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조우진이 '보스'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26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보스'(감독 라희찬)의 배우 조우진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스'는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 조우진은 조직의 2인자이자 중식당 '미미루'의 주방장 '순태' 역을 맡았다.
조우진에게 '보스'는 하나의 작품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는 '보스'에 출연한 데 대해 "스스로 환기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개봉한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에서 독립투사였으나 밀정이 된 김상현을 연기했던 조우진은 "당시에 말 그대로 피폐해져 있었다. 곡기도 끊고, 결핍으로 둘러싸인 시간을 보내다 보니까 마음도 많이 망가지더라. 사실 의학의 힘도 빌렸다"며 "잠 잘 자고, 마음 안정되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경주마처럼 열심히 달려온 것도 있고, 전에는 다작하면서 '조우진이라는 사람의 메뉴판을 만든다'라는 생각이었다. 사람들에게 한번 골라보라고 하는 거다. 그다음에는 그전까지 했던 역할과 작품보다 밀도 있고 확장되게 만들어서 임해보자는 걸로 바뀌었고, 점점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딸의 미래까지 생각하다 보니까 누가 채찍질하지 않았음에도 계속 달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다가 '하얼빈'에서 내가 좀 지쳐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지쳐있고 마음도 가난한 상태에서 김상현이라는 캐릭터와 맞닿은 감성이 있었고, 그것마저 연기에 활용하며 버틸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저의 바닥과 한계점을 본 거다. 형님들과 선배님들이 현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는 현장에서 풀어야 한다고 얘기했는지 알겠더라. 그래서 만난 게 '보스'라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보스'를 만났다는 조우진은 "대본 자체가 뻔하지 않은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봤던 영화와는 반대로 가는 설정이 많다 보더라. 인물들이 다 사랑스럽고 귀엽더라. 이 작품을 하면 내가 지금까지 쏟았던 에너지를 리프레시할 수 있고, 충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제가 한 번도 도전해보지 않은 장르라서 환기도 되고,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컸다. 결정적으로 '하얼빈'이 끝났는데 곧바로 같은 제작사(하이브미디어코프) 작품을 하니까 부담이 덜 되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또 라희찬 감독님이 우리 작품을 통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마음이 힘든 시기에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의기투합하자고 손잡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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