을 아들로서 바라보는 느낌이 들더라. 1인 2역이 도전의 느낌이라기 보다는 그 두 역할이 제 안에서 상호작용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연기에 자연스럽게 도움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 역을 할 때는 크게 고려할 부분이 없었던 게 제 앞에 있던 모든 선배님들의 연기가 제 짜증을 유발했다. 저도 모르는 제안의 분노, 자연스러운 감정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젊은 아버지 시절을 연기할 때가 저한테는 조금 더 고민이 많았다. 이번 영화 촬영하면서 결심한 게 아버지를 연기할 때는 조금 더 과감해져 보자고 생각했다. 과거의 장면은 그 누구도 보지 못했던 시간이고, 이 영화 안에서 어쩌면 아버지 기억 속에 있는 장면일 수 있겠다 싶더라.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장면을 구현하는 거고, 왜곡되고, 증폭된 상태에서 인물을 연기하는 거라서 감정적인 연기를 할 때 과장돼도 좋다는 판단을 했다. 어쩌면 만화적이어도 충분히 납득갈 거라는 생각에 이번에는 과감한 시도를 해보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권해효 /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권해효 역시 연기 인생 최초로 시각장애인 캐릭터를 연기한다. 그는 "시각장애인의 일반적인 모습을 고민한 적이 없고, 15년 넘게 함께 살았던 장인어른이 시각장애인이었기 때문에 익숙한 공간에서 빠른 움직임,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조심스러움을 고려했다"며 "오랫동안 옆에서 보고 느꼈던 점이 있어서 크게 어렵진 않았고, 태생적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서 시각 미술을 한다는 것에 대해 관객들이 믿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정민은 권해효와 부자 호흡을 맞추며 영화 막바지 강렬한 장면을 남긴다. 그는 "데뷔 15년 동안 한 배우가 카메라 앞에서 끊지 않고 15분간 연기하는 걸 처음 봤다. 굉장히 압도적이었다. 선배님께서 그 연기를 몰입해서 이어나가는데 이 장면만으로도 관객분들에게 꽤 큰 선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신 못 볼 광경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극찬했다.


한지현 /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베일에 감춰진 얼굴의 주인공 '정영희'로 분한 신현빈은 얼굴이 노출되면 안 된다는 미션을 안고 캐릭터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해 손이나 어깨, 목소리 등 얼굴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연기했다.


신현빈은 "이야기가 가진 힘에 끌렸다. 배우로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설정이 아니다 보니까 새로운 기회나 도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 작품을 하게 됐다"면서 "이런 경험이 모두에게 없었을 거다. 연기할 때도 준비할 때도 어렵고 두렵기도 했고, 그래도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제가 가장 크게 바랐던 건 이 사람의 얼굴이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분들에게 상상으로 영희의 얼굴을 그려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람이 어떤 표정인지, 어떤 감정인지 느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얼굴에 표정이 아닌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했다. 어떻게 다가갔는지 고민도 되고, 걱정도 된다.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고,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도 달라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젊은 임영규 역의 박정민과 부부 호흡에 대해 "영화 '변산'에서 만났고, 또래다 보니까 친구로 지냈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부부로 연기를 하게 됐다. 저희가 압축적으로 짧은 시간에 촬영해야 하는 신이 있었고, 편안하지 않는 장면도 있었는데 서로 알고 있고, 믿고 있기 때문에 있는 좋은 점이 있었던 것 같다. 서로 미리 말하지 않아도 받아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한 게 도움이 됐다"면서 "함께 같은 작품을 한다는 게 큰 의지가 됐다. 어려운 것도 마냥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임성재 /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한지현 /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얼굴'은 짧은 준비 기간과 한정된 예산에도 불구하고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완성했다. 해당 영화는 2억 원의 예산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상호 감독은 "이 영화를 저에산으로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을 때는 1억원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물정을 잘 모르는 거였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핸드폰으로 찍거나 시대도 재연 드라마처럼 해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만들면 후지게 나올까 하는 두려움, 내 면이 안 설 것 같다는 걱정을 했다. 근데 후지더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첫 단추부터 박정민 배우가 들어오면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스태프들도 이미 퀄리티가 제 예상보다 높아져서 미안하다. 배우분들에게도 공식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저예산 영화의 힘도 존재한다는 걸 느꼈다. 요새는 한번의 실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걸 아예 시스템화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예산이 적다 보니까 손익분기점도 낮긴 한데 이렇게 흥행에 목말라 본 적은 없다. 도와주신 분들이 많이 가져가셨으면 좋겠다. 이렇게 간절한 적이 없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박정민 또한 "이 영화를 체험해보고,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됐으면 한다. 러닝개런티 개념이 아니라 그보다는 많은 관객들이 이 시대에서 우리가 해볼 법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를 보고, 진득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잘되면 어느 정도 받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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